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가닉티코스메틱 91원·앱토크롬 153원·CSA 코스믹 280원
1000~1200원 턱걸이도 46개…시총 300억원 미만 233곳
주식병합으로 상폐 피하는 ‘가격 맞추기’도 규제 대상
“동전주 만든 최대주주·경영진 책임도 봐야” 지적
[녹색경제신문 = 한순구 기자]
코스닥 시장의 ‘동전주 퇴출’이 오는 7월 본격 시행을 앞두고 있다. 금융위원회가 상장폐지 기준 강화를 승인하면서 주가 1000원 미만 종목은 앞으로 상장 유지 여부를 따지는 생존 심사대에 오르게 된다.
본지가 한국거래소(KRX) 5월 27일 코스닥 전종목 시세 자료를 분석한 결과, 코스닥 1822개 종목 가운데 종가 기준 1000원 미만 동전주는 122개로 집계됐다. 전체 코스닥 종목의 약 6.7%다.
앞서 금융위원회가 상장규정 개정을 승인한 5월 13일 종가 기준으로는 국내 증시 전체 동전주가 210개, 이 가운데 코스닥 종목이 141개로 집계된 바 있다. 2주 사이 일부 종목의 가격 변동과 정리매매 진행 등이 반영되면서 27일 기준 코스닥 동전주는 122개로 줄었지만, 여전히 100개가 넘는 종목이 새 규정의 직접 영향권에 있는 셈이다.
가격 기준뿐 아니라 시가총액 기준도 부담이다. KRX 자료 분석 결과 SPAC을 제외한 코스닥 종목 중 시가총액 200억원 미만은 84개, 내년 1월부터 적용될 300억원 기준에 미달하는 종목은 233개였다. 1000원 미만이면서 시가총액 200억원 미만인 종목은 33개, 300억원 미만인 종목은 54개로 나타났다.
금융위가 승인한 개정안에 따르면 7월 1일부터 주가 1000원 미만 동전주가 상장폐지 요건으로 도입된다. 30거래일 연속 1000원 미만이면 관리종목으로 지정되고, 이후 90거래일 동안 45거래일 연속 1000원 이상을 회복하지 못하면 상장폐지 절차에 들어간다. 코스닥 시가총액 기준도 7월부터 200억원, 내년 1월부터 300억원으로 높아진다.
정리매매 종목보다 ‘앞으로 걸릴 종목’이 핵심
KRX 자료상 가장 낮은 가격은 비유테크놀러지였다. 5월 27일 종가는 12원이었다. 다만 비유테크놀러지는 감사의견 거절에 따른 상장폐지 결정으로 이미 정리매매가 진행 중인 종목이다. 이번 동전주 퇴출 제도가 새로 적용될 일반적인 사례와는 구분된다.
시장 관계자들이 주목하는 곳은 이미 퇴출 절차에 들어간 기업보다, 아직 상장 유지 상태에서 1000원 미만에 머물러 있는 종목들이다. 이들 기업은 7월 제도 시행 이후 가격 기준과 시가총액 기준을 동시에 점검받을 수 있다.
27일 기준 오가닉티코스메틱은 91원, 앱토크롬은 153원, 썸에이지는 169원이었다. KD는 205원, 메이슨캐피탈은 235원, 이렘은 238원, 에스아이리소스는 239원, CSA 코스믹은 280원으로 나타났다. 큐캐피탈은 293원, 아이톡시는 312원, 스코넥은 327원, 위지윅스튜디오는 330원, 소노스퀘어는 339원이었다.
이 가운데 KD, 아이톡시, 스코넥 등은 관리종목으로 표시돼 있었고, 앱토크롬과 이렘 등은 투자주의환기종목으로 분류돼 있었다. 반면 썸에이지, 메이슨캐피탈, 에스아이리소스, CSA 코스믹, 큐캐피탈, 위지윅스튜디오, 소노스퀘어 등은 관리종목이 아니더라도 가격 기준상 동전주 구간에 놓여 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이미 정리매매가 진행 중인 종목은 과거 부실의 결과로 봐야 한다”며 “이번 제도 개편의 핵심은 앞으로 상장 유지를 해야 하는 기업들이 1000원 기준과 시가총액 기준을 어떻게 맞출지에 있다”고 말했다.
1000원 턱걸이 46개…기준선 흔들리면 바로 영향권
1000원 미만 종목만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다. 1000원 이상 1200원 미만의 ‘턱걸이 구간’ 종목도 46개로 집계됐다. 주가 변동성이 큰 코스닥 특성상 이 구간 종목들은 단기간 하락으로 언제든 동전주 영역에 들어갈 수 있다.
이엠앤아이는 1004원, 티엔엔터테인먼트는 1006원, 셀루메드는 1009원, 강동씨앤엘은 1010원, 삼진엘앤디는 1012원이었다. 엔피케이는 1014원, 에이비프로바이오는 1025원, 정원엔시스는 1027원, 인터엠과 모아데이타는 각각 1030원에 거래를 마쳤다.
SDN은 1031원, 듀오백은 1040원, 누보는 1047원, 비투엔은 1051원, 와이즈버즈는 1063원, 유니슨은 1065원, 다산디엠씨는 1066원이었다. 대호특수강은 1077원, 유아이디와 압타머사이언스는 각각 1085원, 노을은 1086원, 카이노스메드는 1087원으로 나타났다.
이들 종목은 현재 기준으로는 동전주가 아니다. 그러나 7월 이후 1000원은 단순한 심리적 지지선이 아니라 상장 유지 기준선으로 작동한다. 주가가 1000원 아래로 내려가고 그 상태가 이어질 경우 관리종목 지정과 상장폐지 절차가 뒤따를 수 있다.
시총 300억원 미만 233곳…가격보다 규모가 먼저 걸릴 수도
시가총액 기준 강화도 코스닥 저가주에는 또 다른 부담이다. 올해 7월부터 코스닥 상장사는 시가총액 200억원 이상을 유지해야 한다. 내년 1월부터는 기준이 300억원으로 높아진다. 기준을 30거래일 연속 충족하지 못하면 관리종목으로 지정되고, 이후 회복하지 못하면 상장폐지 절차에 들어간다.
KRX 자료 분석 결과 SPAC을 제외한 코스닥 종목 중 시가총액 200억원 미만은 84개였다. 내년부터 적용될 300억원 기준에 미달하는 종목은 233개였다. 올해 기준보다 내년 기준에서 압박 대상이 크게 늘어나는 구조다.
동전주이면서 시가총액도 낮은 기업은 더 직접적인 위험권에 놓인다. 1000원 미만이면서 시가총액 200억원 미만인 종목은 33개였다. 300억원 미만까지 넓히면 54개로 늘어난다.
비유테크놀러지, KD, 아이톡시, 스코넥, 아이엠, 캐리, 투비소프트, 알파AI, 삼영이엔씨, 원풍물산, 삼보산업, 비케이홀딩스, 인베니아, 예선테크, 씨엑스아이, 프로브잇, 드래곤플라이, 노블엠앤비 등은 1000원 미만이면서 시가총액 200억원 미만에 머물렀다.
업계에서는 주가 기준과 시총 기준이 동시에 작동하면 단순히 가격만 낮은 기업보다 유동성, 자본 규모, 영업 지속성에 문제가 있는 기업들이 더 먼저 압박을 받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거래 멈춘 동전주 45개…유동성 리스크도 변수
동전주 가운데 27일 거래량이 0으로 표시된 종목도 45개였다. 오가닉티코스메틱, 앱토크롬, KD, 아이톡시, 스코넥, 큐캐피탈, 씨엑스아이, 아이엠, 노블엠앤비, 세종메디칼, EDGC 등이 포함됐다.
거래량이 없다는 것은 투자자가 빠져나가고 싶어도 원하는 가격에 매도하기 어렵다는 의미다. 가격이 낮고 유동성까지 마른 종목은 일부 매수·매도 주문만으로도 주가가 크게 흔들릴 수 있다.
금융당국이 동전주 요건을 신설한 배경에도 이런 구조가 있다. 낮은 주가, 낮은 시가총액, 낮은 유동성이 결합된 종목은 불공정거래나 테마성 매매에 활용될 가능성이 크다는 판단이다. 실제 개인투자자 사이에서는 100원대, 300원대 주식이 ‘싸 보이는 주식’으로 인식되지만, 시장에서는 낮은 가격 자체가 상장 유지 리스크의 신호로 해석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주식병합으로 ‘가격 맞추기’…우회 시도도 감시 대상
이번 개편에서 시장이 주목하는 또 다른 쟁점은 주식병합이다. 주식병합은 여러 주를 한 주로 합쳐 주당 가격을 높이는 방식이다. 예컨대 5주를 1주로 병합하면 이론상 주가는 5배로 오른다. 그러나 회사의 매출, 이익, 현금흐름이 개선되는 것은 아니다.
동전주 퇴출 논의가 본격화된 뒤 일부 저가주 기업들은 주식병합이나 감자를 통해 가격 기준을 맞추는 방안을 검토하거나 공시해 왔다. 문제는 이 방식이 기업가치 개선이 아니라 상장폐지 요건 회피 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다는 점이다.
금융당국도 이 같은 우회를 차단하기 위해 보완 장치를 넣었다. 병합 후 액면가 미만인 경우도 상장폐지 요건에 포함된다. 예컨대 액면가 500원, 주가 300원인 기업이 액면가를 2000원으로 병합해 주가를 1200원으로 끌어올려도, 병합 후 주가가 액면가 미만이면 상장폐지 대상에 포함될 수 있다.
최근 1년 이내 주식병합이나 감자를 한 기업이 동전주 관리종목으로 지정될 경우 이후 90거래일 동안 추가 병합·감자도 제한된다. 같은 기간 10대1을 초과하는 병합·감자 역시 금지된다. 이를 위반하면 즉시 상장폐지 사유가 될 수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주식병합 자체가 문제라기보다, 실적 개선 없이 가격만 올리는 방식이 반복될 경우 투자자 혼란이 커질 수 있다고 본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병합은 유통주식 수를 줄이고 가격 단위를 조정하는 조치일 뿐 기업가치를 높이는 조치는 아니다”며 “새 제도에서는 병합 이후에도 실적, 자본잠식 여부, 공시 리스크를 함께 봐야 한다”고 말했다.
최대주주·경영진 책임론도 부상
동전주 퇴출 논의가 단순히 종목 정리에 그쳐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시장에서는 일부 기업이 반복적인 유상증자와 전환사채 발행, 최대주주 변경, 신규 사업 공시 등을 통해 주가 변동성을 키운 뒤 결국 동전주 상태로 방치되는 사례가 적지 않다는 비판이 제기돼 왔다.
특히 고의적인 불공정거래나 시세조종, 허위·과장 공시가 동전주 전락 과정에 개입된 경우라면 기업 퇴출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해당 기업의 최대주주나 경영진에게 일정 기간 상장사 경영 참여를 제한하거나, 신규 상장사 인수·경영권 취득 과정에서 별도 심사를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한 자본시장 관계자는 “동전주가 된 기업을 상장폐지하는 것만으로는 같은 사람이 다른 상장사에서 비슷한 구조를 반복하는 것을 막기 어렵다”며 “고의적 불공정거래나 반복적인 자금조달로 투자자 피해를 키운 경영진과 최대주주에 대해서는 형사처벌뿐 아니라 시장 재진입 제한 장치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동전주 문제는 가격의 문제가 아니라 지배구조와 책임의 문제로 봐야 한다”며 “상장사 지위를 이용해 투자자 자금을 반복적으로 조달하면서도 경영 정상화에 실패한 경우라면, 거래소와 금융당국이 경영진 책임까지 함께 들여다봐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일률적인 자격 제한에는 신중론도 있다. 경영 실패와 고의적 불공정거래를 구분하지 않으면 정상적인 구조조정 기업이나 성장 과정에서 실패한 기업까지 과도하게 위축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단순한 주가 하락 기업이 아니라 불성실공시, 시세조종, 횡령·배임, 반복적 자금조달, 최대주주 변경 이력 등을 종합적으로 반영한 책임 심사 체계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1000원 기준도 낮다”…기준 강화론도 나온다
일각에서는 1000원 기준만으로는 코스닥 저가주 문제를 충분히 정리하기 어렵다는 의견도 나온다. 편의점 삼각김밥 한 개 가격도 1000원을 웃도는 상황에서, 상장사가 주당 1000원만 넘기면 동전주 규제를 피할 수 있다는 기준이 충분한지 따져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한 시장 관계자는 “1000원은 최소한의 기준일 뿐 저가주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기준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며 “상장사라면 일정 수준 이상의 가격과 시가총액, 유동성을 유지해야 한다는 점에서 향후 기준을 2000원 이상으로 높여야 한다는 논의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다만 기준을 급격히 높일 경우 정상적인 중소형 성장기업까지 부담을 받을 수 있다는 반론도 있다. 기술특례 상장사나 바이오 기업처럼 적자 기간이 길지만 연구개발 단계에 있는 기업들은 시장 상황에 따라 주가가 크게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가격 기준 강화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의견이 많다. 주가 1000원 또는 2000원 여부보다 반복적인 유상증자, 전환사채 발행, 최대주주 변경, 불성실공시, 자본잠식 여부를 함께 봐야 실제 부실기업을 가려낼 수 있다는 것이다.
국민성장펀드와 맞물린 ‘선택적 밸류업’
이번 동전주 퇴출은 정부의 국민성장펀드와도 맞물려 있다. 정책자금은 반도체, AI, 바이오, 로봇, 우주항공 등 성장 산업으로 향하고 있다. 반대로 거래소 시장에서는 부실기업 퇴출 기준이 강화되고 있다. 자금이 들어갈 기업과 빠져나가야 할 기업을 동시에 구분하는 구조다.
이는 코스닥 전체가 함께 오르는 장세와는 다르다. 앞으로는 실적과 기술력을 갖춘 기업에는 기관과 정책자금의 관심이 몰리고, 동전주·저시총·저유동성 기업에는 상장 유지 압박이 커질 가능성이 높다.
다른 증권업계 관계자는 “코스닥 시장은 그동안 상장사는 많지만 믿고 살 기업은 적다는 평가를 받아왔다”며 “국민성장펀드가 성장기업에 자금을 공급하고, 거래소 규정이 부실기업을 걸러내면 코스닥 내에서도 종목별 차별화가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제도 개편은 가격이 낮은 기업을 일괄적으로 몰아내는 조치라기보다, 상장사로서 최소한의 시장 신뢰를 유지할 수 있는지를 따지는 절차에 가깝다. 7월 시행을 앞두고 코스닥 시장에서는 이미 정리매매에 들어간 과거 부실기업보다, 아직 상장 유지 상태에서 동전주와 저시총 기준에 걸린 기업들이 더 큰 관심 대상으로 떠오르고 있다.
한순구 기자 pol@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