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원만 넘기면 끝?…상폐 강화 앞두고 코스피·코스닥 284곳 ‘위험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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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원만 넘기면 끝?…상폐 강화 앞두고 코스피·코스닥 284곳 ‘위험권’
  • 한순구 기자
  • 승인 2026.06.15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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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KRX 전종목 시세 분석…코스피 74곳·코스닥 210곳 잠재 위험군
내년 기준 적용 땐 472곳으로 확대…코스피도 예외 아냐
에넥스, 주가 1426원에도 시총 171억원 그쳐
상지건설은 기준 넘겼지만 유증·CB·테마주 리스크 점검대
기사 내용을 바탕으로 AI를 통해 제작된 일러스트. 챗GPT 생성 이미지
기사 내용을 바탕으로 AI를 통해 제작된 일러스트. 챗GPT 생성 이미지

 

[녹색경제신문 = 한순구 기자]

금융당국의 상장폐지 기준 강화 시행이 보름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코스피와 코스닥 상장사 284곳이 잠재 위험권에 들어온 것으로 나타났다. 주가 1000원 미만 ‘동전주’뿐 아니라 시가총액 기준에 미달하는 저시총 기업까지 합산한 수치다.

본지가 15일 오전 8시54분 기준 한국거래소 전종목 시세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오는 7월부터 적용되는 상장폐지 기준상 잠재 위험군은 코스피 74곳, 코스닥 210곳으로 집계됐다. 이번 분석은 코스피 우선주, 코스닥 스팩과 우선주, 코넥스 종목을 제외하고 산출했다. 코스닥 글로벌 종목은 코스닥에 포함했다.

내년 1월부터 적용될 강화 기준을 대입하면 위험군은 더 늘어난다. 코스피 116곳, 코스닥 356곳 등 총 472곳이 주가 또는 시가총액 기준상 잠재 위험권에 들어온다. 당장 상장폐지가 확정된다는 의미는 아니지만, 하반기부터 저가·저시총 기업을 둘러싼 상장 유지 부담은 커질 전망이다.

금융위원회와 한국거래소는 오는 7월 1일부터 상장폐지 기준을 강화한다. 코스피 상장사의 시가총액 기준은 300억원, 코스닥 상장사는 200억원으로 높아진다. 내년 1월부터는 각각 코스피 500억원, 코스닥 300억원으로 추가 상향된다. 주가 1000원 미만 동전주 요건도 새로 적용된다.

시가총액이나 주가 기준을 30거래일 연속 충족하지 못하면 관리종목으로 지정된다. 이후 90거래일 동안 연속 45거래일 이상 기준을 회복하지 못하면 상장폐지 절차에 들어간다. 단기 주가 부양이나 일시적 시가총액 회복만으로 규제를 피하기 어렵게 한 구조다.


코스닥만의 문제 아니다…코스피도 74곳 영향권

15일 KRX 전종목 시세 기준 코스피 보통주 836개 가운데 7월 기준 잠재 위험군은 74곳으로 집계됐다. 주가 1000원 미만 동전주는 39곳, 시가총액 300억원 미만 기업은 43곳이었다. 이 가운데 주가 1000원 미만이면서 시가총액 300억원에도 미달하는 종목은 8곳이었다.

내년 1월 코스피 시가총액 기준이 500억원으로 높아지면 위험군은 116곳으로 확대된다. 코스피 보통주 가운데 시가총액 500억원 미만 기업은 102곳이었다. 주가 기준과 시총 기준을 동시에 감안하면 코스피에서도 상장 유지 부담이 적지 않은 셈이다.

코스피 저시총 종목 중에는 동전주가 아니어도 시가총액 기준에 걸리는 사례가 많았다. 에넥스, SHD, 비비안, 윌비스, 태원물산, 주연테크, 아센디오 등은 주가가 1000원을 넘지만 시가총액은 300억원에 미치지 못했다.

반대로 일정실업, 다이나믹디자인, KC그린홀딩스 등은 주가와 시가총액 모두에서 부담이 있는 종목으로 분류됐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동전주 규정 때문에 시장의 관심이 1000원 방어에 쏠려 있지만, 코스피에서는 시가총액 기준이 더 직접적인 변수가 될 수 있다”며 “주가가 1000원을 넘어도 시총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면 관리종목 리스크가 남는다”고 말했다.


코스닥 잠재 위험군 210곳…동전주 137곳

코스닥에서는 위험군이 더 넓게 형성됐다. 15일 KRX 전종목 시세 기준 스팩과 우선주를 제외한 코스닥 보통주 1744개 가운데 7월 기준 잠재 위험군은 210곳이었다.

주가 1000원 미만 동전주는 137곳으로 집계됐다. 시가총액 200억원 미만 기업은 114곳이었다. 두 요건에 모두 해당하는 종목은 41곳이었다. 내년 1월부터 코스닥 시가총액 기준이 300억원으로 올라가면 잠재 위험군은 356곳으로 늘어난다. 시가총액 300억원 미만 기업만 289곳에 달했다.

코스닥 저가주 중에서는 오가닉티코스메틱이 91원으로 가장 낮은 가격대에 머물렀다. 썸에이지는 121원, 메이슨캐피탈은 136원, 에스아이리소스는 178원, KD는 205원, 이렘은 209원이었다. 제이케이시냅스, 소노스퀘어, 위지윅스튜디오, 아이톡시, 스코넥, 플루토스, 텔콘RF제약, CSA 코스믹 등도 1000원 미만 동전주 구간에 포함됐다.

시가총액 기준으로는 아이톡시, 더테크놀로지, 캐리, KD, 아이엠, 스코넥 등이 100억원 미만에 머물렀다. 일부 종목은 관리종목 또는 투자주의환기종목으로 분류돼 있어 가격·시총 부담에 시장 관리 리스크까지 겹친 상태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코스닥은 동전주와 저시총 기업이 겹치는 경우가 많다”며 “7월 이후에는 단순히 주가가 낮은 종목뿐 아니라 시총 회복 가능성과 재무 구조까지 함께 보는 투자자들이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1000원 방어만으로는 부족…시총 방어선 따로 있다

이번 기준 강화의 핵심은 주가와 시가총액을 동시에 본다는 점이다. 주가가 1000원을 넘더라도 시가총액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면 관리종목 지정 위험이 남는다. 반대로 시가총액이 일정 수준을 넘더라도 주가가 1000원 미만 상태로 지속되면 동전주 요건에 걸릴 수 있다.

본지가 15일 KRX 전종목 시세 자료를 토대로 상장주식수 구조를 분석한 결과, 코스피 보통주 836개 가운데 상장주식수가 3000만주 미만인 종목은 413개였다. 주가가 1000원일 때 시가총액 300억원을 맞추려면 상장주식수가 최소 3000만주 필요하다. 상장주식수가 이보다 적은 기업은 주가 1000원을 넘어도 코스피 300억원 기준을 채우지 못할 수 있다.

내년 기준을 적용하면 부담은 더 커진다. 코스피 시가총액 500억원을 주가 1000원으로 맞추려면 상장주식수가 5000만주 이상이어야 한다. 코스피 보통주 가운데 상장주식수 5000만주 미만 종목은 574개로 집계됐다.

코스닥도 마찬가지다. 코스닥 7월 시가총액 기준 200억원을 주가 1000원으로 맞추려면 상장주식수가 2000만주 이상이어야 한다. 스팩과 우선주를 제외한 코스닥 보통주 가운데 상장주식수 2000만주 미만 종목은 971개였다. 내년 300억원 기준을 주가 1000원으로 맞추려면 상장주식수 3000만주가 필요한데, 이에 미달하는 코스닥 종목은 1253개였다.

시장에서는 이에 따라 동전주 탈피를 위한 주식병합이나 감자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표시 가격을 높이는 조치가 시가총액이나 기업가치 개선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에넥스, 주가 1426원에도 시총 171억원

코스피 상장사 가운데 에넥스는 이번 상장폐지 기준 강화가 단순 동전주 문제가 아니라는 점을 보여주는 사례다. 에넥스는 주가 기준으로는 1000원을 넘기고 있지만, 시가총액 기준에서는 부담이 남는다.

15일 KRX 전종목 시세 기준 에넥스의 종가는 1426원, 시가총액은 171억원이었다. 상장주식수는 1199만8328주다. 7월부터 적용될 코스피 시가총액 300억원 기준을 충족하려면 주가가 약 2500원 이상이어야 한다. 내년 1월부터 적용될 500억원 기준을 맞추려면 약 4167원 이상이 필요하다.

현재 주가 수준으로는 코스피 300억원 기준에도 미달한다. 주가 1000원을 넘겼다는 사실만으로 상장 유지 부담이 사라지지 않는 셈이다.

에넥스는 최근 본업인 가구업황 부진과 함께 신사업 전환 기대를 동시에 안고 있다. 회사는 생활솔루션 기업 전환과 바이오 관련 지분투자 등을 내세우고 있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신사업 홍보보다 실제 매출 회복과 영업현금흐름 개선, 시가총액 기준 회복 여부가 더 중요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코스피 기업이라고 해서 이번 상폐 기준 강화에서 자유로운 것은 아니다”며 “주가가 1000원을 넘더라도 시가총액 기준에 걸리는 기업은 하반기부터 상장 유지 전략을 고민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상지건설, 기준은 넘겼지만 유증·CB 리스크 부각

상지건설은 당장 시가총액 기준 미달 기업은 아니지만, 이번 제도 개편 이후 시장이 어떤 기업을 경계할지를 보여주는 사례로 거론된다. 상장폐지 기준 강화가 가격과 시가총액뿐 아니라 상장사 자금조달 구조와 투자자 신뢰 문제로 확산될 수 있기 때문이다.

15일 KRX 전종목 시세 기준 상지건설의 종가는 7210원, 시가총액은 492억원이었다. 상장주식수는 682만8712주다. 코스닥 7월 시가총액 200억원 기준을 충족하려면 주가가 약 2929원 이상이면 된다. 내년 1월 적용될 300억원 기준은 약 4393원이다.

현재 주가와 시가총액만 보면 상지건설은 동전주 퇴출이나 시총 기준 미달 기업은 아니다. 다만 문제는 자금조달 구조와 투자자 신뢰다. 상지건설은 지난해 주주우선공모 유상증자에서 전체 청약률이 11%대에 그쳤고, 1년 만에 다시 약 187억원 규모의 주주우선공모 유상증자를 추진하고 있다. 이번 유증 자금도 전액 운영자금으로 제시됐다.

회사 주가는 정치 테마주로 거론되며 한때 급등했지만 이후 급락했다. 자기 전환사채 매각과 관련한 외부 조사 가능성도 증권신고서에 기재됐다. 상지건설은 증권신고서에서 테마주 급등, 자기CB 매각, 전환청구, 유증 진행 등 일련의 사건과 관련해 현재까지 관계기관의 조사나 수사 통지를 받은 사실은 없다고 밝혔다. 다만 향후 금융감독원, 한국거래소, 수사기관 등 관계기관의 외부 조사가 이뤄질 수 있고 조사 결과에 따라 회사 또는 관련자가 제재를 받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기재했다.

상지건설은 지난해 착공 신고를 완료한 ‘상지카일룸 에스칼라’에 이번 유증자금 전액을 투입할 예정이다. 해당 사업은 자회사 카일룸도산이 시행사로 참여하는 강남구 논현동 복합개발사업이다. 상지건설은 조달 자금을 카일룸도산에 대여한 뒤 개발사업 운영비로 사용할 계획이다. 카일룸도산이 받은 브릿지론 대출잔액의 이자 비용 일부도 상지건설이 부담할 예정이다.

시장에서는 이 같은 기업을 단순 동전주와 구분해 ‘상장 지위 의존형 기업’으로 봐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주가나 시가총액 기준을 당장 충족하더라도 반복적인 유상증자와 전환사채 발행, 테마주 급등락, 자회사 지원성 자금 사용, 기존 주주 희석 가능성 등을 함께 봐야 한다는 설명이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상장폐지 기준 강화는 1000원 미만 주식만의 문제가 아니라 상장사로서 시장 신뢰를 유지할 수 있느냐의 문제”라며 “테마성 급등락 이후 유상증자나 메자닌 조달을 반복하는 기업은 가격 기준을 충족하더라도 투자자 보호 관점에서 점검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주식병합만으로는 한계…시총 기준은 그대로

상장사들의 가장 흔한 대응은 주식병합이다. 여러 주를 한 주로 합쳐 주당 가격을 높이는 방식이다. 예컨대 10주를 1주로 병합하면 이론상 주가는 10배가 된다. 그러나 회사의 매출, 이익, 현금흐름이 바뀌는 것은 아니다. 시가총액도 이론적으로는 변하지 않는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올해 1~5월 코스닥 상장사 159곳이 주식병합 결정을 공시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7곳과 비교하면 20배 이상 늘어난 규모다. 주주총회 부결 등을 제외하면 실제 병합을 추진 중이거나 완료한 기업은 153개사로 집계됐다.

그러나 효과는 제한적이었다. 병합을 추진한 기업 3곳 중 1곳은 여전히 주가 1000원 미만에 머물렀다. 주식병합 자체가 상장 유지의 충분조건은 아니라는 점이 드러난 셈이다.

금융당국도 병합·감자를 통한 형식적 회피를 막기 위한 장치를 마련했다. 최근 1년 이내 주식병합이나 감자를 실시한 기업이 동전주 관리종목으로 지정될 경우, 이후 90거래일 동안 추가 병합·감자가 제한된다. 또 동전주 관리종목 지정 이후 90거래일 동안 10대1을 초과하는 주식병합·감자도 금지된다.

한 코스닥 상장사 IR 관계자는 “동전주 퇴출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몇 달 안에 주가와 시총을 동시에 끌어올리기는 쉽지 않다”며 “병합이나 감자를 반복적으로 쓰기 어려워진 만큼 기업들은 실적 개선, 자본확충, 공시 대응을 함께 검토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반기 자본잠식도 변수…8월 이후 재무 리스크 부각

상장폐지 위험은 주가와 시가총액에만 그치지 않는다. 금융당국은 이번 개편안에 반기 기준 완전자본잠식을 상장 적격성 실질심사 요건으로 신설했다. 기존에는 연말 사업보고서 중심으로 판단했지만, 앞으로는 반기보고서 기준으로도 자본전액잠식 상태가 확인되면 심사 대상이 될 수 있다.

이 때문에 8월 중순 이후 반기보고서 제출 시점에는 주가·시총 기준 외에 재무 요건에 따른 상장 유지 리스크도 함께 부각될 전망이다. 특히 영업손실이 누적되고 유상증자와 CB 발행으로 버텨온 기업들은 반기 재무제표가 또 다른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이번 제도 개편을 계기로 상장 유지의 ‘질’을 따지는 흐름이 강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가격이 낮은 기업을 일괄적으로 몰아내는 조치라기보다, 상장사로서 최소한의 시장 신뢰와 사업 지속 가능성을 갖췄는지를 점검하는 절차에 가깝다는 설명이다.

다른 증권업계 관계자는 “앞으로는 1000원 방어보다 시가총액과 사업 지속 가능성을 함께 보는 흐름이 강해질 것”이라며 “상장사로서 최소한의 시장 신뢰를 보여주지 못하는 기업에는 투자자와 거래소의 눈높이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순구 기자  po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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