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선 HD현대 부회장이 사우디아라비아와 '네옴시티' 사업협력 강화에 이어 내년 1월 세계최대 IT쇼 'CES 2024'에서 '사이트 트랜스포메이션' 비전 공개 기조연설에 나서는 등 글로벌 행보를 가속화하고 있다. 

정기선 부회장은 지난달 11일 부회장으로 승진한 이후 사실상 HD현대그룹(옛 현대중공업그룹)의 수장으로서 광폭 행보는 물론 선박 유지·보수·개조 전문회사인 HD현대마린솔루션의 기업공개도 추진한다. 

정기선 부회장은 13일 주영민 HD현대오일뱅크 사정과 함께 HD현대중공업 울산 본사에서 사우디아라이바 반다르 이브라힘 알코라이예프, 산업광물자원부 장관과 사우디 산업개발기금(SIDF) CEO인 술탄 빈 칼리드 알사우드 왕자를 만났다.

정기선 부회장은 지난 10월 경제사절단으로 사우디아라비아 방문 당시 알코라이예프 장관을 만난 자리에서 방한을 요청했다. 알코라이예프 장관은 사우디아라비아 실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의 측근 중 한 명이다.

정기선 부회장과 알코라이예프 장관 일행은 합작조선소, 엔진합작사를 비롯해 수소 및 암모니아 프로젝트 등 HD현대가 사우디아리비아에서 추진하는 사업 전반의 진행상황을 점검했다. 

또한 네옴시티 프로젝트 협력 확대 방안에 대해 의견도 나눴다.

정기선 부회장은 "HD현대와 사우디아라비아는 오랜 기간 다져온 협력관계를 바탕으로 조선사업뿐만 아니라 친환경에너지 사업 등 협력의 범위를 확대해 왔다"며 "현재 진행 중인 협력사업을 성공적으로 수행해 나가는 동시에 향후 공동 발전의 기회를 지속적으로 모색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환담 후 정기선 부회장은 HD현대중공업의 선박 건조현장을 비롯해 HD현대일렉트릭의 변압기 스마트팩토리 등 사업장을 직접 안내하며 HD현대 사업 경쟁력을 소개했다.

정기선, 'CES 2024' 기조연설에서 '사이트 트랜스포메이션' 비전 공개

정기선 HD현대 부회장은 내년 1월초 미국 라스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CES 2024'에서 기조연설을 맡아 지속가능한 인류를 위한 '사이트 트랜스포메이션(Xite Transformation)' 비전을 공개한다. 

HD현대 측은 "사이트 트랜스포메이션을 바탕으로 한 인프라 건설의 혁신 전략·비전을 전 세계에 공개한다"며 "바다에 이어 육상(Xite)에서도 인류의 미래를 새롭게 건설하는 퓨처 빌더로서의 리더십을 보여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이트 트랜스포메이션은 안전, 안보, 공급망 구축, 기후 변화 등 인류가 직면한 문제 해결을 위한 방안으로 평가된다. 

HD현대는 300평 규모의 전시관을 마련해 3년 연속으로 CES에 참가한다. 전시관은 ▲퓨쳐 사이트 ▲트윈 사이트 ▲제로 사이트 등 크게 3가지 테마로 구성한다. 

퓨쳐 사이트에서는 HD현대의 첨단 무인·자동화 기술력을 활용한 차세대 건설 현장의 미래상을 선보이고, 트윈 사이트에서는 디지털 트윈 기술을 기반으로 한 현장 관제 솔루션 및 원격 제어 기술을 소개한다. 제로 사이트에서는 다양한 경험과 기술 역량이 담긴 친환경 에너지 밸류체인을 공개한다. 

한편, HD현대 계열사인 HD현대마린솔루션이 13일 한국거래소에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하면서 내년 상반기 상장이 예상된다.

상장 예비심사란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위한 첫번째 관문으로, 매매 대상 등록을 위한 일정 자격이나 조건을 예비적으로 심사하는 일을 의미한다.

HD현대마린솔루션은 2017년 매출 2403억원에서 지난해 1조3000억원으로 5년간 5배 가량 매출이 급증했다. 올해 매출은 2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출범 7년여만에 상장해 3조~4조원에 달하는 기업가치를 인정받겠다는 구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