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운용 올 1분기 광고비 지출↑ 시장점유율↓
KB운용·한투운용 점유율 불과 1.8% 차이
[녹색경제신문 = 나아영 기자] 상장지수펀드(ETF) 시장 점유율 경쟁이 날로 치열해지고 있는 가운데, KB자산운용이 마케팅 비용 확대에도 불구하고 한 자릿수대 시장점유율마저 지키지 못하는 모양새다. 일각에선 한국투자신탁운용이 KB자산운용을 밀어내고 3위 자리를 쟁탈할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5일 자산운용업계 한 관계자는 “자산운용업계 광고선전비 지출은 ETF 시장점유율이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라고 했다.
“현재 ETF 시장점유율은 1·2위 삼성자산운용·미래에셋자산운용이 80%가량을 차지하고, 3위 KB자산운용을 포함한 나머지 중소형 운용사들이 각자 한 자릿수대 시장점유율을 나타내고 있다”라고 했다.
이어, “시장점유율이 근소한 차이를 나타내는 때일수록 점유율과 수익에 마케팅의 영향력이 크게 반영된다”라며 “KB자산운용이 업계 3위라고는 하나, 한 자릿수대 시장점유율을 나타내는 상황에 다른 중소형 운용사와의 경쟁도 심화하자, 전년 대비 마케팅 비용을 확대한 것으로 분석된다”라고 덧붙였다.
올해 1분기 자산운용업계의 광고선전비 지출이 전년 동기 대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전체 자산운용사의 광고선전비 지출액은 8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26%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 1분기 말 ETF 시장점유율 40.17%로 1위를 차지한 삼성자산운용은 올해 1분기 광고선전비로 전년 동기 대비 23.20% 감소한 29억원을 지출했다.
올 1분기 말 ETF 시장점유율 36.57%로 2위를 기록한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올해 1분기 광고선전비로 전년 동기 대비 13.87% 감소한 12억원을 지출했다.
반면 올 1분기 말 ETF 시장점유율 7.47%로 3위를 기록한 KB자산운용은 올해 1분기 광고선전비로 전년 동기 대비 101.85% 증가한 5억5455만원을 지출했다.
중소형 운용사들도 올해 1분기 광고선전비 지출이 전년 동기 대비 증가했다.
자산운용업계는 ETF 시장 1·2위인 삼성자산운용·미래에셋자산운용이 업계 최저 보수를 내걸고 시장점유율의 약 80%를 장악하자, KB자산운용을 비롯한 한 자릿수대 점유율의 운용사들은 마케팅으로 밖에 승부를 볼 수 없어 광고선전비 지출이 증가했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올해 1분기 광고선전비 지출을 확대한 운용사들 사이에도 성과는 각기 다르다.
KB자산운용은 올해 1분기 광고선전비로 5억5455만원을 지출했다.
이는 전년 동기 광고선전비 지출액 2억7474만원 대비 약 2배가량 늘어난 규모다. 그러나 KB자산운용의 ETF 시장점유율은 지난해 말 8.03%에서 올 1분기 말 7.39%로 오히려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올 1분기 말 ETF 시장점유율에서 KB자산운용과 단 1.8%의 격차를 낸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올해 1분기 KB자산운용에 비해 적은 광고선전비 증가폭을 나타낸 반면, 시장점유율은 지난해 말 대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올해 1분기 광고선전비로 전년 동기 대비 21.89% 증가한 3억3298만원을 지출했고, ETF 시장점유율은 지난해 말 4.88%에서 올 1분기 말 5.67%로 증가했다.
5일 자산운용업계 한 관계자는 “3·4위 간 점유율 격차가 1%대밖에 되지 않아 순위 변동이 곧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이라며 “KB자산운용은 차별화된 상품으로 경쟁력을 입증해 점유율을 방어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나아영 기자 lycaon@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