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렌탈 팔아 1.3조원 확보한 롯데…부채 갚고 AI 투자까지 이어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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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렌탈 팔아 1.3조원 확보한 롯데…부채 갚고 AI 투자까지 이어질까
  • 서영광 기자
  • 승인 2026.10.30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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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롯데·부산롯데호텔에 각각 8170억원·4935억원 유입
7조원대 차입 부담 낮추는 동시에 호텔 경쟁력 강화 추진
그룹 AX 전환도 속도…매각대금 미래 성장 투자로 이어질지 주목

[녹색경제신문 = 서영광 기자] 롯데그룹이 롯데렌탈 매각으로 1조3105억원의 현금을 확보하면서 자금의 향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당장 급한 불은 호텔 계열사의 재무 부담을 낮추는 일이지만, 그룹 차원에서 인공지능(AI) 전환(AX)을 미래 경쟁력의 핵심 과제로 내세우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자산 매각이 성장 투자 재원을 확보하기 위한 포석으로도 해석된다. 부채 상환과 기존 사업 경쟁력 강화에 우선순위를 두면서도, AI를 비롯한 신성장 분야에 어느 정도 자금을 배분할지가 향후 롯데의 사업 재편을 가늠할 변수로 꼽힌다.

잠실 롯데월드타워에 위치한 신격호 기념관. [사진=서영광 기자]
잠실 롯데월드타워에 위치한 신격호 기념관. [사진=서영광 기자]

롯데는 30일 글로벌 대체자산 운용사 TPG에 호텔롯데와 부산롯데호텔이 보유한 롯데렌탈 지분 61.2%를 매각하는 거래를 완료했다고 밝혔다. 총 매각대금은 1조3105억원이다. 이 가운데 호텔롯데에 약 8170억원, 부산롯데호텔에 약 4935억원이 각각 유입된다. 롯데는 해당 자금을 두 회사의 재무건전성 개선과 본업 경쟁력 강화, 미래 성장동력 확보 등에 활용할 계획이다.

가장 먼저 자금이 향할 곳은 재무구조 개선이 될 가능성이 크다. 호텔롯데는 올해 6월 말 연결 기준 차입금과 사채가 7조1511억원에 달했다. 같은 시기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6297억원이다. 이번에 유입되는 8170억원은 기존 차입 부담을 낮추고 향후 만기 대응을 위한 유동성을 확보하는 데 상당한 역할을 할 수 있는 규모다. 부산롯데호텔 역시 지난해 말 금융차입금이 3266억원으로, 이번 매각대금 4935억원이 이를 웃돈다. 다만 매각대금 전액을 차입금 상환에 사용하는 것은 아니며, 실제 재무 개선 폭은 자금 배분에 따라 달라질 전망이다.

그렇다고 매각대금이 부채 상환에만 쓰일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 롯데가 공식적으로 밝힌 또 다른 활용처는 호텔 사업의 본원적 경쟁력 강화다. 호텔롯데는 국내외 호텔 리뉴얼과 프리미엄 브랜드 경쟁력 강화, 해외 위탁운영 확대 등을 추진하고 있다. 단순히 차입금을 줄이는 데 그치지 않고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사업에 자금을 재투입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해진 셈이다. 특히 호텔 사업은 시설 경쟁력과 브랜드 가치가 객실 단가 및 수익성에 영향을 미치는 만큼, 기존 사업의 질적 개선을 위한 투자 수요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주목할 부분이 롯데의 AX 전략이다. 롯데는 AI를 그룹의 미래 경쟁력을 좌우할 핵심 과제로 설정하고 관련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롯데지주가 그룹 차원의 AI 전략과 과제 우선순위를 조율하고, IT 계열사 롯데이노베이트가 공통 AI 플랫폼 구축과 계열사별 AI 에이전트 개발을 지원하는 구조다. 지난 7월에는 식품·유통·화학·인프라 등 각 사업에 특화한 AI 에이전트 10여 종을 공개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롯데칠성음료와 롯데웰푸드, 롯데호텔, 롯데케미칼 등 7개 계열사가 참여하는 'LOTTE AX Challenge 2026'도 추진하며 현업 중심의 AI 활용을 확대하고 있다.

다만 이번 롯데렌탈 매각대금이 AI 투자에 직접 투입될지는 아직 미지수다. 롯데가 밝힌 공식적인 자금 활용 계획에는 AI 투자 금액이나 별도 투자 예산이 명시되지 않았다. 더욱이 매각대금은 그룹 지주사가 아닌 호텔롯데와 부산롯데호텔에 각각 귀속되는 만큼, 이를 그룹 전체의 AI 투자 재원으로 곧바로 해석하기는 어렵다. 다만 두 호텔 계열사의 재무 부담이 줄어들면 기존 사업에 필요한 투자 여력이 커지고, 그룹 차원의 AX 전략을 실행하는 과정에서도 계열사별 투자 부담을 조정할 여지가 생긴다.

결국 이번 매각의 핵심은 롯데가 확보한 1조3000억원을 단순한 유동성 확보에 그치지 않고 미래 수익을 창출할 자산으로 얼마나 전환하느냐에 있다. 재무건전성 개선은 비상경영을 이어가는 롯데가 사업 재편을 지속하기 위한 전제조건이다. 동시에 AI·AX와 고부가 사업으로의 전환은 중장기 성장성을 확보하기 위한 과제다. 매각대금의 상당 부분이 부채 부담을 낮추는 데 쓰이더라도, 이후 확보된 투자 여력을 어디에 배분하느냐가 롯데의 다음 사업 전략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한 업계 관계자는 <녹색경제신문>에 "롯데렌탈 매각으로 확보한 자금은 우선 호텔 계열사의 재무 부담을 낮추고 기존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활용될 가능성이 크다"며 "다만 그룹 차원에서 AX 전환과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강조하고 있는 만큼, 재무구조 개선 이후 확보되는 투자 여력을 AI 등 신사업에 얼마나 배분할지가 향후 롯데의 사업 재편 방향을 가늠할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영광 기자  market@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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