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멜레온 원천 기술 누구 것?...클로봇vs나비프라 법정공방, 유증 변수 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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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멜레온 원천 기술 누구 것?...클로봇vs나비프라 법정공방, 유증 변수 부상
  • 김지윤 기자
  • 승인 2026.06.23 10: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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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로봇 핵심 자율주행 SW 놓고 저작권 분쟁…35억 손배소 본격화
주가 하락에 유증 발행가액 압박…DLS 인수 자금 조달 계획도 관심

[녹색경제신문 = 김지윤 기자] 클로봇이 200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추진하는 가운데 경쟁사인 나비프라와의 35억원 규모 저작권 침해 소송이 새롭게 불거졌다. 기술특례 상장 기업의 핵심 자산인 소프트웨어를 둘러싼 법적 분쟁이 수면 위로 드러나면서 투자심리가 위축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주가가 신주 예정 발행가를 밑돌고 있는 만큼 향후 유상증자 최종 조달 규모가 축소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2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클로봇은 최근 제출한 정정 증권신고서를 통해 주식회사 나비프라가 올해 5월 제기한 저작권 침해금지 및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신규 투자위험 요소로 반영했다. 청구 금액은 35억원이다.

손배소 규모를 넘어 소송 쟁점이 클로봇의 대표 자율주행 소프트웨어인 '카멜레온(Chameleon)'이라는 점에서 시장은 이번 판결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카멜레온은 자율주행 모바일 로봇(AMR)의 위치 인식과 경로 계획, 장애물 회피 등을 수행하는 핵심 소프트웨어로, 클로봇이 상장 과정에서 경쟁력으로 내세운 주요 기술 자산 중 하나다. 

나비프라 측은 해당 기술의 원천 저작권이 나비프라에 있다며, 저작권 침해를 주장했다. 나비프라는 물류·서비스 로봇용 자율주행 소프트웨어와 관제 시스템을 개발하는 기업으로 클로봇과 사업 영역이 상당 부분 겹치는 경쟁사 관계다. 

나비프라 관계자는 "이번 소송은 클로봇의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카멜레온'을 대상으로 한 저작권 침해 소송"이라며 "카멜레온의 기반이 된 기술은 클로봇이 설립되기 이전인 2000년대에 박중태 나비프라 대표이사가 고려대학교 지능로봇연구실에서 연구·개발한 KUNS(Korea University Navigation Software)에서 출발한 것으로, 나비프라는 해당 저작권을 보유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번 소송은 카멜레온이 이 KUNS 저작물에서 파생됐다는 점을 다투는 것이 핵심이고, 충분한 기술적·법적 근거를 갖고 이번 소송을 제기했다"고 말했다.

클로봇 증권신고서 수정안에 나비프라와의 소송 내용이 추가됐다. (사진=전자공시 캡쳐)

특히 이번 분쟁은 과거부터 이어져 온 양사 간 저작권 다툼의 연장선상에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클로봇은 지난 2023년 퇴사 직원들의 영업비밀 유출 및 저작권 침해 의혹과 관련해 나비프라에 형사고소를 진행한 바 있으며 현재 관련 수사가 진행 중이다. 이런 상황에서 나비프라가 역으로 클로봇을 상대로 저작권 침해 민사소송을 제기하면서 양사의 갈등이 법정 공방으로 확대되는 양상이다.

클로봇은 나비프라가 문제 삼고 있는 프로그램이 과거 버전에 국한돼 있어 설령 패소하더라도 현재 주력 사업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시장에서는 우려를 반영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22일 종가 기준으로 클로봇의 주가는 3만3000원 대로, 최근 3개월간 35% 이상 하락했다. 5월 중순 이후 주가가 4만원 선에서 소폭 반등하다가 나비프라와의 소송 이슈가 알려지면서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다. 23일 오전 역시 전일 대비 4% 가량 빠진 3만1750원대를 기록하고 있다. 

클로봇의 핵심 사업이 로봇 자율주행 소프트웨어와 관제 플랫폼에 집중돼 있는 만큼, 관련 저작권 분쟁은 단순 배상 규모를 넘어 기업 신뢰도와 기술력 평가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대규모 유상증자에 따른 희석 우려와 두산로지스틱스솔루션(DLS) 인수 부담에 더해 신규 소송 리스크까지 부각되면서 투자심리가 지속적으로 위축되는 양상이다. 1차 발행가액은 내달 2일, 2차 발행가액은 8월 10일 산정되는데, 주가 하락이 지속되면 최종발행가액이 기존 2000억원 규모에서 축소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회사는 모집 금액이 감소하더라도 인수 자금은 우선 집행하고 부족분은 자체 자금으로 충당한다는 방침이다. 클로봇은 이번 유상증자를 통해 조달한 자금 가운데 1158억원을 DLS 인수에 사용할 계획이다. 최근 정정 증권신고서를 통해 인수 구조를 변경했지만, DLS 인수 자금은 여전히 최우선 사용처로 유지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35억원이라는 금액 자체보다 핵심 소프트웨어를 둘러싼 법적 분쟁이 공식화됐다는 점이 부담"이라며 "유상증자를 앞둔 상황에서 투자자들이 리스크 요인을 더욱 민감하게 바라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윤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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