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자비용 9% 감소가 이자이익 개선 뒷받침...중금채 비용 축소 효과
창구조달 줄이고 시장조달 늘리며 중금채 조달단가↓
다만 총수신 내 중금채 비중은 50%로 ↑...높은 의존도는 여전해
금리 상승기엔 신규 발행·차환 부담 확대 가능...수익성 방어 변수로 부상
[녹색경제신문 = 이준성 기자] 기업은행이 올해 1분기 조달비용 절감에 힘입어 이자이익을 끌어올렸다. 중소기업금융채권(중금채) 조달 방식을 조정해 이자비용을 줄인 것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다만 일각에서는 중금채 중심의 조달 구조가 되레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기준금리 인상 및 시장금리 상승 국면에서는 높은 중금채 의존도가 조달비용 확대 압력을 키워 수익성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설명이다.
17일 <녹색경제신문>의 취재를 종합하면 올해 1분기 기업은행의 별도 기준 당기순이익은 6663억원으로 전년 동기(7604억원) 대비 12.4% 줄었다. 역대 최대 규모였던 지난해 1분기 실적의 역기저효과와 중동전쟁에 따른 환율 변수 등이 순익 감소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게 기업은행의 분석이다.
그러나 순이익과 달리 핵심 수익원인 이자이익은 개선됐다. 같은 기간 기업은행의 이자이익은 1조7833억원에서 1조8508억원으로 3.8% 늘었다. 조달비용 감축 효과가 이자이익 증가를 뒷받침한 것으로 풀이된다. 올 1분기 기업은행의 이자비용은 2조1258억원으로 전년 동기(2조3370억원) 대비 9% 감소했다.
조달비용 절감에는 중금채 이자비용 축소가 큰 영향을 미쳤다. 이 기간 기업은행의 중금채 이자비용은 1조8872억원에서 1조7064억원으로 9.6% 줄었다. 전체 이자비용 감소분의 약 85.6%가 중금채 이자비용에서 나온 셈이다. 중금채는 일반 은행채와 달리 중소기업은행법에 근거해 발행되는 정책금융 성격의 조달 수단으로, 기업은행 수신 구조에서 예금과 함께 핵심 재원 역할을 한다.
이처럼 중금채 이자비용이 줄어든 배경에는 중금채 조달 방식이 달라졌다는 점이 자리한다. 최근 1년간 기업은행은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창구조달 중금채 비중을 줄이는 대신 금리가 낮은 시장조달 중금채 비중을 확대했다. 올해 1분기 말 기준 1년 만기 중금채 가중평균 금리는 창구조달이 2.99%, 시장조달이 2.83%였다.
구체적으로 보면 수신 중 창구조달 중금채 비중은 지난해 1분기 말 32%에서 올해 1분기 말 29.6%로 낮아졌다. 반면 시장조달 중금채 비중은 같은 기간 25.7%에서 29.3%로 높아졌다.
다만 기업은행은 그간 지적받아온 높은 중금채 의존도를 낮추지는 못했다. 올해 1분기 말 기업은행의 중금채 발행 잔액은 189조8860억원으로 전년 동기(179조1400억원)보다 6% 늘었으며, 총수신 내 중금채 비중도 49.5%에서 50%로 0.5%포인트(p) 오히려 상승했다.
문제는 중금채가 요구불예금 등 저원가성 예금과 달리 발행·차환 시점의 시장금리와 투자수요에 따라 조달단가가 달라지는 시장성 조달 재원이라는 점이다. 기준금리 인상이나 채권금리 상승 국면에서는 신규 발행·만기 차환분을 중심으로 조달비용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얘기다. 업계 일부에서 향후 금리 상승기에 기업은행이 수익성 방어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는 이유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물론 금리 인상기에 대출금리가 함께 오르면 조달비용 상승분은 일정 부분 상쇄될 수 있다"면서도 "기업은행은 중소기업·소상공인 금융지원이라는 정책적 역할이 큰 은행이라 금리 상승분을 대출금리에 온전히 반영하기 어렵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또 대출자산이 성장하더라도 조달비용이 다시 커질 경우 이자이익 방어 효과는 제한적일 수 있다"며 "결국 금리 변동성이 맞물리는 국면에서는 중금채 발행 규모와 조달단가 등을 얼마나 안정적으로 관리하느냐가 기업은행의 수익성을 가를 중요 변수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또 다른 은행권 관계자도 "금리가 올랐다고 해서 고정금리로 이미 발행된 중금채의 이자율이 곧바로 바뀌는 것은 아니지만, 만기 도래 물량을 다시 조달할 때는 당시 시장금리를 반영해야 한다"며 "중금채 잔액이 클수록 금리 상승기에 차환 부담이 수익성에 미치는 영향도 커질 수 있다는 뜻"이라고 전했다.
이준성 기자 financial@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