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23일(현지시간) 미국을 방문해 미국의 지지와 중재를 끌어내기 위한 본격적인 행보에 나섰다.

유 본부장은 일본 규제 여파로 글로벌공급망에 영향을 끼 반도체 D램 가격이 23% 올랐다고 했다.

이번 방미는 일본의 대(對) 한국 수출 규제로 양국 갈등이 심화한 가운데  지난 10~14일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이 미국을 방문한 데 이어 또다시 정부 고위급 인사가 미국을 상대로 대미 설득전에 나선 것이어서 관심을 끈다.

이번 방미는 일본과 한국 방문길에 나선 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보좌관이 중재를 시도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세계무역기구(WTO) 일반이사회에서도 이 문제를 논의하는 시점에 이뤄진 것이어서 주목받고 있다.

유 본부장은 이날 "미국측에 일본의 수출 규제 조치가 한국 뿐만 아니라 국제 경제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부각할 계획"이라며 "경제통상 분야에서 우리 기업 뿐만 아니라 미국 기업, 글로벌 경제공급망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적극 설명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2주전 김현종 2차장의 방미 활동과 비교해 차이도 설명했다. 

유 본부장은 "그때와 지금의 차이점은 한 2주간 반도체 가격이, D램 가격이 23% 인상됐다"며 "일본의 조치가 반도체를 쓰는 모든 제품에까지 연결될 수 있는, 세계경제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경제통상 분야에서의 구체적 자료와 사례를 통해서 관련된 인사들에게 설명하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 기업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도 답변했다. 

유 본부장은 "D램이 2주간 23% 정도 인상된 데서 잘 나타나고 있다"며 "이런 부정적 효과들이 나타나고 있음을 감안할 때 이 문제에 대해 조금 더 엄중한 인식을 갖고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미국, 주요국이 대응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적극 설명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유 본부장은 정재계 및 경제통상 분야의 다양한 인사들을 만날 것을 예고했다. 
다만 "구체적으로 누구를 만났는지는 면담이 다 끝나고 나서 결과로 말씀드리는 게 나을 것 같다"고 구체적인 언급은 피했다.

유 본부장은 이번 방미 기간 한국산 자동차 관세 문제도 언급할 계획인지에 대해 "일단 한미통상 관계 전반을 다루는 자리가 있다면 그런 문제도 나올 수 있겠지만, 특히 반도체나 디스플레이 쪽 분야에 관련된 관심을 가진 분들을 만날 때는 그 분야에 집중할 수도 있겠다"며 "면담 상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밝혔다.

유 본부장은 미국 일정을 마치고 오는 27일 귀국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