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0억 못 막은 제이알리츠…은행·증권까지 줄줄이 노출, 금감원 ‘20년 공백’ 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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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0억 못 막은 제이알리츠…은행·증권까지 줄줄이 노출, 금감원 ‘20년 공백’ 도마
  • 한순구 기자
  • 승인 2026.05.06 16: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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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헤지 1000억·채권 상각 30%…“기관은 먼저 털고, 개미는 뒤늦게 묶였다”
기관은 먼저 털었다…“회수율 70% 가정, 시장 신호 됐다”
1금융권도 직격탄…“환헤지, 사실상 신용공여 역할”
신한은 선제 대응…“제2의 제이알 차단”
금감원 뒤늦은 점검…정무위 “20년 감독 공백”
신평사 ‘뒷북’ 논란…투자등급 유지가 혼선 키웠다
제작 ai생성 녹색경제신문
제작 ai생성 녹색경제신문

 

[녹색경제신문 = 한순구 기자]

제이알글로벌리츠 사태가 단순한 부동산 리츠 부실을 넘어 금융권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400억원 규모 전자단기사채 원리금 미지급에서 시작된 위기가 은행권 환헤지 손실, 증권사 판매 책임, 자산운용사 평가손, 신용평가사 등급 논란으로 번지며 금융 시스템 전반의 허점을 드러냈다는 지적이 나온다. 여기에 금융당국의 장기간 감독 공백까지 도마에 오르면서 “복합적 실패”라는 평가가 힘을 얻고 있다.

 

기관은 먼저 털었다…“회수율 70% 가정, 시장 신호 됐다”

가장 먼저 움직인 것은 기관투자가였다. 코레이트자산운용은 제이알글로벌리츠 관련 전자단기사채 약 150억원 중 45억원을 손실로 반영했다. 상각률은 약 30%로, 시장에서는 이를 사실상 회수율 70%를 전제로 한 선제 조치로 해석하고 있다.

이는 단순 평가손 조정이 아니라 투자등급 자산에서 사실상 이탈했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진다. 채권시장 관계자는 “기관이 먼저 손실을 인식했다는 건 내부적으로 이미 ‘정상 회수 어렵다’는 판단을 내렸다는 의미”라며 “시장 기준이 금리에서 회수율로 이동하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개미는 뒤늦게 묶였다”…리테일 판매 구조 논란

문제는 개인투자자다. 제이알글로벌리츠는 공모 상장 리츠라는 외형과 배당형 상품 이미지로 리테일 채널을 통해 광범위하게 판매됐다. 그러나 실제 구조는 해외 담보대출, 캐시트랩, 환헤지 정산, 단기차입 만기 리스크가 복합적으로 얽힌 고위험 구조였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기관은 회수율을 다시 계산해 손실을 반영했지만 개인은 공시와 상품 설명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며 “리스크 구조가 충분히 설명됐는지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향후 불완전판매 논란으로 번질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은행권도 긴장…“환헤지 구조, 유동성 위기 땐 부담 급증”

은행권 역시 이번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제이알글로벌리츠는 복수 금융기관과 환헤지 계약을 맺고 있었는데, 리츠 유동성이 급격히 악화되면서 금융회사들의 정산 리스크 부담도 함께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환헤지 거래는 본래 환율 변동 위험을 줄이기 위한 목적이지만, 자산 가치 하락과 현금흐름 경색이 동시에 발생할 경우 금융회사 입장에서는 대규모 현금 정산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평상시에는 일반적인 위험관리 거래지만 유동성 위기가 발생하면 사실상 금융회사들이 리스크를 함께 떠안는 구조가 된다”며 “해외 부동산 리츠의 경우 자산 가격과 환율, 차입 구조가 동시에 흔들릴 수 있다는 점이 드러난 사례”라고 말했다.

정무위원회 관계자도 “리츠 구조 자체가 복잡한데다 파생거래까지 얽혀 있다 보니 감독 사각지대가 발생한 측면이 있다”며 “금융회사들의 익스포저 관리가 적절했는지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신한은 선제 대응…“제2의 제이알 차단”

다른 금융지주들은 빠르게 대응에 나섰다. 신한금융그룹은 리츠 자회사에 대한 자금 지원과 유상증자 등을 검토하며 선제적 방어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개별 리츠 문제가 아니라 시장 전체 신뢰 훼손을 우려한 조치로 해석된다.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지주 차원에서 자금 지원을 검토한다는 것은 리츠 시장 전반에 대한 신뢰가 흔들리고 있다는 의미”라며 “금융지주가 사실상 최종 안전판 역할을 하는 구조로 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금감원 뒤늦은 점검…정무위 “20년 감독 공백”

금융감독원은 현재 제이알글로벌리츠 관련 공시와 운용 실태 점검에 착수했지만, 시기적으로 늦었다는 비판이 거세다. 리츠에 대한 검사 권한은 2004년부터 존재했지만, 금융당국 차원의 실질적인 점검은 거의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무위원회 관계자는 “검사 권한이 있었음에도 사실상 행사하지 않았다면 명백한 감독 실패”라며 “국토부 소관이라는 이유로 방치한 구조 자체를 손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금감원 관계자도 “상장 리츠는 주식·채권·파생상품이 결합된 금융상품 성격이 강하다”며 “이번 사태를 계기로 감독 체계 재정비 논의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신평사 ‘뒷북’ 논란…투자등급 유지가 혼선 키웠다

신용평가사에 대한 책임론도 커지고 있다. 제이알글로벌리츠는 회생절차 신청 직전까지 투자적격 등급을 유지했다. 그러나 이미 유동성 악화, 유상증자 철회, 캐시트랩 가능성 등 주요 위험 신호가 공개된 상황이었다는 점에서 ‘뒷북 평가’라는 비판이 나온다.

증권사 크레딧 애널리스트는 “위험 신호가 단계적으로 드러났는데도 등급이 유지된 것은 시장에 잘못된 시그널을 준 것”이라며 “신평사의 경보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정무위 관계자 역시 “신평사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하면 투자자 보호 체계 자체가 흔들린다”며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동양·레고랜드와 닮았다”…반복되는 금융 시스템 실패

이번 사태는 과거 금융 사고와 구조적으로 닮아 있다. 개인 대상 고위험 상품 판매 문제는 동양 사태를, 단기자금시장 불안은 레고랜드 사태를, 신용등급과 실제 리스크 괴리는 홈플러스 사례를 연상시킨다.

금융연구원 출신 전문가는 “위험 신호는 항상 존재했지만 시장과 당국이 늦게 반응하는 패턴이 반복되고 있다”며 “리츠라는 형태만 다를 뿐 본질은 동일한 구조”라고 분석했다.

 

“누가 언제 알았나”…이제는 책임 규명 단계

시장 관심은 이제 책임 규명으로 옮겨가고 있다. 은행이 환헤지 리스크를 언제 인지했는지, 증권사가 어떤 설명으로 상품을 판매했는지, 운용사가 자산 부실을 사전에 알고 있었는지, 신평사가 왜 등급 조정을 늦췄는지, 금융당국이 왜 감독 권한을 행사하지 않았는지가 핵심 쟁점이다.

정무위원회 관계자는 “이번 사태는 단순한 개별 부실이 아니라 시스템 전반의 실패가 드러난 사건”이라며 “각 주체가 언제부터 위험을 인지했는지 명확히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한순구 기자  po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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