큐캐피탈 대출 94.4% 계열사에 집중…반복되는 자금거래·출자전
현금 유입 없이 계열사 지분 확대…큐로홀딩스 기존 주주 의결권 비중 감소
[녹색경제신문 = 박준형 기자] QCP그룹(옛 큐로그룹)이 계열사 간 반복적인 자금대여와 출자전환으로 상장사 지분을 확대하고 있다. 최근에는 약 81억원의 채권을 주식으로 바꾸면서 큐로홀딩스와 크레오에스지가 서로의 최대주주가 됐다. 계열사 빚을 지분으로 바꿔 지배력을 강화하는 과정에서 기존 주주의 지분율은 낮아졌다. 계열사 간 자금거래와 상호출자가 반복되면서, 실질적인 현금 유입 없이 그룹 내 지배력만 강화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81억 출자전환으로 최대주주 변경…강화된 상호출자
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크레오에스지는 지난달 23일 큐로홀딩스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해 신주 323만6765주를 취득했다. 유증 규모는 약 81억원이다. 신주 대금은 현금 대신 큐로홀딩스에 대한 대여금 채권과 상계했다.
유증이 완료되면서 크레오에스지의 큐로홀딩스 보유주식은 지분율은 기존 9.96%에서 36.85%로 26.89%포인트 상승했고, 종전 최대주주인 케이파트너스를 제치고 최대주주에 올라섰다.
기존 QCP(큐캐피탈파트너스)그룹은 케이파트너스를 정점으로 ‘케이파트너스→큐로홀딩스→크레오에스지→지엔코→큐캐피탈→큐로홀딩스’로 지분 보유가 이어지며 순환출자 고리를 형성했다. 이번 출자전환으로 크레오에스지가 큐로홀딩스 최대주주에 올라서면서, 큐로홀딩스와 크레오에스지가 서로의 최대주주인 구조로 바뀌었다. 기존 순환출자 고리가 유지되는 가운데 두 회사 간 직접적인 상호출자 관계도 강화된 것이다.
순환출자로 얽힌 QCP그룹 계열사들은 자금거래로도 연결돼 있다. 큐로홀딩스가 크레오에스지에서 빌린 돈으로 크레오에스지 지분을 늘린 거래가 대표적이다.
큐로홀딩스는 2024년 11월 크레오에스지에서 40억원을 빌려 큐캐피탈이 보유하던 크레오에스지 전환사채(CB) 액면 33억원어치를 매입했다. 이어 같은 해 12월 이를 주식 660만주로 전환하면서 지분율을 17.66%에서 20.47%로 높였다. 크레오에스지가 빌려준 돈이 자사 CB 매입에 쓰이고, 주식 전환을 거쳐 최대주주의 지분 확대로 이어진 것이다.
이번에는 반대로 크레오에스지가 큐로홀딩스에 빌려준 돈을 주식으로 바꿔 최대주주가 됐다. 두 회사 사이에서 차입과 채권의 주식 전환이 양방향으로 이뤄지며 상호 지배관계가 강화된 셈이다.
계열사 대여로 반년 이자수익 21억…원리금은 다시 지분으로
그룹 내 자금거래의 중심에는 자금 공급사인 큐캐피탈이 있다. 올해 반기 말 큐캐피탈이 3개 계열사에 대한 대여금 잔액은 약 510억원으로 큐캐피탈 별도 기준 전체 대출금 약 540억원의 94.4%를 차지한다. 지엔코에 294억5000만원, 큐로홀딩스에 129억9500만원, 케이파트너스에 85억6272만원을 대여했다.
자금을 받은 계열사가 다른 계열사에 다시 돈을 빌려준 거래도 확인된다. 지엔코는 지난 8월 13일 큐캐피탈에서 8억원을 차입했고, 다음 날인 14일 큐로홀딩스에 같은 금액을 대여했다. 두 거래에 쓰인 자금이 동일한지는 확인되지 않지만, 지엔코가 하루 간격으로 차입자와 대여자로 나선 것이다.
큐캐피탈이 상반기 이들 회사에 대해 인식한 이자수익도 상당하다. 지엔코 12억2369만원, 큐로홀딩스 4억7031만원, 케이파트너스 3억9040만원으로 총 20억8440만원이다. 계열사에 공급한 자금이 이자수익으로 이어지는 구조다.
이번 큐로홀딩스 출자전환에도 대여금과 이자 등이 반영됐다. 대여금 채권 약 81억원 중에는 크레오에스지가 보유하던 큐로홀딩스 제17회 CB 액면 55억원을 이자 등을 포함해 63억2637만원의 대여금으로 전환한 채권이 포함됐다.
채권으로 늘린 계열사 지분…일반주주는 의결권 희석
이 같은 자금거래와 채권의 주식 전환은 계열사 간 지분 확대로 이어졌다. 크레오에스지의 큐로홀딩스 지분은 최근 출자전환으로 26.89%포인트 증가했다. 현재 보유한 큐로홀딩스 주식의 81.0%가 이번 출자전환으로 취득한 물량이다.
크레오에스지의 지엔코 지분은 2021년 말 28.65%에서 올해 반기 말 37.70%로 9.05%포인트 상승했다. 이 기간 25억원 규모의 CB 전환과 약 18억2000만원의 대여금 출자전환이 이뤄졌다. 큐로홀딩스의 크레오에스지 지분도 같은 기간 11.06%에서 최근 19.92%로 확대됐다. 유상증자 참여와 함께 액면 33억원의 CB를 주식으로 전환한 결과다.
계열사들이 채권을 바탕으로 지분을 늘리는 동안 신주를 받지 않은 일반주주의 의결권 비중은 낮아졌다. 이번 큐로홀딩스 출자전환으로 발행주식 총수는 760만24주에서 1083만6789주로 증가했다. 기존 주식 1주가 전체 의결권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약 29.9% 줄었다.
계열사 채권을 주식으로 바꾸면서 부채는 줄었지만 새로운 현금이 유입되지는 않았다. 이 과정에서 QCP그룹 상장사들의 상호 지배관계는 강화됐고, 신주를 받지 않은 일반주주의 지분은 희석된 셈이다.
큐로홀딩스 측은 이번 출자전환이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필요한 조치였다는 입장이다. 큐로홀딩스 관계자는 “이번 출자전환은 현금 유출 없이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한 것으로, 이사회 결의를 거쳐 결정했다”며 “기존 주주의 지분율이 희석되는 효과는 인식하고 있지만, 채무 부담을 줄이고 재무안정성을 높이는 것이 지속적인 경영과 기업가치 제고에 필요한 조치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박준형 기자 insight@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