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현대차증권도 연속 상폐…중소형사 중심 합병 실패 잇따라
스팩 선호도 낮아지고 상장 문턱 높아져…비상장사 직상장 선호도 확대
유안타, 16·17호 남아…유망기업 발굴·합병 성사 여부 관건
[녹색경제신문 = 정수진 기자] 기업인수목적회사(SPAC·스팩)들이 합병 대상을 찾지 못한 채 잇따라 증시에서 퇴장하고 있다. 특히 중소형 증권사의 합병 불발이 이어지는 가운데 유안타증권은 현재 관리종목으로 지정된 스팩까지 상장폐지될 경우 7개 스팩이 연속으로 합병에 실패하게 된다.
유안타 스팩 7개 연속 합병 불발 위기…누적 성공률 38%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유안타제15호스팩은 지난 8월 24일 관리종목으로 지정됐다. 관리종목 지정일로부터 1개월 이내에 해당 사유를 해소하지 못할 경우 상장폐지 기준에 해당될 수 있다.
유안타제15호스팩까지 상장폐지될 경우 유안타증권은 최근 7개 스팩이 연속으로 합병에 실패하게 된다. 이를 반영한 유안타증권의 누적 스팩 합병 성공률은 38% 수준에 그친다.
유안타증권은 잇단 합병 실패의 배경으로 특정 증권사의 문제보다는 전반적인 스팩 시장의 위축을 꼽았다.
유안타증권 관계자는 "최근 스팩 상장폐지 사례는 당사 주관 스팩만의 이슈라기보다 시장 전반의 어려움에 따른 상황"이라며 "스팩에 대한 선호가 낮아진 데다 상장폐지 요건 강화 등으로 시가총액이 작은 기업의 상장 승인이 어려워진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발행사들도 스팩 합병보다 일반 직상장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해진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SK증권도 최근 3개 스팩이 연이어 상장폐지됐으며 SK증권제11호스팩이 지난달 24일 관리종목으로 지정됐다. 이 스팩마저 합병 없이 상장폐지될 경우 4개가 연속으로 합병에 실패하게 되며 누적 합병 성공률은 27% 수준으로 낮아진다.
현대차증권 역시 지난 5월 에이치엠씨제6호스팩이 합병 미신청으로 상장폐지되면서 최근 3개 스팩이 연속으로 증시에서 퇴장했다. IBKS제23호스팩도 지난 7월 28일 상장폐지됐다.
그동안 스팩 합병에서 높은 성과를 보였던 증권사도 예외는 아니다. 누적 합병 성공률이 80% 후반에 달했던 신영증권은 신영스팩9호에 이어 지난달 31일 신영스팩10호까지 상장폐지되면서 성공률이 78% 수준으로 떨어졌다.
합병 계약해도 심사 문턱 못 넘어…스팩 시장 전반 '한파'
합병 대상을 찾더라도 실제 상장까지 이어지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교보15호스팩은 씨엠디엘과 합병을 추진했지만 지난 7월 31일 합병 계약이 철회됐다. 이후 관리종목으로 지정됐으며 이달 15일 상장예비심사신청서 미제출에 따른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했다.
디비금융제12호스팩 역시 지난 5월 케이솔루션과 진행하던 합병계약을 해지하면서 코스닥 상장 계획이 중단됐다.
스팩 합병 심사도 사실상 막혀 있다. 업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스팩 합병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한 기업은 6곳이지만 현재까지 승인을 받은 곳은 한 곳도 없다.
특히 상대적으로 인력과 기업 네트워크가 제한적인 중소형 증권사는 합병 후보를 발굴하고 실제 거래까지 연결하는 데 부담이 더 클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기업공개(IPO) 시장이 회복되면서 유망 비상장기업이 스팩 합병 대신 일반 상장을 선택할 수 있는 여지가 커진 점도 스팩의 매력을 낮추는 요인이다.
스팩 합병 부진이 시장 전반의 문제로 번진 가운데 증권사들이 현재 운용 중인 스팩을 실제 합병까지 연결할 수 있을지가 관건으로 떠올랐다.
특히 유안타증권은 최근 합병 실패가 7개 연속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진 만큼 남아 있는 유안타제16호·제17호스팩의 성과가 더욱 중요해졌다. 신규 스팩 상장뿐 아니라 기존 스팩의 합병 성과를 통해 딜 발굴과 매칭 역량을 보여줄 필요성이 커진 셈이다.
유안타증권 관계자는 "국가적 추진과제인 ABCDEF(AI·바이오·컬처·방산·에너지·팩토리) 산업 관련 유망기업을 발굴하고자 노력하고 있다"며 "스팩 시장 환경이 예전보다 녹록지 않지만 상장 수요가 있는 기업에는 분명 대안이 될 수 있는 시장인 만큼 시장 상황과 업종 트렌드를 면밀히 모니터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수진 기자 insight@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