앱 연계·독점혜택·신상품체험·장기메세나 4가지 패턴 두드러져
기업 문화예술 지원 총액 1968억원…지원기업 수는 오히려 24% 증가
전문가들 "흥행 지표를 실질 충성도로 검증할 지표 체계 필요"
[녹색경제신문 = 박지안 기자] 금융권이 페스티벌 단독 후원을 넘어 앱 연계, 독점 혜택, 신상품 체험, 장기 메세나 등으로 문화예술 마케팅을 정교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리·수수료·포인트 등 금융상품의 기능적 혜택은 경쟁사의 모방이 쉬워 장기적 차별화 요인으로 작용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이에 따라 금융사들은 브랜드 자산을 확장하고 고객과의 정서적 신뢰 관계를 쌓기 위한 핵심 전략으로 문화예술 마케팅을 적극 활용하는 모습이다. 다만 흥행 지표를 실질적 고객 충성도로 전환할 성과 검증 체계는 아직 미흡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18일 녹색경제신문의 취재를 종합하면 한국메세나협회는 지난 6월 발표한 '2025년 기업의 문화예술 지원 현황 조사'에서 기업의 문화예술 지원 총액은 1968억7900만원으로 전년 대비 7.4% 감소했으나 지원 기업 수(728개, +24%)와 사업 건수(2392건, +28.5%)는 오히려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최근 2026년 발표된 금융권 보도자료 14건을 분석한 결과, 금융사들은 단순 후원을 넘어 ▲앱 연계 ▲독점 혜택 ▲신상품 체험 ▲장기 메세나의 4가지 패턴으로 '선택과 집중'을 전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디지털 플랫폼 유입(MAU) 창구로 진화
금융사들은 오프라인 문화 행사를 모바일 앱 활성화 및 고객 접점 확대의 직접적인 도구로 활용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은 'KB 조이올팍 페스티벌 2026' 티켓 이벤트를 자사 앱 'KB스타뱅킹'을 통해서만 독점 진행해 20만여 명의 응모를 이끌어냈다.
IBK기업은행 역시 '입크페스티벌'의 규모를 양일 행사로 확대했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이에 대해 "올해는 개인고객과의 접점을 확대하기 위해 기존 1일 행사에서 양일 행사로 규모를 확대했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이처럼 티켓 응모나 혜택 제공을 디지털 플랫폼과 결합하는 방식은 비대면 고객 유입의 핵심 수단으로 자리 잡았다.
브랜드 정체성 및 프라이빗 혜택 강화
브랜드 차별화를 위해 회원 전용 '독점적 경험'을 설계하는 사례도 두드러진다. 현대카드는 박재범 단독 콘서트 등을 추진하며 "'Loved by Hyundai Card'는 현대카드 회원만을 위한 '선예매 특권'을 제공하는 차별화된 공연 문화 브랜드"라며 프리미엄 혜택을 강조했다.
아울러 세계적 현대미술가 마우리치오 카텔란과 협업한 스페셜 카드 플레이트를 선보이며 "도발적 현대미술의 아이콘 카텔란과 혁신의 아이콘 현대카드의 만남"이라는 콘셉트를 제시했다. 이는 단순 공연 후원을 넘어 상품 자체를 문화적 연상으로 연결하려는 브랜드 자산 구축 전략이다.
신상품 및 타겟 고객 대상 팝업 체험존 운영
페스티벌 현장을 신상품 마케팅과 타겟 고객 접점으로 활용하는 경향도 강해졌다. KB국민카드는 약 15만 관객이 찾은 '인천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에서 체험 라운지를 운영했다. KB국민카드 측은 "신상품 브랜드 체계인 'ALL·YOU·NEED'를 공간 전반에 반영해 고객들이 자연스럽게 경험할 수 있도록 했다"고 밝혔다.
가상자산거래소 코인원 역시 '워터밤 속초'의 메인 타이틀 스폰서로 참여해 "물총을 쏘며 즐기는 워터밤 콘셉트에 맞춰 '코인원이 쏜다'를 테마로 한 2층 규모의 브랜드 체험존을 꾸렸다"며 젊은 층을 향한 현장 마케팅을 전개했다.
20년 이상 지속된 장기 메세나와 ESG 사회공헌
학술 연구에서 문화 마케팅의 성패 요인으로 꼽히는 '지속성'과 '진정성'을 확보한 사례도 이어지고 있다. 22년째 전국 순회 콘서트를 이어오고 있는 한화생명 측은 "삶을 풍요롭게 하는 문화예술의 힘을 믿으며 '시그니처 라이브' 무대를 통해 더 많은 이들과 소통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BNK부산은행은 27회째 본점 오션홀을 시민들에게 무료 개방해 '부산국제음악제 앙상블콘서트'를 개최하고 있으며, IBK기업은행은 안산 선부광장에서 다문화 이웃을 위한 무료 '모두다 파크콘서트'를 열었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서로 다른 언어와 문화를 가진 이웃들이 음악을 통해 함께 어우러질 수 있도록 마련한 기업은행의 문화예술 사회공헌 활동"이라고 취지를 강조했다.
성과 검증의 과제: 단순 흥행에서 '실질 충성도' 추적으로
이처럼 2026년 금융권 문화 마케팅은 목적과 타겟에 따라 정교화되는 추세다. 학술 연구에 따르면 문화예술 경험은 '기업 이미지 개선 → 브랜드 신뢰 상승 → 고객 유지 의도'라는 경로로 간접 작용한다.
한편 업계에서는 문화 마케팅의 효과를 단기 지표로 곧바로 환산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20만 명의 응모나 대규모 관객 동원이라는 흥행 지표가 실제 카드 이용 지속률, 이탈률 감소, 계좌 잔액 증가 등 경제적 충성도로 전환되는지에 대한 금융사의 장기 추적 데이터는 여전히 미진하다는 설명이다.
한 금융권 마케팅 전문가는 "단순 관객 수나 노출량 발표에 그쳐서는 문화 마케팅의 효과를 입증하기 어렵다"며 "행사 참여 고객군과 비참여 대조군의 장기 이용 변화를 비교·검증하는 성과 지표 체계를 갖춰야 지속 가능한 전략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지안 기자 financial@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