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경제신문 = 나희재 기자] 금융감독원이 증권사 감사조직을 대상으로 상품 설계·제조부터 유동성공급자(LP) 업무, 신용융자 관리까지 내부통제 전반을 다시 점검할 것을 주문했다. 증권업계의 외형 성장에도 허위·부실 상품설명서나 개인 휴대전화 영업 등 기본적인 규정 위반이 반복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7일 금융감독원은 금융투자협회에서 주요 증권사 21개사의 감사를 대상으로 ‘투자자 중심 내부감사기능 강화를 위한 증권사 감사 간담회’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참석 대상은 종합금융투자사업자 10개사와 중형 증권사 11개사로, 금감원은 최근 검사에서 확인된 주요 문제와 내부통제 유의사항을 전달했다.
금감원은 증권업계가 역대급 양적 성장을 이어가고 있지만 이에 걸맞은 내부통제 체계가 구축됐는지는 다시 살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고객에게 제공하는 상품설명서에 허위·부실 정보를 기재하거나 영업 과정에서 개인 휴대전화를 사용해 투자권유 기록을 남기지 않는 사례 등 기본적인 위법행위가 반복되는 상황에서 내부통제 시스템이 이를 걸러내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서재완 금감원 금융투자부문 부원장보는 그간 증권사들이 내놓은 투자자 보호 선언과 서약이 임시방편적인 구호에 그쳐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특히 감사조직이 사후 적발 중심에서 벗어나 영업과 상품 판매 과정에서 투자자 피해 가능성을 선제적으로 확인하는 ‘사전예방적 감사’ 체계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대표이사 등 경영진에도 내부감사를 단순 비용으로 인식하지 말고 인력과 시스템 투자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금융권에서 잇따르고 있는 개인정보 해킹 사고에 대한 경고도 나왔다. 금감원은 증권사들이 IT 보안과 점검 체계를 전면 재점검하고, 사고 발생 시 투자자 피해 가능성을 신속하게 파악해 필요한 보호조치를 즉시 시행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금감원은 최근 실시한 상품 설계·제조 프로세스 컨설팅 검사와 증권사 LP 업무 과정에서의 주식대차 영업행위 검사 결과도 공유했다. 상품을 만들고 판매하는 과정뿐 아니라 시장조성·유동성 공급 과정까지 증권사의 내부통제가 실질적으로 작동하고 있는지 감사조직이 자체 점검해야 한다는 취지다.
신용융자 관리도 핵심 점검 대상으로 제시됐다. 금감원은 신용공여 취급 규모를 자기자본의 100%에서 90% 이내로 자율 관리하고, 특정 종목에 대한 신용융자 비중이 회사 전체 신용융자 잔액의 15%를 넘을 경우 자율적으로 축소하는 내용의 ‘신용융자 자율관리 강화방안’이 현장에서 안착하도록 투자자 안내 등을 철저히 해달라고 요청했다. 허위·과장 광고를 막기 위해 추진 중인 ‘광고업무 종합개선안’의 후속조치 이행 여부도 자체 감사 과정에서 점검하도록 했다.
증권사 감사들도 사전예방적 감사 강화 필요성에 공감했다. 참석자들은 영업 과정 전반에서 투자자 보호와 리스크 관리 체계가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 다시 점검하고, 자체 감사뿐 아니라 금감원의 컨설팅 검사 등을 통해 감독당국과 협업을 확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금감원 관계자는 "향후 금융투자회사의 사전예방적 내부감사기능 강화 및 감사역량 제고를 적극 지원하는 한편, 시장의 의견을 경청해 소통을 지속해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나희재 기자 financial@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