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보다 비싸도 이겼다"···모듈형 소프트웨어로 포드-CATL 프로젝트 수주
"기술 부채 줄이면서도 속도 높여야"···검증루프 통한 소프트웨어 구축이 핵심
[녹색경제신문 = 김지윤 기자] "AI가 코드를 막 생성을 하게 되면 그것을 검토를 해야 되는데 인간이 인지할 수 있는 속도보다 AI가 더 많은 코드를 생성합니다. 믿고 넘어가는 것이 나중에 기술 부채로 돌아갈 수 있습니다."
고국원 티로보틱스 AI기술혁신위원은 10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테크콘(TechCon)에서 피지컬 AI 시대 로봇 경쟁력의 핵심으로 '검증 루프(Validation Loop)'를 꼽았다. 단순히 AI 모델 성능을 높이는 것을 넘어 디지털 트윈과 실제 로봇, 다중 AI 에이전트를 결합한 검증 체계를 구축해야만 산업 현장에서 안정적으로 작동하는 로봇을 만들 수 있다는 설명이다.
고 위원은 이날 발표에서 로봇 개발 방식이 AI 도입 이후 근본적으로 바뀌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RIL은 로봇 인 더 루프(Robot in the Loop)로 디지털 트윈과 실제 로봇을 동시에 검증하게 해서 완벽한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과정"이라며 "실제로 인공지능을 적용해보니까 4배에서 10배 정도 개발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AI 시대에 새롭게 등장한 문제로 '기술 부채'와 '인지 부채'를 지목했다. 고 위원은 "기술 부채는 당장 문제가 될 줄은 아는데 시간이 촉박해서 그냥 지나치면 나중에 5배, 6배, 7배, 8배 더 큰 비용으로 돌아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AI가 대량의 코드를 생성하면서 발생하는 인지 부채 문제를 강조했다. 그는 "AI가 코드를 막 생성하게 되면 인간이 인지하는 검토 속도보다 AI가 더 많은 코드를 생성하기 때문에 믿고 넘어가게 된다"며 "그것이 나중에 기술 부채로 돌아갈 수 있기 때문에 티로보틱스에서는 에이전트 하나만 돌리지 않고 수십 개를 돌린다. 서로 상호 감시함으로써 소프트웨어 단계에서의 문제점을 해결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로봇 산업에서는 실패 데이터를 얼마나 빠르게 학습시키느냐도 핵심 경쟁력이라고 강조했다. 고 위원은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는 말을 인공지능도 그대로 사용하고 있고 로보틱스도 그대로 해당된다"며 "실패가 생기면 얼마나 빠르게 리커버리하고 더 좋은 소프트웨어를 배포할 수 있느냐가 핵심 기술"이라고 말했다.
그는 "고객들은 기다려주지 않는다. 고객보다 앞서 나가는 게 굉장히 중요하다"며 "실패 로그가 현장에서 바로 들어오면 디지털 트윈으로 실패를 수정한 뒤 다시 시뮬레이션 검증을 거쳐 OTA로 프로그램을 배포한다"고 설명했다.
최근 티로보틱스가 수주한 미국 포드-CATL 배터리 공장 물류 프로젝트 사례도 소개됐다. 고 위원은 "중국 업체 'H'사와 최종 경쟁했는데 노마진으로 가격을 제시했음에도 중국 기업이 제시한 가격이 40% 정도 더 낮았다"면서 "가격 차이가 크게 났음에도 시뮬레이션을 통해 고객이 인지하지 못한 잠재적 병목을 미리 찾아내고 해결책을 제안하는 서비스를 통해 최종 수주의 쾌거를 거뒀다"고 말했다.
티로보틱스는 이달 4일 미국 포드 배터리 공장을 상대로 150억원 규모의 AGV 수주를 공시한 바 있다.
그는 "앞으로 대한민국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빠른 로보틱스 전략이 필요하다"며 "로보틱스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소프트웨어 구조를 어떻게 가져갈 것인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미국은 AI파운데이션 모델에서, 중국은 하드웨어 폼팩터에서 글로벌 선두주자로 나아가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의 로보틱스 산업의 승패는 '모듈화가 가능한 소프트웨어'를 구축해 현장 적용 속도를 높이는 데에 달려 있다는 이야기다.
김지윤 기자 lycaon@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