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 24개월 전면 무료…DB·KB·한화·대신 '평생 우대'
"수수료보다 고객 자산"…연금·신용까지 노린 리테일 경쟁
[녹색경제신문 = 정수진 기자] 국내 증권사들의 주식 거래 수수료 경쟁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기존에는 3개월이나 6개월, 길어야 1년 수준이던 무료 이벤트가 최근 들어 2년 전면 무료는 물론 평생 우대 수수료로 확대되고 있다. 증시 활황으로 거래대금이 사상 최대 수준까지 불어나자 수수료 수익을 일부 포기하더라도 고객을 먼저 확보하려는 경쟁이 본격화되는 모습이다.
NH, 2년 전면 무료…중소형사도 평생 우대 '맞불'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국내 증시 일평균 거래대금은 90조원(코스피 72조7000억원·코스닥 17조3000억원)으로 전 분기보다 35.1% 증가하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6월 일평균 거래대금도 99조4000억원으로 100조원에 육박했다.
거래대금이 급증하자 증권사들의 수수료 경쟁도 한층 치열해지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곳은 NH투자증권이다. NH투자증권의 모바일플랫폼인 나무증권은 최근 신규·휴면 고객을 대상으로 국내주식 거래 수수료는 물론 유관기관 수수료까지 포함해 24개월 동안 전액 면제하는 이벤트를 시작했다.
우리투자증권도 출범 이후 리테일 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해 2027년 말까지 약 2년간 국내주식 온라인 거래 수수료 무료 정책을 운영하고 있다.
메리츠증권은 2024년 11월 선보인 '슈퍼365' 계좌를 통해 국내외 주식 거래와 환전 수수료를 2026년 말까지 무료로 제공하며 장기 무료 경쟁에 먼저 뛰어들었다.
중소형 증권사들도 경쟁에 가세하고 있다.
DB증권은 신규 고객을 대상으로 유관기관 수수료까지 포함한 국내주식 거래 수수료를 2028년 말까지 월 약정 3억원 한도 내에서 전액 면제한다. 이후에도 평생 우대 수수료를 적용한다.
한화투자증권도 비대면 계좌 개설 고객에게 국내주식 평생 우대 수수료와 거래지원금을 제공하고 있다.
대형사들도 평생 우대 혜택을 확대하는 모습이다. KB증권과 대신증권은 신규 고객을 대상으로 평생 우대 수수료를 적용하는 이벤트를 운영 중이다.
신용·연금·금융상품까지 연결…리테일 확보 위한 출혈 경쟁
업계에서는 이 같은 경쟁의 배경으로 리테일 고객 확보를 꼽는다.
대형 증권사 관계자는 "최근 거래대금이 크게 늘었고 고객들의 계좌 이동도 활발해졌다"며 "장기간 무료 수수료를 제공하는 것은 고객을 장기간 자사에 묶어두기 위한 전략"이라고 말했다. 이어 "수수료를 면제하면 단기적으로는 출혈일 수 있지만 고객 자산을 확보하는 것이 더 큰 이익이라고 판단하기 때문에 가능한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증권사 입장에서는 고객이 계좌를 옮기면 단순히 주식 거래만 늘어나는 것이 아니다. 신용공여를 비롯해 연금, 금융상품 판매 등 다양한 수익 사업으로 연결될 가능성이 커진다.
일각에서는 이 같은 경쟁이 결국 대형사 중심의 '치킨게임'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무료 수수료 이벤트는 신규 고객 유치 효과는 있지만 그만큼 수익성 부담도 커질 수밖에 없다. 자본력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중소형사는 장기간 무료 정책을 유지하기 쉽지 않은 반면, 대형사는 수수료 손실을 다른 사업 부문에서 만회할 여력이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수수료 무료 경쟁이 단순한 마케팅을 넘어 고객 자산을 선점하기 위한 장기전으로 옮겨가면서, 자본력을 앞세운 대형사 중심의 리테일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정수진 기자 insight@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