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증권사 모두 넥스트레이드 개발 SOR 사용…공통 시스템 문제 가능성
[녹색경제신문 = 나희재 기자] 한국거래소(KRX)의 애프터마켓 개장 첫날 미래에셋증권과 삼성증권에서 최선주문집행(SOR) 시스템 관련 전산장애가 발생했다. 장애는 KRX 애프터마켓이 시작되는 오후가 아닌 오전 넥스트레이드(NXT) 프리마켓에서 발생했지만, 이날부터 SOR 적용시간과 주문 처리 구조가 변경된 직후 문제가 불거지면서 시스템 안정성이 시험대에 올랐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부터 8시50분까지 운영되는 NXT 프리마켓에서 미래에셋증권과 삼성증권 이용자들이 주문 관련 장애를 겪었다.
미래에셋증권 HTS와 MTS에서는 NXT 프리마켓 매수·매도 주문의 체결 조회가 일부 지연됐다. 프리마켓 종료 이후 조회 문제는 해소돼 오전 9시 정규장 거래는 정상적으로 진행됐지만 KRX와 NXT 가운데 투자자에게 유리한 시장으로 주문을 자동 배분하는 SOR 시스템은 정상 가동이 제한됐다.
미래에셋증권은 고객 공지를 통해 SOR 시스템 점검 기간 정규장에서는 주문을 KRX로 보내고 애프터마켓에서는 시간대에 따라 NXT 또는 KRX로 전송한다고 안내했다. 양 시장의 가격과 체결 가능성 등을 비교한 뒤 유리한 거래소를 선택하는 기능 대신 거래시간에 따라 주문 경로를 지정하는 비상체계가 가동된 것이다.
삼성증권에서는 주문 취소 과정에서도 문제가 발생했다. 삼성증권은 'SOR 장애로 인한 비상취소 안내'를 통해 취소 주문이 정상적으로 처리되지 않아 KRX 시장으로 전환 처리했다고 공지하고 기존에 취소되지 않은 주문은 고객이 직접 다시 취소해달라고 안내했다.
두 증권사에서 같은 날 유사한 장애가 발생했다는 점도 주목된다. 미래에셋증권과 삼성증권은 복수거래소 체제 도입 과정에서 넥스트레이드가 개발한 SOR 솔루션을 채택한 증권사다. 한국투자증권과 KB증권, 하나증권 등도 같은 계열의 SOR 솔루션을 이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SOR은 투자자가 특정 거래소를 지정하지 않을 경우 KRX와 NXT의 가격과 거래비용, 체결 가능성 등을 비교해 더 유리한 시장으로 주문을 전송하는 시스템이다. 지난해 NXT 출범으로 국내 주식시장이 복수거래소 체제로 전환되면서 증권사 주문 시스템의 핵심 인프라로 자리 잡았다.
특히 이날부터 KRX 애프터마켓이 문을 열면서 SOR이 처리해야 할 구조도 한층 복잡해졌다. 기존에는 KRX 정규장이 종료된 이후 NXT가 사실상 유일한 실시간 거래시장이었지만 앞으로는 오후 4시부터 8시까지 KRX와 NXT가 동시에 거래를 제공한다. 이에 따라 증권사들은 양 시장의 호가와 체결 가능성을 비교해 주문을 분배할 수 있도록 SOR 적용시간을 오후 8시까지 늘리고 관련 시스템을 증설·변경했다.
증권사들은 SOR뿐 아니라 HTS·MTS, 주문 및 원장 시스템도 이에 맞춰 개편했다. KRX와 증권업계는 애프터마켓 개장을 이틀 앞둔 지난 12일 최종 이행점검 테스트까지 진행했지만 실제 거래 첫날부터 장애가 발생하면서 사전 점검의 실효성도 도마에 오를 가능성이 있다.
다만 이번 장애를 KRX 애프터마켓 자체의 문제로 단정하기는 어렵다. 장애는 애프터마켓 개장 전 NXT 프리마켓에서 발생했고 현재까지 파악된 문제도 거래소 매매체결 시스템보다는 증권사와 거래소 사이에서 주문을 배분하는 SOR 단계에 집중돼 있다. 업계에서는 KRX 애프터마켓 도입에 맞춰 SOR 적용시간 연장과 주문 경로 변경이 동시에 이뤄지면서 시스템 간 연동 과정에서 혼선이 발생했을 가능성을 거론하고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애프터마켓 도입에 맞춰 SOR 적용시간이 늘어나고 주문 경로도 함께 변경되면서 관련 시스템을 증설·개편하는 작업이 진행됐다"고 말했다.
한편 KRX는 이날부터 기존 오후 4시부터 6시까지 운영되던 시간외 단일가 매매를 폐지하고 오후 4시부터 8시까지 실시간 접속매매 방식의 애프터마켓을 운영한다. NXT 역시 같은 시간대 애프터마켓을 운영하고 있어 오후 4시 이후 양 거래소가 동시에 실시간 거래를 제공하게 되면서 유동성 확보를 둘러싼 경쟁도 본격화될 전망이다.
나희재 기자 financial@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