-2030대 선호 중고차 ‘준대형’ → ‘준중형·중형’으로 변화
[녹색경제신문 = 윤정원 기자] 지난 10년간 소비트렌드였던 사치 풍조가 서서히 막을 내리고 있다. ‘꼭 필요한 것 하나만 산다(You Only Need One)’의 검소한 소비트렌드가 2030대의 자동차 구매에도 영향을 끼쳤다. 수입차보다는 국산차를, 신차보다는 중고차를 선택하는 등 자동차 하향 구매가 이루어지는 추세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 통계에 따르면 테슬라를 제외한 상반기 수입차 등록 대수는 10만 8272대로 전년 대비 17% 감소했다. 전체 수입 신차 등록에서도 2030 비중(17.8%)이 20% 아래로 떨어진 것은 2009년 이후 14년 만에 처음이다.
수입차뿐만 아니라 신차에 대한 전반적인 인기가 급감했다. 지난 23일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국내 상반기 자동차 신규 등록 대수(국산·수입차 포함)는 2020년 80만 대를 넘긴 이후 4년째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올해 상반기는 71만 3481대 판매량을 기록했다. 2020년 상반기 대비 13% 감소한 성적이다.
신차 시장과 대조적으로, 중고차 시장 접근율은 증가세다. 올해 2분기 중고차 평균 판매 단가가 역대 최고 수준인 1천722만 원을 회복했고, 판매 대수도 6.2% 증가한 3만 9017대를 기록했다.
지난달 도내 중고차 실거래 대수는 9천221대로, 신차 등록(4천545대) 대비 2배 이상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중고차가 하루 평균 280대가 팔린 사이 신차는 하루 평균 136대가 팔린 셈이다.
1~2천만 원 대의 가성비 좋은 중고차가 2030에게 인기
중고차 업계 관계자는 “신찻값이 워낙 비싸진 데다 경기 불황까지 겹치면서 경제적 부담을 줄이려는 수요가 많아져 1~2천만 원 대의 실용적인 차들이 높은 인기를 얻었다”며 “소비자가 더 이상 남들의 시선을 즐기기 위한 하차감에 치중해 차를 구매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한 중고차 시장에서도 차급 하향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직영중고차 플랫폼 K Car(케이카)의 올 상반기 판매 데이터에 따르면, 2030대 선호 중고차가 ‘준대형’에서 ‘준중형·중형’으로 변화했다.
올 상반기 2030대가 가장 많이 구매한 중고차는 ‘현대 아반떼 AD’(준중형)이다. ‘현대 쏘나타 DN8’(중형), ‘기아 더 뉴 레이’(경형), ‘기아 K5 3세대’(중형), ‘현대 그랜저 IG’(준대형)가 그 뒤를 이었다. 지난해 상반기에 비해 전반적으로 차급이 내려간 것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현대 그랜저 IG, 그랜저 HG, 기아 올 뉴 모닝, 르노코리아 SM6, 제네시스 G80가 상위 톱5를 차지했던 것과 비교된다.
정인국 케이카 대표는 “합리적 가격에 품질까지 좋은 가성비 차량을 찾는 2030의 중고차 선호 트렌드는 계속해서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전했다.
윤정원 기자 financial@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