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술값 인상 자제 강력 권고...공정위, 맥주·소주 유통가격 담합여부에 대한 조사 착수
소비자단체, 오비맥주에 "무리한 가격 인상"이라며 가격 인상 철회 촉구
오비맥주, 가격 인상 철회 계획 밝히지 않아
국내 맥주 시장 점유율 1위 오비맥주가 주요 맥주 제품 공장 출고가를 평균 6.9% 인상한 것을 두고 정부와 시민사회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앞서 정부는 술값 인상 자제를 강력 권고하고, 공정거래위원회는 맥주·소주 유통가격 담합여부에 대한 조사를 착수한다는 소식을 알렸다.
또한 최근엔 소비자단체까지 “무리한 가격 인상”이라며 가격 인상 철회를 촉구하고 나섰으나, 여전히 오비맥주는 가격 인상 고수에 확고한 모습이다.
24일 <녹색경제신문>의 취재를 종합하면 최근 주요 맥주 제품의 가격을 올린 오비맥주에 소비자단체의 강한 반발이 일어나고 있다.
10여개의 소비자단체로 구성된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는 오비맥주에 “가격 인상을 철회하고, 각종 물가 상승으로 어려운 시기를 소비자와 함께 이겨 나가기를 촉구한다”고 나선 것이다.
한편 정부도 주류업체들을 대상으로 지속적인 감시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 정부는 올해 상반기부터 여러 유통업체들에 가격 인상을 자제하도록 압박을 넣어 왔다.
더불어 최근엔 공정거래위원회가 소주·맥주 도매업계의 담합 의혹을 조사하는데 나섰다.
실제로 지난달 공정위는 주류도매업협회를 대상으로 주류 납품 가격의 하한선을 정하거나 거래처 확보 경쟁을 제한하는 등의 담합행위가 있었는지를 살펴봤다.
이에 일각에서는 최근 오비맥주를 중심으로 주류 업계가 도미노 가격 인상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정부에서 가격 인상 자제를 위해 압박을 더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로 주류업계 관계자는 24일 <녹색경제신문>에 “공정위가 주류 담합 조사에 나선 것은 부당 행위 여부를 면밀히 들여다보면서, 주류업계의 추가적인 가격 상승을 막기 위함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러한 정부와 소비자단체의 압박에도 불구하고 오비맥주는 가격 인상 철회에 대해 어떠한 계획도 아직 밝히지 않고 있는 상태다.
단 오비맥주를 제외한 여러 주류업체들은 가격 상승의 원인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외부 압박 등 가격 인상엔 실질적 어려움이 있다는 설명이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24일 <녹색경제신문>에 “주정(에탄올)과 공병가격 등 주부재료 가격이 오르고, 주세도 올랐다”며 “제품 가격 인상의 원인은 이미 충분히 존재한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가격 인상에 대해선 아직 구체적인 계획을 구상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한편 실제로 맥주 주세는 지난 4월 리터당 30.5원 인상됐으며, 주정(에탄올) 가격은 지난해말 평균 7.8%, 공병 가격은 22.2% 상승했다.
서영광 기자 market@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