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주룰, 차보험 경상환자 '8주 초과' 치료 시 적정성 평가하는 제도
"8주룰 도입 안되면 차보험 적자폭 확대...보험료 인상으로 선량한 다수 피해받을 수 있어"
[녹색경제신문 = 이준성 기자] 자동차 사고 경상환자의 과잉진료를 막기 위한 '8주룰'의 상반기 도입이 어려워졌다. 한의학계와 소비자단체 등의 반대로 제도 시행이 계속 미뤄지는 모습이다. 이에 따라 자동차보험 적자가 심화되고 결국에는 소비자 부담 또한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2일 <녹색경제신문>의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달 초 자동차손해배상진흥원은 이미 추진 중이던 자동차 손해배상 및 의료정책 관련 인력 채용을 잠정 연기했다.
업계는 8주룰 도입이 지연되면서 채용도 미뤄진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채용 예정 인원은 정규직 10명, 무기·유기계약직 42명이었는데, 이 가운데 대부분이 경상환자 장기치료 심사 등 8주룰 시행을 위한 인력이었다.
이에 대해 자배원은 지난달 23일 사과문을 공지하고, "사정 변경으로 불가피하게 채용 진행을 잠정 연기하게 됐다"며 "내부 일정이 확정되는 대로 6월 30일 이내에 안내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보험개발원이 진행하던 자동차 사고 경상 환자 장기치료 분쟁 조정 시스템 구축 연구용역도 무기한 연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8주룰은 상해 12~14급에 해당하는 자동차사고 경상환자가 8주를 초과해 치료받을 경우 심사를 받게 하는 제도다. 보험금 누수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지목돼 온 차 사고 경상환자들의 장기 치료에 대한 적정성을 평가해 보험금 누수를 줄이고 보험료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마련됐다.
앞서 금융당국은 지난해 자동차손해배상법 시행령 개정 등을 통한 8주룰 도입을 공식화하고 시행 시점을 올해 1월로 예정했다. 그러나 한의학계과 한방 의료업계, 소비자단체 등이 8주룰이 환자의 치료권을 침해한다고 반발함에 따라 도입 일정은 계속 뒤로 밀리는 상황이다.
상반기 내 8주룰 도입이 불투명해지면서 손해보험업계는 손해율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며 난감한 기색을 표하고 있다.
손보업계에 따르면 자동차보험 적자는 지난해 7080억원 수준으로 확대됐으며, 중소형사는 물론 대형사들도 적자 전환했다.
대형 4개 손보사(삼성화재·현대해상·DB손해보험·KB손해보험) 손해율은 2023년 80.7%에서 2025년 87.5%로 올라 손익분기점(80%)을 크게 웃돌고 있다. 올 1분기 누적 손해율도 85.9%로, 작년 동기보다 3.4%포인트(p) 올랐다.
올해 자동차보험료가 5년 만에 1.3~1.4% 수준으로 인상됐지만, 중동발 원유 위기에 따른 차량 5부제 할인 특약(연 2%↓)이 도입되며 효과가 상쇄될 것이란 지적도 뒤따른다.
한 손보업계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8주룰 도입이 이뤄지지 않으면 올해 적자폭이 더욱 커질 가능성이 적지 않다"며 "적자가 계속되면 보험사 입장에서는 보험료를 인상할 수밖에 없는데 이렇게 되면 피해는 다수의 선량한 보험 가입자가 받게 된다"고 말했다.
이준성 기자 financial@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