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임하겠다는 의지 강한 것으로 전해져
5대 금융지주 중 실적 4위에 머물러
포스증권 합병하며 비은행 강화 신호탄 올려
"추가 M&A 등 난관 많아"
임기 절반을 지낸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내후년 연임을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평소 그룹의 약점으로 꼽히던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확충해 실적 반등을 노림으로써 연임 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겠다는 복안이다.
그러나 비은행 강화를 위한 M&A 작업이 아직 초기단계인 만큼 갈길이 멀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포스증권을 품에 안는 데 성공했지만 롯데손해보험 인수합병(M&A)은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금융지주 관계자는 "보통 임기 1년 차에는 조직 장악 차원에서 안정감을 추구하지만 2년 차부터 본인 색채를 내기 위해 밑작업을 그리곤 한다"고 말했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5월 현재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이 우리금융에서 임기를 2년째 이어가고 있다. 작년 3월 취임한 임 회장은 2026년 3월 자로 임기가 만료된다.
업계 내부에서는 연임에 대한 임 회장의 의지가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통상 별다른 사건 사고가 발생하지 않는 이상 금융지주 회장들이 연임에 도전하는 것이 관례인 만큼 임 회장 역시 마찬가지인 셈이다.
임 회장이 연임을 위해 준비하고 있는 필살기는 바로 실적 반등이다. 14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우리금융은 올해 2분기 8059억원의 순이익을 낼 전망이다. 1년 전 대비 28.9% 상승한 수치다. 그러나 실적 면에서 여전히 5대 금융지주 중 4위에 머물고 있어 '스텝업'이 필요한 상황이다.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확충함으로써 정체된 실적을 한 단계 끌어올릴 것으로 보인다. 우리금융은 금융지주 중 유일하게 증권사와 보험사를 보유하고 있지 않아 은행 의존도가 높다는 지적이 있어왔다. 실제로 올해 1분기 기준 지주사의 은행 의존도가 무려 95.8%에 달한다. 우리은행의 부진이 곧 우리금융의 부진인 셈이다.
비은행 강화를 위한 첫단추는 이미 꿰맸다. 지난 3일 우리금융은 자회사 우리종합금융과 한국포스증권 간 합병을 결의한 바 있다. 금융위 의결을 거친 뒤 올해 3분기 합병증권사인 우리투자증권이 탄생할 예정이다. 이로써 2014년 6월 우리투자증권이 NH농협금융지주에 매각돼 사명이 바뀐 이후 10년 만에 부활하게 됐다.
한편 연임과 관련해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기 위해선 못해도 올해에는 어느정도 포트폴리오를 완성시켜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내후년 임기가 만료되는 만큼, 내년에는 실적이 올해보다 유의미하게 성장해야 한다. 올해가 비은행 강화를 위한 최적기인 셈이다.
하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는 평이 우세하다. 새롭게 탄생하는 우리투자증권의 규모가 6조6000억원 수준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10년 전 매각 당시 30조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5분의1 수준이다.
게다가 포스증권이 펀드 중심의 리테일 업무에만 치중하고 있어 외형 확장에 한계가 있다. 10년 이내에 초대형 투자은행(IB)으로 도약하겠다던 의지를 구현해내려면 추가 M&A는 필수적이다.
문제는 증권사 매물이 씨가 말랐다는 점이다. 임 회장은 취임 직후부터 대형 증권사 M&A를 성사시키기 위해 동분서주했으나 매물을 찾는 데 실패했고 결국 포스증권으로 선회했다.
보험 M&A를 시도하고 있으나 진척이 되지 않는 것도 문제다. 우리금융은 지난 4월 23일 롯데손해보험 매각을 주관하는 JP모건에 인수를 위한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했다. 금융지주 중에선 유일하게 예비입찰에 참여해 보험 매물을 꼭 품에 안겠다는 의지를 천명했다.
그러나 롯데손보의 몸값과 관련해 대주주 JKL파트너스와 이견을 보이고 있다. JKL파트너스는 롯데손보의 가치를 2조원 이상으로 바라보고 있으나 우리금융은 1조8000억원 이상 지출하지 않겠다며 선을 그었다.
한 금융지주 관계자는 "과거 윤종규 전 KB금융지주 회장은 현대증권 등 다양한 M&A를 성공시킴에 따라 연임에 성공하기도 했다"며 "임 회장 역시 같은 행보를 걷고 있으나 시간이 많지 않다"고 말했다.
강기훈 기자 financial@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