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만 자회사형GA 설립 과제로 남아
노조, ‘고용안전불안’...갈등해결 관건
흥국생명의 1분기 실적이 지난해에 이어 큰 폭 개선되면서 올해 실적도 산뜻할 전망이다. 다만 자회사형 GA(법인대리점) 설립이 남은 과제로 꼽힌다. 회사는 자회사형 GA 설립 과정에서 두 차례 실패를 겪고 최종 단계까지 왔으나, 현재 노사 간 갈등을 겪고 있다.
흥국생명의 1분기 별도 기준 순이익은 1054억원으로 전년 동기(762억원) 대비 38.1%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31.3% 상승한 1371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835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5.2% 올랐다. 특별계정을 포함한 수입보험료는 9158억원을 거뒀다.
투자 이익의 흑자 경영을 이룬 영향으로 풀이된다. 1분기 흥국생명의 유가증권평가및처분이익은 2555억원, 대출채권평가및이익 94억원, 외화환산및거래이익 1077억원, 파생상품거래이익 103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1180억원) 보다 2649억원의 투자 이익을 더 얻었다.
올해 실적에 대한 기대감이 나오는 가운데 숙원 사업인 자회사형 GA 설립 성공 여부에 대한 관심이 쏠린다. 총 두 번의 실패를 겪고, 최근 금융감독원으로부터 GA 설립을 승인받았으나, 아직 노사갈등이 풀리지 않은 탓이다.
흥국생명은 자회사형 GA 설립 도전에 지금까지 총 두 번의 고배를 마셨다. 2018년 처음 추진할 당시 3분기 유동성 비율이 100% 아래로 떨어지며 설립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다.
4년이 지난 지난해 금감원에 자회사 설립 인허가 신청을 내며 재시도했다. 하지만 작년 말 신종자본증권 콜옵션(조기상환권) 행사 번복으로 발생한 채권 시장 혼란에 대해 책임진다는 뜻에서 자진 철회하면서 이마저도 자초됐다.
포기하지 않았던 흥국생명은 최근 금감원으로부터 GA 자회사 설립을 최종 승인받았다. 세 차례 도전 끝에 맺은 결실이다.
흥국생명의 자회사형 GA ‘HK금융파트너스’는 이르면 오는 7월 공식 출범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17일 HK금융파트너스에 자본금 200억원을 출자했다. 흥국생명은 HK금융파트너스 출범을 통해 흥국생명은 제판분리를 단행한다. 회사가 상품개발과 자산운용을 맡고, GA는 영업 판매를 맡긴다는 방침이다.
설계사 이탈을 막고 영업력을 강화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말 회사의 설계사 정착률은 전년 대비 16.7%p 하락한 21.8%다. TM(텔레마케팅) 설계사 이탈과 GA로의 이동이 영향을 미쳤다.
보험업계 제판 분리 가속화 현상도 이유로 지목된다. 영업력 측면에서 GA 채널이 핵심 채널로 활용되면서 한화생명, 미래에셋생명 등의 경쟁사들은 GA 몸집 불리기에 한창이다. 한화생명의 경우 올해 피플라이프를 인수해 설계사 2만5000명을 보유한 거대 GA를 구축했다.
보험연구원 김동겸 연구위원은 “보험시장 내에서 GA 채널의 영향력이 확대되고 있다”며 “향후 보험사는 현행 자체 판매채널만의 상품 공급으로는 일반 GA나 플랫폼 기업을 상대로 마케팅 경쟁력을 확보하는 한계가 있어 판매자 회사설립을 확대해 갈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다만 문제는 노사갈등이다. 노동조합은 제판분리 계획에 직원들의 고용 보호 장치가 마련돼 있지 않은 것을 우려하고 있다. 판매수수료만으로 운영비를 충당해야 하는 자회사의 노동조건은 낮을 수밖에 없다는 목소리다.
회사는 갈등 해결을 위해 협의를 계속 지속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흥국생명 관계자는 “자회사를 출범하게 되면 직원들이 자회사로 넘어가는 이슈가 발생하는데 그 과정에서 보상, 근무 체계 등에 대한 권익보장 때문에 소리가 나올 수밖에 없는 부분”이라며 “그러한 기준을 만드는 데 있어 노사 협의는 계속 진행 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자회사형 GA를 출범한 한화생명, 미래에셋생명도 출범 당시 고용안정 문제를 두고 노사갈등을 겪은 바 있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사의 제판분리가 결정되면 수수료 문제, 고용안정 문제 등으로 이슈가 발생하는 것은 불가피하다”며 “노동권 인정, 직원 임금 문제, 내부 고용 보호 장치 등의 해결을 위해서는 노조와의 꾸준한 대화를 통해 해결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흥국생명도 과도기적인 시간이 지나고 점차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김세연 기자 financial@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