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개인사업자 대출 2가지 추가로 출시 계획
[녹색경제신문 = 박금재 기자] 카카오뱅크가 외연 확장을 위해 개인사업자 대출을 확대한 일이 부메랑으로 돌아올 수 있단 우려가 나온다. 연체율이 서서히 높아지면서 건전성이 악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카카오뱅크는 신용평가모형을 고도화해 건전성 관리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의 올해 1분기 기준 개인사업자대출 잔액은 1조1481억원으로 전년 동기 2578억원 대비 345.4%나 급증했다. 토스뱅크와 케이뱅크가 개인사업자대출을 보수적으로 취급하고 있는 것과는 상반된 모습이다.
카카오뱅크는 개인대출 분야에서 경쟁력과 노하우를 확보했다는 판단에 사업자대출을 늘리고 있다. 카카오뱅크의 개인대출 잔액은 40조원을 돌파했지만 연체율은 0.46%, NPL 비율은 0.45%에 불과하다. 카카오뱅크는 이같은 개인대출 분야에서의 성과를 통해 사업자대출 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이려는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사업자대출의 부실위험이 커지는 중이다. 특히 개인사업자대출의 경우 경기가 위축되면 채권 회수가 상대적으로 어려워 연체 가능성이 높단 관측이 나온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1분기 말 국내은행의 개인사업자 대출 연체율은 0.54%로 나타났다. 이는 저점이었던 지난 2021년 말 0.16%보다 3배 이상 뛰어 2012년 12월 0.64%를 기록한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치솟았다.
더불어 개인사업자 대출을 이용하는 차주의 경우 3개 이상의 금융기관에서 돈을 빌린 다중채무자 비중이 높은 것도 문제다. 티몬·위메프에서 피해를 본 자영업자들이 다른 대출을 상환하지 못하게 되면 결국 개인사업자 대출 전반의 부실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 3월 말 기준 전체 다중채무 개인사업자는 171만7351명으로 전체 개인사업 대출자인 335만9590명 가운데 51.4%를 차지했다.
그럼에도 카카오뱅크는 연체율 관리에 만전을 기하며 개인사업자 대출을 확대해 나가겠단 계획이다. 소상공인 개별 업종을 정교하게 평가하기 위한 업종 특화 신용평가모형에도 이커머스 셀러 사업자를 위한 특화 모형을 개발해 적용한다.
내년에는 개인사업자 대출 2가지를 추가로 출시할 예정이다. 1억원 초과 신용대출 및 개인사업자 대상 담보대출이다. 당초 올해 출시할 계획이었지만 내년으로 미뤄졌는데, 일각에선 1억원 초과 신용대출의 경우 연체율 관리가 쉽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대해 김석 카카오뱅크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이날 콘퍼런스콜에서 "현재까지 보증부대출은 물론 신용대출 연체율 관리에 탁월한 건전성 관리 실적을 보였다고 생각한다"며 "1억원 초과 신용대출의 경우, 1억원 이상 고객의 관심을 카카오뱅크에 유도하는 관점에서 반드시 꼭 필요한 상품 라인업이라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이어 "개인사업자 담보대출도 담보물 평가 프로세스의 디지털화가 필요한데, 가계대출 주택담보대출과 달리 개인사업자의 담보물은 굉장히 다양하다"며 "또 가계대출에 있어 DSR 역할을 하는 개인사업자 RTI 같은 것이 새로 도입돼야 하는 등 이런 사정으로 당초 계획보다 출시 계획이 늦춰졌다"고 덧붙였다.
한편 카카오뱅크는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 3182억원, 당기순이익 2314억원을 달성했다. 이는 전년 대비 각각 28.2%, 25.9% 증가한 수치로, 반기 기준 역대 최대치다. 카카오뱅크가 역대급 호실적을 달성한 배경으로는 중·저신용자 대상 신용대출을 적극적으로 공급한 일이 가장 먼저 꼽힌다. 카카오뱅크는 향후 450조원에 달하는 개인사업자 대출 시장을 겨냥해 약 2조원의 포트폴리오를 만들 계획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카카오뱅크가 개인사업자 대출을 타사와 비교해 공격적으로 취급한 것이 호실적에 보탬이 된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최근 티메프 사태로 인해 개인사업자들이 위험에 노출된 상황이라 이를 예의주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금재 기자 financial@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