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류업 2차 세미나’ 세제혜택 배제에 대한 시장 반응 언급
같은 날 오후 경제이슈점검회의서 인센티브 마련 지시
윤석열 대통령이 기업 밸류업 정책에 대한 시장의 실망감을 이해하지만 정책은 계속 이어나갈 것이라는 의지를 밝혔다. 그러나 가이드라인 발표로 다소 약해진 밸류업 동력을 고려했는지, 기자회견 이후 기재부 장관, 금융위원장 등에게 세제지원 방안을 신속히 마련할 것을 지시했다.
윤 대통령은 9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윤석열 정부 2년 국민보고 및 기자회견’에서 “얼마 전 금융위원회의 밸류업 발표에 대해 시장의 실망감이 컸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진행한다”며, “그렇지만 기업을 옥죄면서 빠른 속도로 밀어붙이기 식으로 가기보다 기업의 협력을 먼저 유도하는 방향으로 진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윤 대통령은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이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중장기·단계적으로 진행해야 할 정책임을 언급했다.
윤 대통령은 “분위기와 환경을 조성해 (기업의) 협력을 먼저 유도할 것”이라며, “다만 시장에서 기대하는 강도 높은 정책들도 계속 펼칠 것이니 조금 기다려 주면 기업 밸류업은 착실하게 단계적으로 잘 진행해 나갈 것”이라 말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2일 ‘밸류업 2차 세미나’를 개최하고 기업가치 제고 계획 가이드라인과 해설서 제정안 예시를 공개했다.
당시 공개된 ‘밸류업 가이드라인’은 지난 2월 ‘밸류업 1차 세미나’에서 제시한 ‘페널티 보다 인센티브를 통한 자율적 참여’를 장려하는 방향성은 변함이 없었으나, 공시 참여 여부부터 작성 내용까지 모두 기업 자율에 맡겨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됐다. 또한, 인센티브 방안으로 제시한 세제혜택의 구체적 내용이 제시되지 않아 시장은 대체로 실망스럽다는 반응이었다.
김지현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밸류업 2차 세미나에 대해 “핵심이 되는 배당 및 자사주 소각 등 주주환원 증가액에 대한 법인세 부담 완화, 배당확대 기업 주주의 배당소득에 대한 분리과세 등 세제혜택 내용은 추후 발표를 예고했다는 점은 아쉬운 부분”이라고 밝혔다.
한편,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취임 2주년 국민보고 및 기자회견을 한 뒤 오후 ‘제1차 경제이슈점검회의’를 주재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재구조화, 공매도 제도 개선, 기업 가치 제고(밸류업) 등 주요 경제·금융 현안을 논의했다.
윤 대통령은 기업 밸류업 지원 방안과 관련해 “기업 밸류업 지원 방안은 국내외 투자자들의 높은 관심을 반영해 적극적·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다수 기업이 자발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세제 지원 등 인센티브 방안도 신속하게 추진하고, 투자자들의 이익을 보호할 수 있는 기업지배구조 개선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방안을 신속히 마련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날 회의에는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김주현 금융위원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참석했다. 대통령실에서는 정진석 비서실장, 성태윤 정책실장, 박춘섭 경제수석이 참석했으며, 거시·금융 상황 점검을 위해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도 함께했다.
나아영 기자 lycaon@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