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나무 추가 지분 취득 결의까지…공개 투자액 단순 합산 7000억원 웃돌아
데이터·디지털지갑·토큰화·블록체인 인프라 아우르는 디지털 금융 생태계 구축
[녹색경제신문 = 나희재 기자] 한화투자증권이 글로벌 금융기관을 위한 블록체인망 ‘캔톤 네트워크(Canton Network)’ 운영사에 300억원을 투자하며 디지털자산 사업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국내 가상자산 거래 플랫폼부터 데이터, 디지털 지갑, 실물기반 토큰화 자산(RWA) 발행 인프라에 이르기까지 디지털 금융 밸류체인을 선점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화투자증권은 미국 블록체인 인프라 기업 디지털에셋홀딩스(Digital Asset Holdings LLC)에 약 300억원 규모의 전략적 투자를 완료했다.
디지털에셋은 미국 뉴욕에 본사를 둔 금융 특화 블록체인 기업으로, 골드만삭스와 미국예탁결제원(DTCC), 유로클리어, 홍콩거래소(HKEX), HSBC 등 글로벌 금융기관이 참여하는 캔톤 네트워크를 운영하고 있다. 캔톤 네트워크는 금융기관이 각자의 데이터와 거래 기밀을 유지하면서도 자산과 정보를 상호 연계할 수 있도록 설계된 개방형 블록체인 인프라다.
한화투자증권은 지난 4월 디지털에셋과 업무협약(MOU)을 체결한 데 이어 이번 지분 투자를 통해 협력 관계를 한 단계 끌어올렸다. 향후 캔톤 네트워크 생태계에 직접 참여해 글로벌 금융기관들과 RWA와 토큰증권, 디지털자산 거래 및 결제 등 차세대 금융 서비스 분야에서 협력 기반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두나무에서 쟁글·크리서스까지…투자 범위 넓혀
이번 투자는 한화투자증권이 최근 잇달아 진행하고 있는 디지털자산 분야 전략적 투자의 연장선이다.
한화투자증권의 디지털자산 투자는 지난 2021년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 지분을 인수하면서 본격화됐다. 당시 두나무 주식 206만9450주를 약 583억원에 취득해 지분 6.2%를 확보했다. 회사는 투자 목적으로 ‘핀테크 성장세에 대응하기 위한 신기술 보유회사 중장기 투자’를 제시했다.
올해 5월에는 카카오인베스트먼트가 보유한 두나무 주식 136만1050주를 약 5978억원에 추가 취득하기로 결의했다. 거래가 마무리되면 한화투자증권의 두나무 지분율은 기존 5.94%에서 9.84%로 확대된다. 가상자산 거래소가 단순 매매 중개를 넘어 수탁과 정산, 기관 대상 서비스 등 복합 금융 인프라 사업자로 성장할 가능성에 선제적으로 투자한 것이다.
글로벌 디지털자산 기술 기업에 대한 투자도 이어졌다. 지난해부터 블랙록과 아폴로, KKR 등 글로벌 운용사의 토큰화 상품 인프라를 제공하는 미국 시큐리타이즈(Securitize)에 투자하며 RWA와 토큰증권 발행·관리 역량 확보에 나섰다. 구체적인 투자 규모는 공개되지 않았다.
올해 1월에는 블록체인 기반 디지털자산 데이터 플랫폼 쟁글(Xangle)에 100억원을 투자했다. 쟁글이 보유한 온체인 데이터와 글로벌 리서치 역량을 활용해 디지털자산 투자정보 제공과 데이터 분석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구상이다.
2월에는 미국 웹3(Web3) 인프라 기업 크리서스(Kresus)에 약 180억원을 투자했다. 크리서스는 개인 키를 여러 조각으로 분산해 관리하는 다자간연산(MPC) 보안 기술과 디지털 지갑, RWA 토큰화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다. 한화투자증권은 크리서스의 기술을 대고객 디지털자산 서비스와 자체 플랫폼에 적용할 계획이다.
두나무 추가 지분 취득 결의액을 포함해 한화투자증권이 외부에 공개한 디지털자산 관련 투자·취득 금액을 단순 합산하면 약 7141억원에 달한다. 투자액이 공개되지 않은 시큐리타이즈 투자까지 고려하면 실제 규모는 이보다 크다.
데이터부터 금융 블록체인망까지 ‘풀스택’ 구축
투자 대상의 역할도 서로 구분된다. 두나무가 디지털자산 거래와 이용자 접점을 담당한다면 쟁글은 데이터와 리서치, 크리서스는 디지털 지갑과 보안·토큰화 기술을 제공한다. 시큐리타이즈는 RWA와 토큰증권의 발행·관리 인프라를, 디지털에셋은 이들 금융 거래가 연결될 수 있는 기반 블록체인망을 담당하는 구조다.
이번 투자를 통해 한화투자증권은 개별 디지털자산 기업에 재무적으로 투자하는 수준을 넘어 데이터 수집과 자산 발굴, 토큰 발행, 지갑 보관, 거래·유통을 포괄하는 디지털 금융 생태계를 구축하게 됐다는 평가다.
특히 크리서스 역시 캔톤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토큰화 및 디지털 지갑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어 디지털에셋과의 협력이 본격화되면 기존 투자 기업 간 기술적 연계도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한화투자증권은 ‘글로벌 넘버원 RWA 허브(Global No.1 RWA Hub)’를 중장기 비전으로 제시하고 자체 디지털자산 플랫폼을 개발하고 있다. 향후 해외법인과 글로벌 파트너가 확보한 부동산·인프라 등 실물자산을 토큰화하고, 이를 여러 국가에서 유통할 수 있는 구조를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손종민 한화투자증권 미래전략실 전무는 “디지털에셋의 캔톤 네트워크 인프라와 독보적인 기술력은 한화투자증권의 디지털자산 플랫폼 고도화에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며 “글로벌 최고 수준의 기술 기업들과 협력해 디지털자산 전문 증권사로 도약하겠다”고 말했다.
나희재 기자 financial@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