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이후 총여신 16.2% 늘 때 NPL은 139.4% 급증
전체 부실 증가액 76% 기업여신서 발생...부동산·서비스업 증가 두드러져
최근 2년 충당금 4.6% 감소...NPL커버리지비율 249.82%→132.86%
신규 부도 익스포저도 4년 연속 증가...우리은행 "취약차주 관리·우량자산 재편"
[녹색경제신문 = 이준성 기자] 우리은행의 부실여신이 4년째 증가하는 가운데 손실흡수력 지표인 NPL커버리지비율도 빠르게 하락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여신 확대 속도보다 고정이하여신(NPL·부실채권) 증가세가 가파른 상황에서 최근 2년간 충당금 잔액까지 줄어든 결과로 풀이된다. 부실이 쌓이는 동시에 이를 흡수할 완충력까지 약화된 만큼 우리은행의 건전성 관리 부담이 한층 커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6일 <녹색경제신문>이 우리은행의 2021~2026년 경영공시를 분석한 결과 올해 상반기 말 우리은행의 NPL 잔액은 1조3493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1조509억원) 대비 28.4%(2984억원) 증가한 규모다. NPL은 자산건전성 분류상 고정·회수의문·추정손실 등급에 해당하는 부실여신을 뜻한다.
같은 상반기 말 수치를 비교하면 우리은행의 NPL은 2022년 5636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감소했지만 이듬해 7011억원으로 반등한 뒤 2024년 7518억원, 지난해 1조509억원을 기록하며 올해까지 4년 연속 증가했다. 문제는 이 같은 증가세를 전체 여신 확대에 따른 현상으로만 보기도 어렵다는 점이다. 같은 기간 우리은행의 총여신은 296조4852억원에서 344조3833억원으로 16.2%(47조8981억원) 늘어난 반면 NPL은 139.4%(7857억원) 증가했다.
이 같은 부담은 건전성 지표에서도 확인된다. 올 상반기 말 우리은행의 NPL비율은 0.39%로 전년 동기(0.32%) 대비 0.07%포인트(p) 상승했다. 연체율도 1년 전(0.40%)보다 0.03%p 높은 0.43%로 집계됐다. 두 지표 모두 2021~2026년 각 상반기 말 수치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이다.
구체적으로 보면 최근 부실 증가액의 대부분은 기업여신에서 발생했다. 올 상반기 말 우리은행의 기업여신 NPL은 1조206억원으로 전년 동기(7939억원) 대비 28.6%(2267억원) 증가했으며, 같은 기간 해당 부문의 NPL비율도 0.44%에서 0.53%로 0.09%p 상승했다. 전체 부실여신 증가액의 76%가 기업 부문에서 나온 셈이다.
업종별로는 부동산업과 서비스업·기타의 증가폭이 컸다. 부동산업 NPL은 전년 동기 대비 43%(1002억원) 늘어난 3332억원, 서비스업·기타는 97%(1141억원) 증가한 2317억원으로 집계됐다. 두 업종의 증가액은 전체 부실여신 증가분의 71.8%에 달한다. 특히 부동산업은 총여신이 같은 기간 4%(1조8053억원) 줄었는데도 부실여신은 오히려 불었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여신 잔액이 줄어드는 상황에서도 NPL이 늘었다면 신규 취급보다는 기존 익스포저의 회수와 정상화가 건전성 관리에서 더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다"며 "특히 부실 증가가 일부 업종에 집중될 경우 해당 차주의 현금흐름과 담보 회수 가능성 등에 따라 부실 잔액이 장기간 높은 수준에 머물 가능성도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우리은행은 부실 확대와 맞물려 충당금 흐름도 바뀌었다. 올 상반기 말 공시상 우리은행의 충당금 총계는 1조792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2%(975억원) 감소했다. 최근 2년간 NPL이 79.5%(5975억원) 늘어나는 동안 충당금은 4.6%(855억원) 줄었다는 얘기다.
이에 따라 NPL커버리지비율은 2024년 상반기 말 249.82%에서 지난해 상반기 말 179.87%, 올해 상반기 말 132.86%로 떨어졌다. NPL커버리지비율은 NPL 대비 충당금 적립 수준을 나타내는 지표로, 비율이 낮아질수록 부실을 흡수할 수 있는 완충력이 줄어든다는 점을 의미한다.
여기에 우리은행 입장에서 다소 아쉬운 대목은 새로운 부실이 유입되는 흐름도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우리은행의 신규 부도 익스포저는 올 상반기 1조17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5%(1368억원) 증가했으며, 상반기 신규 분류 규모도 2023년부터 4년 연속 늘었다.
또 다른 은행권 관계자는 "NPL커버리지비율은 담보가치와 부실여신의 구성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어 단순히 수치가 낮아졌다는 이유만으로 손실흡수력이 부족하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면서도 "다만 NPL이 빠르게 늘어나는 국면에서 충당금까지 줄면 향후 추가 적립 부담이 커질 가능성은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회수율이 예상보다 낮아지거나 담보가치가 조정될 경우 건전성 문제가 대손비용과 손익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우리은행 관계자는 NPL 증가 배경에 대해 "고금리 장기화와 내수경기 회복 지연으로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일부 차주의 상환여력이 저하된 영향이 컸다"며 "상업용 부동산 경기 부진과 건설·도소매·숙박음식업 등 일부 내수 민감 업종의 업황 둔화, 코로나19 기간 지원으로 잠재돼 있던 취약차주의 신용위험 현실화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NPL커버리지비율 하락과 관련해서는 "충당금 감소와 함께 NPL 잔액이 증가하면서 분모가 확대된 영향이 복합적으로 반영된 결과"라며 "취약차주와 고위험 업종에 대한 모니터링 및 부실여신 정리를 강화하는 동시에 우량 기업자산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하고 필요한 충당금을 적기에 적립해 NPL 잔액과 손실흡수능력을 함께 관리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이준성 기자 financial@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