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은행 별도 순익 1.7% 감소...이자이익 줄며 본업 수익성 후퇴
비이자이익 늘었지만....외환파생 등 시장성 이익 늘고 수수료이익은 ↓
자회사 순익 32% 증가...다만 SPC 제외 일반 자회사 실적 '내리막'
ROE·ROA 하락세 지속..."외형 대비 이익 창출력 커지지 않았다는 뜻일 수도"
[녹색경제신문 = 이준성 기자] 기업은행이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거뒀지만, 은행 ‘본체’와 다수 자회사의 수익성은 되려 뒷걸음질한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 별도 순이익은 전년 대비 2%가량 줄었고, 특수목적회사(SPC) 등 ‘기타’ 자회사를 제외한 보험·저축은행·해외법인 등 일반 자회사 순이익도 20% 가까이 감소했다. 이에 따라 역대 최대 실적이라는 외형과 달리 기업은행의 실질적인 이익 체력은 오히려 약화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13일 <녹색경제신문>의 취재를 종합하면 연결 기준 기업은행의 지난해 순이익은 2조7189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2조6543억원) 대비 2.4% 증가한 규모로, 연간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이다.
그러나 이 같은 성과에도 일각에서는 기업은행의 이익 창출력에 적신호가 켜졌다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주로 외환·유가증권 관련 손익 등 '시장성' 이익 개선에 힘입어 표면적인 실적이 늘었을 뿐, 정작 핵심 이익을 책임져야 할 기업은행과 자회사 곳곳의 순이익은 잇따라 줄었다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지난해 기업은행의 별도 기준 순이익은 2조3858억원으로 전년(2조4281억원)보다 1.7% 감소했다. 같은 기간 비이자이익이 2542억원에서 7209억원으로 183.6% 증가했지만, 이자이익은 7조2761억원에서 7조2050억원으로 1% 감소하면서 실적이 역성장했다. 기준금리 인하에 따른 시장금리 하락이 영향을 준 것으로 해석된다.
아울러 비이자이익의 성장 역시 질적인 면에서는 아쉽다는 평가가 뒤따른다. 환율 변동과 증시 호조에 따른 외환파생 관련 손익(2210억원·흑자 전환) 및 유가증권 관련 손익(7400억원·43.2%↑) 개선으로 비이자이익이 늘긴 했으나, 주요 비이자 수익원 중 하나인 수수료이익은 축소됐기 때문이다. 지난해 기업은행의 수수료이익은 6394억원으로 전년(6794억원) 대비 5.9% 줄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기본적으로는 비이자이익 중에서 수수료이익이 꾸준히 성장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외환파생·유가증권 관련 이익은 시장 환경에 따라 변동성이 크지만 수수료이익은 비교적 안정적으로 들어오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자회사 실적 증가 역시 내용 면에서는 아쉽다는 반응이 나온다. 지난해 전체 자회사들의 순이익은 4702억원으로 전년(3547억원) 대비 32.6% 증가했지만, SPC와 수익증권 등 기타 부문(2223억원·330.8%↑)이 집중 성장한 반면 이를 제외한 보험·저축은행·해외법인 등 일반 자회사들의 순이익 총합(2479억원·18.2%↓)은 상당 폭 감소한 탓이다.
구체적으로 보면 지난해 IBK캐피탈(2456억원·14.7%↑), IBK투자증권(575억원·26.4%↑), IBK자산운용(106억원·19.1%↑)을 제외한 일반 자회사들의 순이익은 전년보다 감소했다. 같은 기간 IBK연금보험의 순이익은 289억원에서 111억원으로 61.6% 급감했으며, IBK저축은행은 전년 546억원 순손실에서 지난해 561억원 순손실로 적자 폭이 확대됐다. 또 IBK벤처투자·시스템·신용정보·서비스 등 4개사(-3.2억원)와 중국·인도네시아·미얀마·폴란드 등 해외법인(-176억원)도 동반 적자 전환했다.
이처럼 은행과 주요 자회사들의 이익 체력이 하락하면서 기업은행의 수익성 지표도 둔화 흐름을 이어갔다. 지난해 기업은행의 연결 기준 자기자본이익률(ROE)은 7.71%로 전년(8.07%)보다 0.36%포인트(p) 하락했으며, 같은 기간 총자산이익률(ROA)은 0.58%에서 0.56%로 0.02%p 떨어졌다. 기업은행의 ROE와 ROA는 지난 2022년 이후 매년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또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ROE나 ROA가 계속 떨어지고 있다는 건 자본이나 자산은 확대됐지만 이익 창출력은 그만큼 커지지 않았다는 점을 시사하는 대목일 수 있다"며 "달리 말하면 근본적인 이익 체력 자체는 큰 개선이 없었다고도 볼 수 있다"고 전했다.
이어 "순이익 증가분의 대부분이 시장성 이익과 SPC 등 기타 자회사 부문에서 나왔다는 점이 지난해 기업은행 실적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이 아닐까 싶다"며 "두 부문 모두 변동성이 큰 영역이라 올해는 지난해 만큼의 성과가 나오지 않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와 관련해 기업은행 관계자는 "건전성 관리 체계를 견고하게 운용하는 동시에 중소기업 지원 등 생산적 금융에도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며 "해외법인은 내실 있는 글로벌 네트워크 구축을 통한 수익 비중 확대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준성 기자 financial@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