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등급 바뀐 펀드 3개, 종전 설명서로 12건 판매...고객에 잘못된 위험정보 전달
투자자정보 확인·유지관리 의무도 위반...4개 영업점서 5건·8400만원 판매
지난해 ELT 제재서도 자격정지 직원에 판매권한 부여 적발...과태료 13억2400만원
해당 직원들 홍콩 H지수 ELT 실제 권유·판매...업계 "사전통제 강화 필요"
[녹색경제신문 = 이준성 기자] 농협은행이 펀드·주가연계신탁(ELT) 판매 과정에서 직원 자격과 상품 위험정보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자격 효력이 정지된 직원에게 파생상품 판매자격을 부여하고, 위험등급이 변경된 펀드를 종전 등급이 적힌 설명서로 판매했다는 게 금융당국의 설명이다. 영업점의 고객 응대뿐 아니라 판매자격 부여와 상품정보 관리 단계에서도 허점이 드러난 만큼, 불완전판매 예방을 위한 은행 차원의 사전통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8일 <녹색경제신문>의 취재를 종합하면 금융감독원은 지난달 23일 공모펀드 불완전판매와 관련해 농협은행에 과태료 7350만원을 부과하고 관련 임원에게 주의 조치를 내렸다. 이는 농협은행이 펀드의 위험등급을 사실과 다르게 설명하고 투자자정보 확인·유지관리 의무를 위반한 데 따른 것이다.
위험정보 안내 문제는 2021년 10월 6~8일 판매 과정에서 발생했다. 당시 농협은행은 자산운용사가 위험등급을 변경한 공모펀드 3개를 종전 등급이 기재된 상품설명서 등을 이용해 일반금융소비자 12명에게 12건 판매했다. 가입금액은 총 4600만원이었다.
당국은 이를 상품의 중요사항인 위험성에 대한 거짓 설명과 부당권유로 판단했다. 변경된 등급이 판매자료에 반영되지 않아 고객에게 실제와 다른 위험정보가 전달됐기 때문이다. 달리 말하면 운용사의 등급 변경이 은행의 자료 정비와 고객 안내까지 이어지도록 확인하는 절차에 허점이 있었다는 얘기다.
이에 대해 은행권 한 관계자는 "불완전판매 예방을 영업점 직원의 설명의무 준수에만 맡겨서는 한계가 있다"며 "은행이 상품정보 변경 사항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각 영업점의 판매자료에도 정확하게 반영됐는지 확인하는 절차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같은 제재에는 영업현장의 투자자정보 확인·유지관리 의무 위반도 포함됐다. 이에 따르면 농협은행의 4개 영업점은 2019년 5월 22일~2020년 2월 20일 일반투자자 5명에게 공모펀드 5건, 총 8400만원을 판매하면서 관련 의무를 위반했다.
구체적으로 2건에서는 투자자정보 파악 및 고객 확인 의무를 지키지 않았고, 1건에서는 투자목적·재산상황 등 일부 항목의 확인을 누락했다. 또, 나머지 2건에서는 고객의 확인을 받은 투자자정보확인서를 유지·관리하지 않았다.
눈에 띄는 대목은 농협은행이 지난해 12월 ELT 관련 제재에서도 판매 인력의 자격관리 문제를 지적받았다는 점이다. 당시 농협은행에는 과태료 13억2400만원이 부과됐는데, 해당 처분에는 ELT 판매 시 설명확인의무와 계약 과정 녹취의무, 금융거래 실명확인 의무 위반 등과 함께 보수교육 미이수 직원에 대한 판매자격 부여 문제가 포함됐다.
제재에 따르면 금융투자협회가 등록·관리하는 투자권유자문인력은 당시 규정상 2년마다 1회 이상 인정되는 보수교육을 이수해야 했다. 이를 충족하지 못하면 다음 해 1월 1일부터 자격 효력이 정지됐다.
문제는 농협은행이 해당 교육 요건을 충족하지 못해 자격이 정지된 직원들에게 파생상품 판매자격을 부여했다는 점이다. 직원들이 교육 의무를 지키지 않은 데 더해 은행 내부의 업무 허용 과정에서도 자격 정지 여부가 걸러지지 않는 등 판매인력에 대한 사전통제 전반에 공백이 생긴 셈이다.
실제로 해당 직원들은 2021년 1월 29일~2022년 2월 9일 영업점에서 일반투자자에게 홍콩 H지수 ELT를 권유하고 판매했다. 내부 자격관리의 문제가 실제 고객과의 상품 거래로까지 이어졌다는 뜻이다. 금감원은 농협은행 담당부서의 판매자격 부여가 이 같은 행위를 초래했다고 봤다.
또 다른 은행권 관계자는 "자격이 정지된 직원에게 판매권한이 부여된 경위도 살펴봐야 하지만, 해당 직원들의 ELT 판매가 1년이 넘는 기간에 걸쳐 이뤄졌다는 점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최초 승인 당시 자격 확인이 어떻게 이뤄졌는지뿐 아니라 이후 자격 상태를 점검하는 절차가 적절히 운영됐는지도 확인해봐야 한다"고 전했다.
이어 "자격관리 문제가 확인됐다면 판매권한을 정비하는 것과 함께 해당 기간의 거래 내역도 살펴보는 게 바람직하다"며 "자격이 정지된 상태에서 이뤄진 판매의 범위를 파악해야 필요한 후속 조치도 구체적으로 검토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농협은행 관계자는 "공모펀드 제재와 관련해서는 2021년 8월 자체점검을 시작으로 개선조치를 시행했으며, 판매자격 관리 강화 방안은 2024년 2월 마련해 시행 중"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 전 운용사 대상 표준 통지절차와 공시 대행 전산시스템을 도입해 운영 중"이라며 "판매직원의 자격은 협회 등록정보와 교육 이수자료를 교차 검증하고 정기적인 전수조사를 실시하는 방식으로 관리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이준성 기자 financial@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