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년 동기 대비 5.2% 증가한 수치
증가율은 신한금융이 1위
홍콩H지수 반등하면서 배상액 줄어들 듯
1분기 고전을 면치 못했던 금융지주들이 다음 분기엔 실적이 반등할 것으로 보인다. 홍콩H지수가 상승세를 보임에 따라 지출해야 하는 배상액 역시 줄어들 예정이기 때문이다.
9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4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의 2분기 예상 당기순이익은 4조504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 4조2813억원 대비 5.2%(2227억원) 증가한 수치다.
금융지주별로 살펴보면, 신한금융이 2분기 1조3034억원의 순익을 시현해 전년 같은 기간 대비 5.26%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이어 하나금융 또한 1년 전보다 2.37% 늘어난 9405억원의 순익을 기록할 예정이며, 우리금융 역시 28.9% 증가한 8059억원의 순익을 낼 전망이다.
KB금융의 경우 2분기 1조4545억원의 순익을 시현해 리딩금융에 등극할 예정이나, 금융지주 중 유일하게 전년 동기 대비 3% 순익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금융지주들의 실적이 개선되는 데에는 홍콩 H지수가 최근 호조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9일 기준 홍콩H지수는 6536으로 나타나 올해 1월 22일 장중 4943을 기록한 이래 무려 25% 가까이 상승했다.
홍콩H지수가 오를수록 은행권이 내야 할 배상 액수는 줄어들게 된다. 6개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SC제일)이 홍콩H지수 지수대별로 홍콩 ELS 손실 예상액을 예측해본 결과, 지금과 같이 지수가 6500을 유지할 경우 5월 이후 1조1143억원의 손실이 발생할 예정이다.
지난 2월 말에 시뮬레이션을 돌렸을 때와 비교해 절반 가까이 예상 손실이 줄어든 것이다. 당시엔 홍콩H지수가 5700을 유지할 것을 가정하고 집계했는데 5월 이후 예상 손실액이 무려 2조1948억원에 달한 바 있다.
만약 홍콩H지수가 지금보다 더 올라 7000선을 유지할 경우 은행권의 예상 손실액은 6407억원까지 줄어들게 된다. 7500을 넘어선다면 손실은 전무할 것으로 보인다.
이외에 홍콩 ELS 충당부채로 인한 기저효과가 발생한 것도 실적성장의 원인 중 하나다. 대다수 금융지주들은 홍콩 ELS 관련 충당부채를 1분기에 전부 영업외손실로 반영했다. 또 공격적인 기업금융 기조와 비은행부문 실적회복세 또한 실적 반등을 이끌 것으로 보인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금융지주들은 홍콩H지수가 안 오를 것을 가정하고 보수적으로 배상액을 잡았다"며 "그만큼 내야 할 배상액이 줄어들면 2분기 실적은 더욱 반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강기훈 기자 financial@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