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 설계사 24만9251명...전속 설계사 앞서
GA 영향력 확대...보험사, 자회사형 GA 설립↑
2000년 이후 보험시장의 경영환경이 변화함에 따라 TM/CM 영업, 방카슈랑스 등 다양한 판매 채널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이중 GA 성장이 두드러졌다. 최근 국내 보험시장에서는 GA 채널이 핵심 판매 채널로 활용되고 있다. GA 채널은 신규시장을 개척하고, 채널 다변화를 통해 소비자 니즈에 부합하는 상품을 제공할 수 있다. 보험사의 비용효율성 측면에서도 강점을 지닌다. 이러한 이유에 보험사들은 자회사형 GA 설립, M&A(인수합병) 등의 방식으로 채널을 강화하기 위해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한화생명의 경우 올 1월 피플라이프 인수를 통해 3개의 거대GA 채널을 구축하고 있다. 이외에도 여러 보험사들이 GA 채널의 몸집을 불리기 위해 노력중이다. 고객의 니즈변화, 보험사 비용효율성 추구 등을 고려할 때 향후 국내 보험시장에서 GA 채널 영향력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른 GA의 현 주소와 한계, 미래를 짚어본다.
GA(법인보험대리점)의 존재감이 날이 갈수록 거대해지고 있다. 상장 GA가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하는 등 보험 판매 채널의 주력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에 대형보험사를 비롯한 보험업계에서는 너도나도 GA를 따라잡기 위해 나서는 추세다.
보험업계에서 GA의 위상이 더욱 선명해지고 있다. 지난해 GA 설계사 수는 24만9251명으로 전속 설계사(16만2775명)보다 34.6%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설계사 인력의 약 59%를 차지한다. 같은 기간 GA 설계사 상품 신계약 비중은 33.6%를 기록했다. 전속 설계사는 28.5%다.
GA란 보험상품을 대행· 판매해주는 보험대리점으로 보험사 전속 여부에 따라 전속·비전속 대리점으로 구분된다. 전속 대리점은 1개 보험사의 종속돼 자사의 설계사를 통해 보험상품을 판매하고, 비전속 대리점은 여러 보험사와 계약을 맺고 여러 보험상품을 판매하는 형태다.
보험시장 내 GA 업체는 2005년 3005개에서 2021년 4444개로 47.8% 증가했다. 중대형 GA(소속설계사 100인 이상)는 2005년 44개에서 2021년 4배 이상 증가한 178개다.
GA 채널의 실적도 상승세다. 상장 GA인 인카금융서비스와 에이플러스에셋은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올 1분기 인카금융서비스는 83억원, 에이플러스에셋은 30억원의 순익을 거뒀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45.70%, 75.7% 올랐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GA 채널들이 고능률 설계사를 영입하고, 신규 영업 채널 구축 등에 힘쓰고 있다”며 “고물가, 고금리 등으로 경제 여건이 어려운 상황에서 소비자들은 여러 상품을 비교하고 적합한 상품에 가입하길 원한다. 이러한 상황에 부합하는게 GA 채널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GA 채널이 부상하게 된 배경에는 소비자 행태 변화, 보험사 채널 운영의 효율성 크게 두 가지다.
상품비교 일반화와 ‘보장분석’ 기반의 보험 리모델링 수요가 증가했다. 금융상품이 복잡해지면서 상대적으로 정보 열위에 놓인 소비자는 여러 신뢰성 있는 정보를 얻길 원한다. 또 물가 상승 등의 경제 여건 악화로 보험료 부담이 커진 탓에 보험상품 비교에 상대적 강점을 가진 GA 채널이 성장했다고 풀이된다.
보험연구원 ‘GA 시장 구조 변화와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자동차보험, 사망보험, 건강보험 가입 전 상품 비교를 수행한 가입자는 각각 75.7%, 54.8%, 52.9%로, 저연령층일수록 상품 비교를 통한 가입 빈도가 높다.
보험사의 경영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것도 이유로 꼽힌다. 전속 채널은 지점 유지관리비, 설계사 교육 훈련비 등 고정비용 지출이 많은 편이다. 최근 보험산업의 저성장 및 수익성이 악화하는 추세로 보험사는 전속 채널을 분리해 비용 효율성을 개선할 수 있다.
보험연구원 황진태 연구위원은 “보험회사의 GA 채널 활용 목적은 주로 신규시장 개척, 채널 다변화, 채널운영상의 비용 절감”이라며 “궁극적으로 보험사가 가지고 있는 기존 채널의 단점이나 한계점을 보완하고, 전속 설계사 조직운영 과정에서 발생하는 고정비용을 절감하는 차원에서도 GA 채널을 활용하는 방법에 관해 관심이 최근 많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흐름에 대형보험사를 비롯한 여러 보험사는 GA 키우기에 힘을 쏟고 있다.
자회사형 GA 설립이 증가하는 추세다. 2004년 자회사형 GA가 최초 설립된 이후 2021년 말 기준 14개의 자회사형 GA가 운영 중이다. 한화생명, 삼성생명, 미래에셋생명 등이 GA 시장에 진출하면서 제판분리(제조 판매 분리) 현상이 가속화 되고 있다.
중소형사의 상황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1월 동양생명은 최초로 TM(텔레마케팅) 자회사형 GA ‘마이엔젤금융서비스’를 설립했고, 푸르덴셜생명도 같은 해 6월 ‘KB라이프파트너스’를 설립했다.
보험연구원 김동겸, 정인영 연구위원은 “개별 GA 들은 영업조직 운영 측면에서 규모의 경제 실현을 위해 회사 간 결합(M&A)을 추진할 것”이라며 “GA 대형화, 집중화 추세는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세연 기자 financial@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