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뒷談] ‘돈으로 산 기술’의 부메랑…삼성전자 DX, 품질 리스크에 발목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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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뒷談] ‘돈으로 산 기술’의 부메랑…삼성전자 DX, 품질 리스크에 발목①
  • 김지윤 기자
  • 승인 2026.08.07 15: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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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S 의존도 심화 속 DX 사상 첫 적자…효율화 전략 발목
M&A·외주화에 기대는 삼성…전장·공조B2B 경쟁력 약화

[녹색경제신문 = 김지윤 기자] 삼성전자가 가전 사업에 급속도로 힘을 빼면서 품질 경쟁력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저마진 제품들의 외주화 속도를 높이고 필요한 기술은 자체적인 R&D보다 인수합병을 통해 내재화하는 방향을 택하면서, 품질 관리의 난이도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회사의 중심축이 반도체로 옮겨가면서 가전 사업이 외형 축소와 내실 약화가 함께 진행되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삼성전자의 사업은 갈수록 DS(반도체) 부문에 의존하는 구조로 가고 있습니다. 올해 1분기 DS부문과 DX부문의 영업이익 차이는 50조 7000억 원이었는데, 2분기에는 DX 부문이 영업손실 8000억원을 기록하며 양 부문간의 영업이익 차이가 90조 원으로 커졌습니다.

DX부문이 분기 적자를 기록한 것은 2021년 부문 출범 이후 처음 있는 일입니다. 올해 연간 기준으로도 누적 적자를 기록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경쟁사인 LG전자는 환경이 똑같이 녹록치 않았음에도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전년대비 크게 상승했다는 점에서, 외부 요인을 탓할 수도 없는 상황입니다. 

반도체의 가격이 급등하면서 모바일AP 원가가 크게 높아진 것이 DX부문 적자의 가장 결정적인 원인이었습니다. 하지만 가전 사업이 약화되면서 매출 규모를 만들어내지 못했다는 것 역시 실적 부진에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LG전자가 자동차 전장과 HVAC으로 B2B 매출을 쌓아가는 동안 삼성전자는 눈에 띄는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죠. 삼성전자도 LG전자와 사업 구도는 상당히 비슷합니다. 가전 사업을 메인으로 영위하면서 자동차 전장, HVAC 사업 모두 가지고 있습니다.

차이점은 LG전자는 대부분의 기술을 자체적으로 개발하는 반면 삼성전자는 M&A를 통해 외부 기술을 사온다는 겁니다. 전장 사업의 경우 2016년 미국 하만(Harman)을, HVAC은 올해 독일 플랙트그룹(FläktGroup)을 수하며 기술을 가져왔습니다.

업계에서는 바로 이 지점이 LG와 삼성의 경쟁력을 가르는 요소라고 이야기합니다. 한 업계 관계자는 "LG전자는 시간, 삼성전자는 돈이다. LG가 오랫동안 자체적으로 기술을 키우는 반면 삼성은 자본력을 무기로 적절한 타이밍에 기술을 산다"며 "삼성의 방식이 효율적으로 보일지 모르나, 내부 통합 과정이 쉽지 않고 무엇보다 품질 관리와 고객 대응에서 사업의 완성도가 떨어지기 쉽다"고 말했습니다.

이를 가장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북미 프리미엄 가전 시장에서 LG전자의 SKS와 삼성전자의 데이코(Dacor) 사례입니다. LG전자와 삼성전자는 2016년에 북미에서 초프리미엄 가전 시장에 뛰어들었습니다. LG전자는 자체적으로 'SKS(시그니처 키친 스위트)'를 론칭했고 삼성전자는 약 1600억원을 들여 미국 정통 럭셔리 가전사 '데이코(Dacor)'를 인수했습니다.

딱 10년이 지난 지금 두 브랜드의 성과는 정반대입니다. SKS는 품질 관리를 기반으로 컨슈머리포트 등 현지 주요 평가에서 상위권을 차지하 순항 중입니다. LG전자는 향후 빌트인 가전이 북미 매출을 견인할 것으로 보고 있는데, 그 중심에 SKS가 있습니다. 

반면 데이코는 브랜드 자체가 유명무실해진 상태입니다. 데이코 관련 법인 자산은 2019년 약 703억 원에서 2022년 말 약 85억 원으로 3년 만에 87.9% 급감했고요. 2020년에 데이코 공식 자사몰 법인을 정리하고 2022년엔 캐나다 법인을 청산하는 등, 70년 넘는 미국 정통 럭셔리 브랜드였던 데이코는 삼성전자 내 일부 라인업 수준으로 축소됐습니다.

미국 최대 소비자 전문지인 컨슈머리포트는 데이코를 가장 신뢰도가 낮은 주방 가전 브랜드로 연속 지정하기도 했습니다. 고가 프리미엄 가격대에도 불구하고 잦은 고장, 부품 내구성 문제, AS 서비스 불만이 겹치면서죠. 삼성전자의 '외주화 전략'에 경각심을 줍니다. 

그럼에도 삼성은 외부 생산 체계를 계속 확대하고 있습니다. 식기세척기, 전자레인지, 저가형 냉장고/의류관리기 등 수익성이 낮은 제품들의 외주화 비중을 급격히 확대했고요. 슬로바키아 갈란타 TV 공장, 말레이시아 가전 공장 등 생산라인 축소 및 폐쇄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DX사업부의 수익성을 개선하기 위한 조치지만 데이코의 사례처럼 '남의 손을 탄' 사업이 향후 삼성전자의 명성에 어떤 부메랑으로 돌아올지 모르는 일입니다.

LG전자의 경우 품질을 통제하기 위해 창원 '스마트파크' 중심의 수직계열화 유지하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수익성은 LG전자가 앞서고 있으니, 삼성전자의 고민이 깊어질 법 합니다. 

업계에서는 삼성이 레거시 제조업에 급격히 힘을 빼고 있는 모습에 우려를 비치고 있습니다. 호황인 반도체에 집중하는 것은 좋지만 내부 변화가 너무 급격하다는 겁니다.

반도체 다운사이클에서는 DX가 버팀목 역할을 했는데, 최근 삼성전자의 결정들을 보면 반도체가 영원히 호황일 것으로 생각하는 것 같다는 이야기도 나옵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제 삼성, LG가 제조업에서 수익성을 확보하는 길은 B2B 사업 밖에 없는데 일반 소비자들과 달리 기업들은 기술적 신뢰도를 나노 단위로 평가한다"며 "외부에서 조달한 기술과 인력으로 사업을 확장하는 삼성전자의 기조는 단기적으로는 효율적일지 몰라도 장기적으로는 경쟁력을 깎아먹는 요소"라고 말했습니다. 

김지윤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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