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종원, "점주 능력 부족으로 매출 하락... 점주 부담될까 관리 못 늘려"
'일부' 점주·'특정' 담당자 탓으로 문제 축소하는 백종원
[녹색경제신문 = 문슬예 기자] 지난 주말 저녁 시간 방영된 MBC '손석희의 질문들' 게스트로 백종원이 등장했다. 손석희의 질문과 백종원의 대답으로 진행되는 방송을 보며 계속해 놀랄 수밖에 없었다. 백종원이 하는 답변들이 대체로 궤변처럼 들렸기 때문이다.
최근 백종원 대표가 이끄는 더본코리아의 프랜차이즈 브랜드 연돈볼카츠 8개 매장의 점주들은 본사의 허위 창업 홍보 등으로 피해를 봤다고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했다. 해당 사태를 관심 있게 지켜보며 취재를 지속한 입장에서, 백종원이 방송에서 상대 탓으로 문제를 일축하는 모습이 무책임하다고 여겨졌다.
우선 더본코리아는 앞서 <녹색경제신문>에 점주 측이 허위 창업 홍보에 대한 녹취록을 가지고 있다고 주장하는 것에는 근거가 없다며, 녹취록이 없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힌 적이 있다. 그동안 다섯 차례의 분쟁 조정이 있었으나, 한 번도 조정위원회에서 점주 측이 녹취록을 제공한 경우가 없었다는 것이다.
또한 더본코리아는 설령 녹취록이 있더라도, 창업 상담 시 본사가 매출 보장을 하는 경우는 없기 때문에 허위 매출 홍보는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일정 부분 점주들이 거짓 주장으로 더본코리아를 매도하고 있다는 뜻으로 들렸다.
그러나 바로 다음 날 점주 측은 본사 담당자와의 창업 상담 녹취록을 언론에 공개했다.
지난 2022년 5월 18일 녹음된 해당 녹취록에는 본사 창업 담당자가 "홀 매출만 3000만원에서 3300만원 정도고, 모든 비용을 제외하면 점주 월급은 600만원이 남게된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이에 대해 백종원은 방송에서 "녹취록 일부가 아닌 전체를 공개하면 좋겠다. 그러면 3000만원을 말한 맥락이 설명될 것"이라고 말하며 또다시 점주들의 주장에 석연치 않은 부분이 있다는 취지의 해명을 했다.
이어 "단순히 영업을 활성화하기 위해 영업사원이 했던 말을 꼬투리 삼아서 회사의 입장이었던 양 보상을 바라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개별 영업사원의 행동이 회사의 방침은 아니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매출 보장을 약속한 녹취록은 없다고 주장했던 것이 사실이 아니었던 점을 차치하고서라도, 백종원의 주장은 일부 모순되는 지점이 있다.
백종원은 녹취록의 일부만 공개된 것이 발화자(영업사원)의 의도를 가린다는 주장에 이어 영업사원의 의도는 본사의 것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녹취록의 내용이 거짓이라고 주장하면서도, 사실일 경우에 대한 해명을 함께 한 것이다.
또한 백종원은 점주들의 매출 하락 원인을 일부 점주들의 운영 수준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대목에서 백종원은 점주들을 학생에 비교하기도 했다. "수학 학원에 가면 학생들의 수준이 모두 다르듯이 점주들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수준이 낮은 일부에게만 특혜를 줄 수는 없다."
백종원은 "레시피대로만 따랐으면 손님의 재방문율이 낮지 않았을 텐데 점주들이 설명서대로 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 이 부분은 본사가 무책임하다고 말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본사의 운영 방침에는 문제가 없는데 그대로 행하지 않은 점주들의 탓이라는 것이다.
이에 대해 진행자가 "그럼 가맹점에 대한 지속적인 관리를 했어야 하는 것이 아니냐?"고 묻자, 백종원은 놀라운 대답을 내놨다.
"가맹사업은 가맹점으로부터 나오는 수익을 가지고 운영하기 때문에 관리 횟수가 늘어나면 가맹점들에게 부담만 더 커진다." 가맹점들을 위해 프랜차이즈 관리를 하지 않았다고 답한 것이다.
그럼 백종원이 생각하는 매출 하락에 대한 해결 방식은 무엇인가에 대한 의문이 생겼다. 수준이 낮은 점주들이 알아서 운영 능력을 제고해 키우는 것인가? 그렇지 못한 점주들은 도태돼도 마땅하다는 것인가?
이처럼 더본코리아가 지속하는 해명 방식은 사태를 '일부'의 탓으로 축소시키는 것이다.
더본코리아는 계속해서 '일부' 가맹점주들이 매출에 대한 불만족 때문에 비합리적인 근거로 보상을 요구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매출 보장에 대한 '생 떼'를 쓰고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더본코리아는 점주 측이 1억원가량의 금전 보상을 요구한 녹취록을 공개하기도 했다.
해당 녹취록이 공개되자 대중들은 점주들이 백종원의 유명인이라는 지위를 약점 삼아 사적 이익을 취하려 한다며 백종원의 입장에서 점주들을 비판했다. 여론이 기운 것이다.
실제로 피해 여부가 사실인지를 떠나서 피해자가 금전을 요구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 많은 경우에 피해자의 피해 사실은 가려지고 논점이 흐릿해지기 마련이다.
백종원은 이런 부분을 잘 파고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점주보다 다수인 소비자, 즉 대중들을 생각하는 태도를 유지하면서 말이다.
그러나 프랜차이즈 사업은 가맹본부, 가맹점주, 원자재업체, 유통업체, 소비자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포함된 사업이다. 이러한 예측 불가능성 때문에 어렵다고 느껴지는 사업이며 본사는 그 리스크를 감당하고서도 사업을 결심했기 때문에 문제에 대한 책임을 질 이유가 있다.
하지만 더본코리아의 대처는 결국 이 모든 문제에서 가맹점주, 본사 영업 담당자 등의 관련자는 아무도 보호하지 않은 채 더본코리아만이 결백하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문슬예 기자 market@greened.kr
궤변은 지가 늘어놓고 앉아있는데 무슨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