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운용, 당기순익 7천억원...삼성·KB운용도 나란히 1천억원↑
[녹색경제신문 = 나희재 기자] 지난해 국내 자산운용업계가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의 고성장과 글로벌 자산배분 전략 성과에 힘입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업계 전체 순이익이 처음으로 3조원을 넘어선 가운데, 대형 운용사 중심의 ‘양극화’와 선두권 경쟁이 한층 격화되는 모습이다.
31일 녹색경제신문 취재에 따르면,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지난해 당기순이익 7130억을 기록해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다. 해외법인 수익이 늘면서 2위권 운용사들과의 격차를 크게 벌렸다. 수익 구조 역시 본업 경쟁력이 두드러졌다. 전체 영업수익 6089억원 가운데 펀드 및 ETF 운용보수인 집합투자기구운용보수가 5005억원으로 82.2%를 차지하며 핵심 수익원 역할을 했다. 여기에 자산관리수수료, 증권평가 및 처분이익, 이자수익 등이 고르게 기여했다.
특히 눈에 띄는 대목은 지분법이익이다. 영업외수익으로 반영된 지분법이익이 5952억원에 달하며 순이익을 크게 끌어올렸다. 이는 해외 법인들의 실적 호조가 반영된 결과로, 글로벌 자산배분 전략이 본사의 수익으로 직결되는 구조가 자리 잡았음을 보여준다.
뒤를 잇는 삼성자산운용은 지난해 당기순이익 1338억2800만원을 기록하며 처음으로 ‘1000억 클럽’에 진입했다. 영업수익 3912억원, 영업이익 1418억원을 달성하며 국내 최대 운용사로서의 입지를 재확인했다. 실적을 견인한 핵심 동력은 ETF 브랜드 ‘KODEX’다. 시장 점유율 1위를 기반으로 안정적인 보수 수익을 확보한 점이 주효했다. 다만 해외 자회사 기여도가 높은 미래에셋과의 순이익 격차는 확대되며 글로벌 경쟁력 강화라는 과제를 남겼다.
KB자산운용은 ‘효율성’으로 존재감을 드러냈다. 당기순이익 1150억원으로 삼성과 함께 1000억 클럽에 이름을 올린 가운데, 수익성 지표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영업수익은 2914억원으로 삼성보다 낮았지만, 영업이익은 1560억원으로 오히려 앞섰다. 자기자본이익률(ROE) 역시 34.04%로 미래에셋(16.84%), 삼성(14.45%)을 크게 상회하며 대형사 중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다만 ETF 시장 점유율에서는 한국투자신탁운용에 밀려 3위로 내려앉았다.
중위권 경쟁도 만만치 않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순이익 641억원으로 선두권 추격에 나섰고, 신한자산운용(500억원)과 한화자산운용(497억원)이 근소한 차이로 뒤를 이으며 치열한 순위 다툼을 이어갔다.
다만 업계 전반의 호실적에도 불구하고 향후 영업 환경은 녹록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ETF 시장 확대와 함께 운용사 간 수수료 인하 경쟁이 본격화되며 보수율 하락 압력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장기적으로 수익성 훼손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큰 만큼 단순한 외형 성장 경쟁을 넘어, 미래에셋처럼 글로벌 수익원 다변화를 이루거나 KB처럼 운영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전략이 향후 성패를 가를 핵심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한편 국내 ETF 시장은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가며 증시의 핵심 축으로 부상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기준 ETF 순자산총액은 375조원을 넘어섰다. 올해 1월 초 사상 처음으로 300조원을 돌파한 이후 불과 석 달여 만에 25% 가까이 증가한 규모다. 시장에서는 연내 400조원 돌파 가능성도 점쳐진다.
한 증산운용사 관계자는 “ETF 시장이 빠르게 팽창하는 가운데 수수료 인하 경쟁까지 격화되면서 운용사들의 수익성 확보가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며 “단순 점유율 확대를 넘어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동시에 구축할 수 있는지가 향후 경쟁력을 좌우할 것”이라고 말했다.
나희재 기자 financial@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