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개 중 8개 실패'...스팩 시장 바늘구멍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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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개 중 8개 실패'...스팩 시장 바늘구멍 됐다
  • 정수진 기자
  • 승인 2026.06.24 18: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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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스팩 22개 중 5개만 합병…성공률 20%대 그쳐
유안타·교보·신한·DB 등 합병 무산 사례 잇따라
IPO 침체·심사 강화에 합병 대상 찾기 난항
2026년 스팩 상장폐지·합병 현황.[출처=한국거래소(KRX)]
2026년 스팩 상장폐지·합병 현황.[출처=한국거래소(KRX)]

[녹색경제신문 = 정수진 기자] 2025년 스팩(SPAC·기업인수목적회사) 합병 성공률이 38.5%까지 떨어진 데 이어 올해도 합병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올해 들어 합병에 성공한 스팩은 22개 중 5개에 그쳤고, 나머지는 상장폐지·청산 또는 관리종목으로 분류됐다. 업계에서는 기업공개(IPO) 시장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스팩 역시 합병 대상을 찾기 어려운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보고 있다.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총 22개 스팩 가운데 합병에 성공한 곳은 5곳으로, 단순 비율로는 약 22.7%에 그쳤다.

앞서 금융감독원이 최근 5년간 스팩 상장 및 합병 현황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2025년 스팩 합병 성공률은 38.5%로 집계됐다. 2021년 65.2%, 2022년 65.4%, 2023년 69.2%, 2024년 68.0% 등 최근 수년간 60%대를 유지했던 것과 비교하면 큰 폭으로 하락한 수치다.

유안타제12호스팩, KB제25호스팩, 하이제8호스팩, 하나29호스팩, 교보14호스팩, 에스케이증권제9호스팩, 유안타제14호스팩, 에스케이증권제10호스팩, 한국제12호스팩 등은 상장예비심사신청서를 제출하지 못해 상장폐지되거나 청산 절차에 들어갔다.

실제 합병 실패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교보증권이 상장한 '교보16호스팩'은 에스케이팩과의 합병에 실패했고, 신한투자증권의 '신한제12호스팩'은 무아스와의 합병이 무산됐다. DB증권의 'DB금융스팩12호' 역시 케이솔루션과의 합병을 흡수합병 결정을 철회한 것으로 알려져있다.

반면 신규 상장은 늘고 있다. 올해 상반기 상장한 스팩은 9개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3개와 비교하면 3배 수준이다.

업계에서는 최근 청산 증가가 2022~2023년 스팩 대량 상장의 후유증이라고 보고 있다. 당시 IPO 시장이 둔화되면서 증권사들이 직상장의 대안으로 스팩 상장을 적극 추진했기 때문이다.

스팩은 비상장 기업과 합병해 우회상장하는 구조다. 증권사 입장에서는 IPO 시장이 위축되더라도 기업 발굴과 영업을 이어갈 수 있는 수단으로 활용돼 왔다. 실제 2022~2023년에는 스팩 시장이 활황을 보이며 다수의 증권사가 신규 스팩 상장에 나섰다.

문제는 상장 이후다. 스팩은 통상 3년 안에 합병 대상을 찾지 못하면 청산된다. 최근 청산 사례가 집중되는 것도 2022~2023년 상장 물량의 만기가 도래한 영향이 크다.

합병 환경도 이전보다 녹록지 않다. IPO 시장 부진이 장기화된 데다 한국거래소의 상장 심사 기조가 강화되면서 합병 대상 기업 확보가 어려워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상장을 추진하는 기업 자체가 줄어든 상황에서 스팩이 경쟁적으로 합병 대상을 찾고 있다는 것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2022~2023년 IPO 시장이 어려워지면서 스팩을 대안으로 적극 활용했지만 지금은 합병할 회사를 찾는 것이 더 어려운 상황"이라며 "최근 청산이 늘어난 것은 당시 대량 상장 물량이 만기를 맞은 영향이 크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예전에는 스팩을 상장시키는 것이 중요했다면 지금은 합병 성사 여부가 더 중요한 시장이 됐다"며 "상장 수는 늘고 있지만 합병 성공률은 오히려 떨어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정수진 기자  insight@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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