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경제신문 = 나희재 기자] 한국거래소가 상장폐지 기준을 대폭 강화하는 상장규정 개정안을 예고했다. 부실기업을 보다 신속하고 엄정하게 퇴출하겠다는 정부 방침에 따른 후속 조치로, 시가총액 기준 상향과 동전주 요건 신설을 주요내용으로 한다.
한국거래소는 정부와 함께 발표한 ‘부실기업 신속·엄정 퇴출을 위한 상장폐지 개혁 방안(2026년 2월 12일)’에 따라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 상장규정 개정안을 마련하고 이를 홈페이지에 공개했다고 17일 밝혔다.
이번 개정안의 핵심은 ▲시가총액 기준 상향 ▲동전주 요건 신설 ▲반기 자본잠식 요건 도입 ▲공시 위반 벌점 기준 강화 등이다.
우선 시가총액 기준은 기존 계획보다 시행 시점을 앞당겨 적용된다. 2026년 7월 1일부터 코스피 300억 원, 코스닥 200억 원 기준이 시행되며, 2027년 1월 1일부터는 각각 500억 원, 300억 원으로 추가 상향된다. 해당 기준을 30일 연속 충족하지 못할 경우 관리종목으로 지정되며, 이후 90일 이내 45일 연속 기준을 회복하지 못하면 상장폐지 절차에 들어간다.
동전주 요건도 새롭게 도입된다. 종가가 1000원 미만인 상태가 일정 기간 지속될 경우 관리종목으로 지정되며, 이후 시가총액 기준과 동일한 방식으로 상장폐지 요건이 적용된다.
또한 반기 검토보고서 기준 완전 자본잠식 상태에 빠질 경우 상장폐지 실질심사 사유에 포함된다. 기존에는 연간 기준 중심이었으나, 반기 기준까지 확대해 부실 징후를 조기에 포착하겠다는 취지다.
공시 위반에 대한 제재도 강화된다. 실질심사 요건인 벌점 기준은 기존 15점에서 10점으로 낮아지며, ‘고의적이고 중대한 공시의무 위반’은 별도 요건으로 추가된다. 특히 코스피 시장도 코스닥과 동일하게 관리종목 지정 없이 즉시 실질심사 대상이 될 수 있도록 했다.
다만 시가총액, 동전주, 자본잠식 요건은 기업인수목적회사(SPAC)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이번 개정안에서는 동전주 요건 회피를 막기 위한 보완책도 포함됐다. 당초 ‘주식병합 후 액면가 미만’ 기준을 도입하는 방안이 검토됐으나, 무액면주식에는 적용이 어렵고 감자를 통한 우회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을 반영해 수정됐다.
대신 반복적이거나 과도한 주식병합 및 감자를 통한 규제 회피를 제한하는 방식으로 개선됐다. 동전주 관리종목 지정일 기준 최근 1년 내 병합이나 감자를 실시한 기업은 지정 이후 90거래일 내 추가 병합·감자가 금지된다. 또 동일 기간 내 병합 또는 감자를 실시할 경우 총 비율은 10대1을 초과할 수 없다. 이를 위반할 경우 즉시 상장폐지 사유에 해당한다.
이는 미국 나스닥의 규제와 유사한 방향이다. 나스닥은 30거래일 연속 1달러 미만 주가가 지속될 경우, 최근 병합 이력이나 과도한 병합 비율이 확인되면 즉시 상장폐지 조치를 취하고 있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이번 개정안을 4월 17일부터 24일까지 재예고이후, 5월 중 금융위원회 승인을 거쳐 최종 확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나희재 기자 financial@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