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은보號 잔여임기 5개월②] 거래시간 연장 '안착' 시험대…T+1은 장기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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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은보號 잔여임기 5개월②] 거래시간 연장 '안착' 시험대…T+1은 장기전
  • 정수진 기자
  • 승인 2026.09.18 20: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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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프터마켓 첫날 VI 1637회...유동성 부족·가격 급변에 안정성 시험대
지난해 전산장애 여파 경영평가 S→B...시장·시스템 안정화 부담
T+1 전환에 전산 전면 개편·해외 조율 필요...업계 "1년 이상 걸릴 수도"
24시간 거래·ETF 확대도 장기 과제...남은 5개월 거래시간 안착 관건
[출처=ChatGPT 생성형 이미지]
[출처=ChatGPT 생성형 이미지]

[녹색경제신문 = 정수진 기자]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의 임기가 5개월 앞으로 다가왔다. 임기 막바지에 접어들었지만 지난 14일 시행한 거래시간 연장은 애프터마켓 개장 직후부터 가격 급변과 시스템 혼선이 나타나며 안정화가 과제로 떠올랐다. 지난해 전산장애 등의 영향으로 거래소의 경영평가 등급이 하락한 만큼 부담도 적지 않다.

여기에 다음 과제인 주식 결제주기 T+1 전환은 대규모 시스템 개편이 필요한 만큼 실제 시행은 정 이사장의 임기 밖으로 넘어간다. 남은 임기 동안 거래시간 연장에서 드러난 문제를 얼마나 보완하고 T+1 등 후속 과제를 차기 체제로 넘길 준비를 갖추느냐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애프터마켓 첫날 VI 1637회…연장하자마자 안정성 시험대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정 이사장의 임기는 내년 2월14일까지다. 약 5개월을 남겨둔 가운데 가장 먼저 풀어야 할 문제는 지난 14일 시행한 거래시간 연장의 안정화다.

애프터마켓 개장 첫날부터 유동성이 부족한 일부 종목에서 호가 공백과 급격한 가격 변동이 나타났다. 오후 4시부터 8시까지 4시간 동안 정적·동적 변동성완화장치(VI)는 총 1637회 발동했다. 일부 종목은 애프터마켓에서 상한가까지 오른 뒤 상승폭을 대부분 반납하는 등 큰 폭으로 출렁였다.

증권업계와 노조가 시행 전부터 우려했던 유동성 분산과 이상가격 문제가 개장 초기 일부 현실화한 셈이다. 여기에 첫날 일부 증권사의 최선집행(SOR) 시스템에서 주문 취소·정정과 체결 조회가 지연되는 혼선까지 발생했다.

거래소는 시장이 불안정하다고 단정하기에는 이르다는 입장이다. 첫날 애프터마켓 종목별 고저 변동성이 코스피 2.9%, 코스닥 4.6%로 정규장보다 낮았다는 설명이다. 현재 유동성과 가격 변동, 시스템 운영 상황 등을 모니터링하고 시행 과정에서 필요한 부분을 보완한다는 방침이다.

문제는 거래소가 지난해 전산장애 등의 영향으로 경영평가에서 직전 S등급에서 B등급으로 두 단계 내려앉았다는 점이다. 시장 인프라의 안정적 운영이 평가에 영향을 미친 전례가 있는 만큼, 거래시간 연장 이후 발생하는 시장·시스템 혼선을 얼마나 빠르게 안정화하느냐도 정 이사장의 남은 임기에서 중요한 과제가 될 전망이다.

금융위원회는 향후 경영평가와 관련해 특정 사안 하나만으로 등급이 결정되는 것은 아니며, 경영활동 전반과 경영환경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평가한다는 입장이다.

거래시간 연장처럼 밀어붙일 수 없는 'T+1'…해외 조율·전산 개편에 장기전

거래시간 연장에 이어 정 이사장 앞에는 또 다른 대규모 시장 인프라 개편이 놓여 있다. 정부가 자본시장 선진화 과제로 추진하고 있는 주식 결제주기 T+1 전환이다. 현재 매매일로부터 2영업일 뒤 결제하는 국내 주식시장의 결제주기를 하루 뒤로 단축하는 작업이다.

정 이사장은 지난 3월 T+1 전환 시점으로 2027년 10월을 제시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실제 전환까지 최소 1년 이상이 필요한 대규모 작업인 만큼 당초 제시한 일정도 빠듯할 수 있다는 시각이 나온다.

T+1은 거래소와 예탁결제원의 시스템만 바꾼다고 끝나는 문제가 아니다. 증권사·자산운용사·수탁은행의 결제 시스템과 업무 프로세스를 전반적으로 손봐야 한다. 외국인 투자자의 환전과 결제 과정도 단축해야 하는 만큼 해외 금융기관과의 시스템 및 업무 조율도 뒤따라야 한다. 업계에서는 준비기간을 둘러싼 반발에도 일정에 맞춰 강행했던 거래시간 연장과 달리, T+1은 이 같은 ‘밀어붙이기식’ 추진만으로 속도를 낼 수 있는 사업이 아니라는 지적이 나온다.

증권업계 노조 관계자는 “T+1 결제주기 단축은 거래시간 연장과는 차원이 다른 문제”라며 “증권사의 결제 관련 전산 시스템 전반을 손봐야 하는 데다 외국인 투자자가 참여하는 만큼 해외 금융기관과의 시스템 조율도 필요한 대규모 작업”이라고 말했다.

이어 “방향 자체에는 공감하지만 국내 시장만 준비한다고 끝나는 문제가 아니어서 충분한 준비기간이 필요하다”며 “업계에서는 향후 1년 이상이 걸릴 수 있는 작업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거래시간 연장에 대응하기 위한 증권사들의 부담이 아직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T+1 준비까지 겹치고 있다.  노조 관계자는 “거래시간 연장 이후 기존 인력을 교대근무 등에 투입하면서 업무 부담이 커졌고, T+1 개발에도 상당한 인력이 투입되고 있다”며 “여러 제도 개편을 한꺼번에 추진하기보다 안정성을 우선해 순차적으로 진행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후속 과제는 장기전…남은 5개월 '거래시간 안정화' 관건

T+1에 이어 24시간 거래체계와 ETF 거래시간 확대까지 주요 시장 인프라 개편 상당수는 정 이사장의 현 임기 내 완성을 보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남은 5개월 동안 정 이사장이 가시적인 성과를 보여줄 수 있는 과제로는 이미 시행에 들어간 거래시간 연장의 안정화에 무게가 실린다.

거래시간 연장은 정 이사장이 임기 후반 강하게 추진한 대표 사업이다. 업계가 준비기간과 시스템 안정성 등을 이유로 우려를 제기했지만 한 차례 연기 끝에 시행에 들어갔다. 그만큼 애프터마켓에서 나타난 유동성 부족과 가격 급변, 시스템 혼선을 얼마나 빠르게 안정시키느냐에 따라 거래시간 연장이 정 이사장의 성과로 자리 잡을지, 임기 말 부담으로 남을지가 갈릴 수 있다.

특히 지난해 전산장애 등의 영향으로 거래소의 경영평가가 S등급에서 B등급으로 하락한 만큼 시장 운영 안정성에 대한 부담도 커졌다. 업계에서는 T+1과 24시간 거래체계 등 후속 과제의 완성까지 상당한 시간이 필요한 만큼, 남은 임기에는 새로운 제도를 추가로 추진하기보다 이미 시행한 거래시간 연장에서 드러난 문제를 보완하고 시장을 안정화하는 데 무게를 둬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사진=연합뉴스]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사진=연합뉴스]

 

정수진 기자  insight@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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