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크카드 8.3%·법인카드 8.7% 신용카드 웃돌아…운수업만 8.3% 감소 '나홀로 역주행'
[녹색경제신문 = 박금재 기자] 반도체 수출 호조가 소비 지표까지 끌어올렸다. 기업 실적 개선과 소비심리 회복이 맞물리면서 올해 2분기 국내 카드 승인금액이 1년 전보다 7.6% 늘어났다. 다만 물가와 유가 상승으로 같은 물건을 사는 데 드는 비용이 커진 영향도 일부 섞여 있어 순수한 소비 증가로만 읽기는 어렵다.
30일 여신금융협회가 발표한 '2026년 2분기 카드승인실적 분석'에 따르면 2분기 전체 카드 승인금액은 336조9000억원, 승인건수는 79억6000만건으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7.6%, 6.0% 증가했다. 승인금액 증가율은 지난해 2분기 3.7%에서 올해 1분기 7.2%, 2분기 7.6%로 3분기 연속 오르며 뚜렷한 상승 흐름을 이어갔다.
증가세의 핵심은 반도체다. 반도체 수출 호조가 국내총소득(GDI) 증가로 이어지면서 가계의 소비 여력이 확대됐다. 기업들의 실적 개선도 고용과 임금 상승으로 이어져 민간 소비를 뒷받침했다. 소비자심리지수는 지난 4월 99.2에서 5월 106.1, 6월 106.6으로 두 달 연속 상승하며 기준선인 100을 웃돌았다. 반도체가 수출 지표를 넘어 내수 소비까지 움직인 것이다.
온라인 소비도 카드 승인 실적을 뒷받침했다. 음식료품과 배달서비스를 중심으로 온라인 쇼핑 거래가 꾸준히 늘었고, 숙박과 외식 관련 소비도 회복세를 보였다. 반면 항공권과 여행상품 결제는 중동 지역 긴장 고조와 유류할증료 인상 등의 영향으로 운수업 카드 승인금액이 전년 동기보다 8.3% 감소했다. 해외여행 수요가 살아나면서도 항공권 가격 부담이 커진 아이러니한 구도다.
물가와 유가 상승이 승인금액 확대에 영향을 미쳤다는 점도 함께 봐야 한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4월 2.6%에서 6월 3.2%로 높아졌고, 같은 기간 휘발유와 경유 평균 가격도 각각 21.9%, 32.4% 올랐다. 소비량이 크게 늘지 않아도 같은 물건을 사는 데 드는 비용이 커지면서 카드 결제액도 함께 불어났다. 7.6% 증가의 이면에는 실질 소비 증가와 물가 효과가 섞여 있는 셈이다.
카드 종류별로는 신용카드 승인금액이 262조2000억원으로 6.3% 늘었고, 체크카드는 68조8000억원으로 8.3% 증가해 신용카드보다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법인카드 승인금액도 63조4000억원으로 8.7% 늘어 개인카드(7.4%)보다 빠른 증가세를 보였다. 소비밀접업종별로는 도매·소매업 5.9%, 숙박·음식점업 6.8%, 보건·사회복지서비스업 7.0% 등 전반적으로 소비 회복 흐름이 이어졌다.
여신금융협회는 향후에도 소비심리와 물가 흐름, 대외 변수 등이 카드 사용 증가세를 좌우할 것으로 내다봤다. 반도체가 끌어올린 소비 온기가 하반기에도 이어질지, 아니면 물가 부담이 다시 발목을 잡을지가 관건이다.
박금재 기자 financial@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