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행 여부로 피지컬AI 투자심리 가늠···주가 변동성은 유의해야
[녹색경제신문 = 김지윤 기자] 최근 국내 증시를 달구고 있는 '피지컬AI' 열기가 기업공개(IPO) 시장으로 확산될지 이목이 쏠린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방한 기간 한국 기업들과의 로보틱스 협력을 강조한 데 이어 골드만삭스가 한국을 차세대 휴머노이드 공급망의 핵심 국가로 지목하면서 관련 종목들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골드만삭스가 지난주 발간한 로보틱스 보고서에서 한국을 휴머노이드 공급망의 핵심 국가로 평가한 이후 HL만도가 상한가를 기록했고, 현대모비스와 현대오토에버, 로보티즈, 레인보우로보틱스 등 관련 종목들도 일제히 강세를 나타냈다.
이 같은 분위기 속에서 이번 주 IPO 시장에는 피지컬AI 밸류체인을 구성하는 기업들이 잇따라 투자자 검증대에 오른다. AI 비전 기술부터 로봇 운영 플랫폼, 첨단 제조 장비까지 각기 다른 영역에 위치한 기업들이 동시에 시장 평가를 받는다는 점에서 주목도가 높다.
우선 주목을 받는 기업은 스트라드비젼이다. 스트라드비젼은 AI 기반 자율주행 비전 인식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기업으로 기관 수요예측을 9~15일 진행한 뒤 18~19일 일반청약에 나선다. 희망 공모가 밴드는 1만2000~1만4000원이며 공모 규모는 최대 980억원, 상장 후 예상 시가총액은 최대 7400억원 규모다.
스트라드비젼은 전통적으로 자율주행 기업으로 분류되지만 최근 피지컬AI 밸류체인 기업으로 재평가되고 있다. 휴머노이드 로봇과 자율주행차는 형태는 다르지만 카메라와 센서를 통해 외부 환경을 인지하는 비전 AI 기술이 핵심이라는 점에서 스트라드비젼 기술이 공통 적용된다.
지난 12일 기업설명회에서 김준환 스트라드비젼 대표는 "피지컬AI 기반으로 신사업으로 로보틱스 분야를 보고 있다"면서 "자율주행과 로보틱는 기술적으로 유사해, 데이터만 최적화하면 기존 기술로 적용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빅웨이브로보틱스는 보다 직접적인 피지컬AI 수혜주로 꼽힌다. 회사는 로봇 플랫폼 '마로솔(MAROSOL)'과 통합 관제 솔루션 '솔링크(SOLlink)'를 운영하고 있다. 기관 수요예측은 11~17일, 일반청약은 19~22일 진행된다. 희망 공모가 밴드는 2만2000~2만7000원이며 상장 후 예상 시가총액은 최대 2890억원 수준이다.
최근 글로벌 로봇 산업이 단순 하드웨어 경쟁에서 플랫폼과 운영 소프트웨어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점도 투자 포인트로 꼽힌다. 휴머노이드 자체보다 다양한 로봇을 연결하고 운영하는 플랫폼 가치가 높아질 수 있다는 기대가 반영되는 분위기다.
한 로보틱스 업계 관계자는 "하드웨어는 중국, 범용 AI 모델은 미국이 장악하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이 상대적으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분야는 로보틱스 소프트웨어와 운영 플랫폼"이라며 "향후 로봇 보급이 늘어날수록 이를 통합 관리하는 플랫폼의 중요성도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져스텍도 같은 시기 투자자들의 평가를 받는다. 져스텍은 초정밀 모션제어 기술을 기반으로 반도체·디스플레이 장비용 솔루션을 공급하는 기업으로 18~19일 일반청약을 진행한다. 직접적인 피지컬AI 기업은 아니지만 AI와 로봇 산업 확대에 따른 첨단 제조설비 투자 증가의 수혜 가능성이 거론된다.
업계에서는 스트라드비젼이 '인지', 빅웨이브로보틱스가 '운영', 져스텍이 '제조 인프라'를 담당하는 형태로 각각 피지컬AI 생태계 내 다른 위치에 자리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세 기업의 IPO 결과를 통해 시장이 피지컬AI 밸류체인 전반에 얼마나 높은 가치를 부여하는지 확인할 수 있다는 의미다.
다만 피지컬AI 기대감만으로 흥행을 장담하기는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최근 IPO 시장에서는 기술특례 상장 기업들에 대한 옥석 가리기가 강화되고 있으며 기관투자가들도 성장 스토리뿐 아니라 실적 가시성과 사업 모델의 현실성까지 꼼꼼하게 검증하는 분위기다.
특히 이번에 상장에 나서는 기업들 역시 대부분 성장 단계에 있는 기술 기업들이다. 스트라드비젼은 글로벌 완성차 고객사를 확보했지만 아직 적자 구조를 벗어나지 못했고, 빅웨이브로보틱스 역시 플랫폼 사업의 확장성을 증명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실제로 올해 4월 상장한 코스모로보틱스와 5월 상장한 마키나락스는 상장 직후 피지컬AI 대표 수혜주로 주목받으며 공모가를 크게 웃도는 주가 흐름을 보였지만 이후 차익실현 매물과 실적 검증 국면에 접어들면서 상승폭을 대부분 반납했다. 현재는 공모가를 밑돌거나 공모가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로보틱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프로젝트 자체가 많아졌고, 국내 기업에 수주 기회도 늘어난 것은 맞지만 중국 기업과의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에 수익성 확보는 아직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규모의 경제를 통해 안정적인 매출 구조를 구축하는데에 시간이 필요하고, 이 기간동안 주가 변동성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김지윤 기자 lycaon@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