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정잔액 반년 새 3389억원 늘어난 4조4388억원
자본적정성은 개선됐지만 신용보강·익스포저 관리 중요성 커져
[녹색경제신문 = 나희재 기자] 키움증권이 브로커리지 중심의 수익구조를 다변화하며 투자은행(IB) 사업을 강화하는 가운데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과 구조화금융의 실적 기여도가 높아지고 있다. 올해 2분기 전체 IB 수수료의 약 80%를 구조화금융·PF에서 거둔 데 이어 매입확약 등 전체 우발부채도 4조4000억원대로 늘어나면서 사업 확대에 따른 위험인수 규모와 부동산금융 익스포저 관리가 주요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31일 녹색경제신문 취재에 따르면, 키움증권의 올해 6월 말 매입확약 약정잔액은 4조4388억원으로 지난해 말 4조998억원보다 3389억원 증가했다. 같은 기간 매입확약 건수도 72건에서 81건으로 9건 늘었다.
매입확약은 유동화증권 등의 발행사가 채무를 상환하지 못할 경우 증권사가 대출채권 등을 매입해 상환을 지원하는 신용보강 방식이다. 약정금액 전체가 곧바로 손실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사업장 부실이나 차환 실패 등이 발생할 경우 실제 자금 투입으로 이어질 수 있어 대표적인 우발부채로 꼽힌다.
매입확약 확대는 최근 키움증권이 추진하고 있는 IB 사업 강화와 맞물려 있다. 키움증권은 기업금융과 M&A금융, 구조화금융을 주요 IB 사업으로 운용하고 있다. 특히 구조화금융에서는 초기 토지 계약금·중도금 대출부터 브릿지론, 본PF, 시행이익 유동화까지 부동산 개발사업 전 단계에 걸쳐 금융을 제공하고 있다.
실제 2분기 들어 구조화금융·PF의 실적 기여도도 높아졌다. 키움증권의 2분기 IB 수수료 수익은 83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4% 증가했다. 이 가운데 대형 PF 딜 등에 따른 구조화금융·PF 수수료가 658억원으로 전체의 약 80%를 차지했다. 상반기 누적 IB 수수료는 1366억원으로 전년 동기 1353억원과 비슷한 수준이었지만, 2분기만 놓고 보면 구조화금융·PF가 IB 실적을 이끄는 핵심 축으로 자리 잡은 셈이다.
키움증권 역시 반기보고서에서 올해 상반기 IB 부문이 ECM과 DCM, M&A, 구조화·PF 등 전 영역에서 견조한 실적을 냈다고 평가했다. 회사는 투자운용 부문도 수익원 다각화를 목적으로 강화하는 등 기존 위탁중개 중심 사업구조에서 수익원을 넓히는 작업을 지속하고 있다.
다만 수익 확대와 함께 회사가 떠안는 위험 규모 역시 빠르게 커지고 있다는 점은 주목할 부분이다.
김예일 한국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6월 말 매입확약 등 우발부채 규모는 총 4조4000억원으로 자기자본 대비 64% 수준”이라며 “기업대출(FVPL 포함)까지 고려하면 위험인수 규모가 자기자본의 80%를 웃도는 등 최근 비교적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중·후순위 브릿지론은 LTV가 높아 상대적으로 손실 부담이 커질 수 있다”며 “최근 사업이 지연된 일부 브릿지론과 해외 실물자산 채무보증에서 건전성 저하가 나타나면서 관련 충당금도 적립했다”고 덧붙였다.
다만 위험인수 확대에도 현재 자본적정성은 충분한 완충력을 유지하고 있다. 키움증권 별도 기준 순자본비율(NCR)은 지난해 말 1355.12%에서 올해 6월 말 1593.78%로 상승했다. 같은 기간 잔존만기 3개월 이내 유동성비율도 114%에서 117%로 개선됐다.
문제는 앞으로의 확대 속도라는 평가다. PF 거래가 늘어날수록 수수료 수익을 확보할 수 있지만 사업장별 분양·공정 지연이나 차환 여건 악화로 셀다운이 늦어질 경우 증권사가 보유해야 할 위험자산과 충당금 부담이 함께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키움증권은 브로커리지에서 확보한 자본과 수익 기반을 활용해 구조화금융과 PF 등 IB 영역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며 “현재 자본여력만 놓고 보면 우발부채 증가를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이지만, 위험인수 규모가 빠르게 커지고 있는 만큼 앞으로는 외형 성장보다 사업장별 자산건전성과 셀다운, 충당금 관리가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나희재 기자 financial@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