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라면 인기로 번 돈, 관세로 떼일 뻔했다…농심, 美 정부에 직접 '환급 소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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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라면 인기로 번 돈, 관세로 떼일 뻔했다…농심, 美 정부에 직접 '환급 소송’
  • 서영광 기자
  • 승인 2026.11.03 16: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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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심 미국법인, IEEPA 관세·이자 반환 요구…최종 정산된 수입 건이 쟁점
약 7만 달러 미환급분 두고 美 국제무역법원에 소송이미 돌려받은 관세와 별개
LG생건·대상·풀무원·오뚜기는 행정 절차로 환급…기업별 대응 방식 엇갈려

[녹색경제신문 = 서영광 기자] 미국에서 신라면 등을 판매하며 K푸드 시장을 넓혀온 농심이 이번에는 미국 정부를 상대로 법정 싸움에 나섰다. 트럼프 행정부가 부과한 관세를 돌려받기 위해서다. 미국 연방대법원의 위법 판단으로 관세 환급 길이 열렸지만, 이미 통관 정산이 끝난 수입 물량은 자동 환급만으로 해결되지 않자 직접 소송을 선택한 것이다. 단순히 관세를 돌려받는 문제를 넘어 해외 시장에서 사업을 키운 국내 식품기업들이 현지 통상 리스크에 어떻게 대응하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라는 점에서 업계의 관심이 쏠린다.

미국 LA에서 진행한 농심데이 행사 모습. [사진=농심]
미국 LA에서 진행한 농심데이 행사 모습. [사진=농심]

3일 미국 국제무역법원(CIT) 사건기록에 따르면 농심 미국법인(Nongshim USA)은 지난달 28일(현지시간) 미국 정부와 관세국경보호청(CBP), 로드니 스콧 CBP 청장을 상대로 관세 환급 소송을 제기했다. 농심은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을 근거로 납부한 관세와 이자의 반환, 이미 관세액이 확정된 수입 건의 재정산을 요구하고 있다. 미국 정부 측의 답변 기한은 오는 12월 28일이다.

이번 소송의 배경에는 미국의 관세 환급 절차가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해 4월 무역적자를 국가비상사태로 규정하고 IEEPA를 근거로 주요 교역국에 상호관세를 부과했다. 그러나 미국 연방대법원은 올해 2월 20일 해당 법률이 대통령에게 관세 부과 권한을 부여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CBP는 관세 징수를 중단하고 납부된 세금의 환급 절차에 들어갔다.

문제는 이미 납부한 관세가 모두 같은 방식으로 환급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미국 세관의 수입신고 건별 관세액 확정 절차인 '청산(Liquidation)'이 끝나지 않았거나 최종 확정 전인 물량은 법원 명령에 따른 재정산 절차를 통해 환급받을 수 있다. 반면 청산이 최종 확정된 물량은 별도의 법적 절차가 필요할 수 있다. 관세 위법 판결이 내려졌다고 해서 모든 기업의 환급 문제가 자동으로 해결되는 것은 아닌 셈이다.

농심이 소송에 나선 이유도 여기에 있다. 업계에 따르면 농심 미국법인은 지난해 4월부터 올해 2월까지 납부한 관세 약 40억원 가운데 대부분을 돌려받았지만, 최종 정산된 수입 건에 해당하는 약 7만 달러(약 1억원)의 미환급분과 이자를 돌려받지 못했다. 이미 상당 부분을 환급받았음에도 남은 금액의 반환을 위해 법적 대응에 나선 것이다. 다만 해당 금액은 국내 보도에 따른 추산치로, 법원 사건기록상 구체적인 청구액이 별도로 공개된 것은 아니다.

농심의 행보가 주목받는 이유는 국내 식품기업들의 환급 방식이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LG생활건강과 대상, 풀무원, 오뚜기는 별도 소송 없이 미국에서 납부한 IEEPA 관세를 환급받았다. 반면 농심은 일부 확정 수입 건의 환급을 위해 소송을 선택했다. 아모레퍼시픽 미국법인 역시 별도 소송을 거쳐 약 190억원을 환급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기업별 수입신고 건의 정산 상태와 환급 진행 상황에 따라 대응 방식이 달라진 것이다.

한편 이번 사안은 K푸드의 미국 시장 확대가 단순히 현지 판매량을 늘리는 것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는 점도 보여준다. 수출 물량이 늘어날수록 관세와 통관, 현지 법률 대응 등 무역 관련 비용과 리스크도 함께 커진다. 특히 관세처럼 정부 정책에 따라 기업의 비용 구조가 달라지는 사안에서는 환급 권리를 확보하고 법적 절차에 대응하는 역량도 해외 사업의 중요한 경쟁력이 될 수 있다.

농심의 이번 소송은 아직 환급을 확정받은 결과가 아니라 법적 판단을 구하는 단계다. 그럼에도 업계에선 미국 시장에서 사업을 확대해온 국내 식품기업이 현지 정부를 상대로 직접 권리 구제에 나섰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녹색경제신문>에 “K푸드의 경쟁력이 제품과 브랜드를 넘어 글로벌 통상 환경에 대응하는 역량으로도 확장되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말했다.

서영광 기자  market@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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