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계약 APE 158.2%↑...한화금융서비스도 흑자전환
대형 생명보험사 ‘빅3’가 올해 도입된 IFRS17(새 회계제도) 첫 성적표를 공개했다. 삼성생명과 교보생명이 호실적을 거둔 가운데 한화생명만 홀로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처음 도입된 IFRS17과 지난 1분기 발생한 일회성 요인이 해소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한화생명의 올 1분기 연결 지배주주 순익은 4225억원이다. 전년 동기 대비 11.8% 하락했다. 영업이익은 11.07% 하락한 7618억원으로 집계됐다.
반면 삼성생명과 교보생명은 약진했다. 삼성생명의 1분기 연결 기준 순익은 7068억원으로 164.3% 증가했다. 교보생명 역시 59.4% 상승한 5142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두 회사의 영업이익은 8818억원, 6474억원으로 각각 182.6%, 46.7% 올랐다.
한화생명의 실적이 감소한 이유는 크게 일회성요인 해소, IFRS17도입 두 가지다.
회사는 지난해 변액보증손익의 영향으로 일회성 이익이 발생한 바 있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올해 변액 관련 헷지비율을 100%로 가져감으로써 시장 상황 등에 외부요인에 의한 변동성이 최소화됐다”며 “이에 전년에 발생한 일회성 요인이 해소됐다”고 말했다.
처음 적용된 IFRS17도 이유로 꼽힌다. 올해부터 보험사의 회계제도는 IFRS17로 교체됐다. 보험사의 기존 회계제도인 IFRS9으로 계산한 회사의 지난 1분기 순익은 510억원이다. 이를 IFRS17로 전환 시 4320억원으로 계산된다. IFRS4로 계산된 지난 1분기 순익과 올 1분기 순익을 비교했을 때 회사의 순익은 전년(510억원) 대비 601.6%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1분기부터 새 회계제도(IFRS17)에 따라 보험사의 실적을 산출하게 됐다”며 “비교를 위해서는 전년도 순익도 새 회계기준으로 산출해야 하므로 이에 따라 한화생명의 실적이 감소한 것처럼 보일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감소한 순익과 달리 신계약 판매는 큰 폭 증가했다. 1분기 회사의 신계약 APE는 1조84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8.2% 상승했다. 이중 보장성 신계약 APE는 3860억원으로 전년 대비 48.4%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장성 보험은 CSM(보험계약서비스마진) 확보에 유리한 편이다. CSM이란 미래예상가능이익을 현재가치로 전환한 것으로 IFRS17 하에서 보험사의 수익성 지표로 작용한다.
회사의 신계약 CSM은 38% 올랐으며 보장성 11%, 연금 437% 증가했다. 이에 힘입어 기말 CSM은 전년 말 대비 446억원 증가한 9조7125억원으로 산출됐다.
이러한 배경에는 GA(법인보험대리점) 채널의 경쟁력이 한몫했다. 한화생명은 올 1월 인수한 대형 GA 피플라이프가 1분기에 판매한 회사의 상품이 전체 생명보험 상품의 55%를 차지한다고 밝혔다.
한화생명의 자회사형 GA 한화생명금융서비스 실적도 눈에 띈다. 올 1분기 170억원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면서 흑자 전환을 이뤘다.
이 같은 배경에 1분기 실적에 대한 우려보다는 연말 한화생명의 성장이 기대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GA 채널 확장을 통한 회사의 신계약 매출 증대가 기대되는 탓이다. 피플라이프를 인수한 한화생명은 GA 3개사를 보유, 설계사 2만5000명의 거대한 판매채널을 구축하게 됐다.
하나증권 안영준 연구원은 “1분기 실적은 전년 동기 대비 감소했지만, 피플라이프 인수를 통한 설계사 확보 등으로 APE가 크게 증가했다”며 “향후에도 한화생명금융서비스를 중심으로 GA 시장 내 강력한 채널 경쟁력을 바탕으로 수익성 중심의 영업을 지속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세연 기자 financial@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