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이사제·준법감시위 신설…지배구조 투명성 강화
[녹색경제신문 = 박금재 기자] 농협개혁위원회가 선거·인사·내부통제 등 농협 운영 전반을 손질하는 자체 개혁안을 마련했다. 최근 농협의 지배구조와 선거 문화, 내부통제 체계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커지는 상황에서 자율적인 제도 개편을 통해 조직 운영의 투명성과 책임성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농협개혁위원회는 11일 제4차 회의를 열고 선거제도 개선, 인사 공정성 제고, 책임경영 강화, 내부통제 강화 등을 포함한 종합 개혁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개혁안의 핵심은 금품 제공 등 불법 선거 관행을 차단하고 정책 중심의 선거 문화를 정착시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중앙회장 선거에 선거비용 보전 제도를 도입하고 정책토론회와 권역별 합동연설회를 의무화하기로 했다.
또 호별 방문이나 금품 제공 등 불법 선거운동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임계치 기반 부정선거 자동감시시스템’을 도입한다. 이상 징후가 일정 기준을 초과할 경우 선거관리기관에 자동으로 경보가 전달되는 방식이다. 선거법 위반자에 대해서는 조합원 제명과 기탁금 몰수 등 제재를 강화하고 공소시효 확대를 위한 법 개정도 추진할 계획이다.
인사 제도도 공정성과 전문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손질한다. 우선 퇴직 임직원의 재취업 가능 기간을 퇴직 후 1년으로 제한해 선거철마다 반복되던 이른바 ‘회전문 인사’를 차단하기로 했다.
집행간부는 내부 승진 원칙을 유지하되 전문성이 필요한 분야에는 외부 전문가를 적극 영입해 역량 중심 인사체계를 구축할 방침이다. 인사추천위원회는 외부위원 추천 채널을 확대하고 추천 위원을 2배수 이상으로 늘려 운영의 신뢰성을 높이기로 했다.
또 임원 추천 과정에서 후보 공개모집을 의무화하고 외부 전문기관을 활용해 후보자의 역량을 객관적으로 검증하는 절차도 도입한다.
계열사 인사 독립성 강화 방안도 포함됐다. 경제지주 자회사 임원후보추천위원회에서는 중앙회 소속 위원의 참여를 배제하고 사외이사 비중을 60% 수준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내부통제 체계도 대폭 강화된다. 농협은 범농협 차원의 윤리경영을 총괄할 ‘범농협 준법감시위원회’를 신설할 계획이다. 준법감시위원회는 외부 전문가 중심으로 구성돼 개혁 과제 이행 상황과 윤리경영 전반을 감독하는 역할을 맡는다.
감사 조직 역시 독립성과 전문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개편된다. 조합감사위원회 위원장과 위원의 선출 방식을 감사위원회와 동일하게 통일하고, 감사위원회 외부 전문가 선임 요건에 직무경력을 포함해 전문성을 강화하기로 했다.
지배구조 개편 방안도 포함됐다. 이사회에는 ‘독립이사제’를 도입해 내부통제 관련 안건 등을 독립이사가 직접 상정할 수 있도록 하고, 이사회가 실질적인 경영 감독기구로 기능하도록 한다는 구상이다.
이날 회의에서는 중앙회장 선출 방식에 대한 논의도 이어졌다. 연합회 성격을 고려한 조합장 직선제와 선거 과열 방지를 위한 이사회 호선제가 맞서는 가운데 일부 위원은 조합원 직선제 도입 필요성도 제기했다.
다만 위원들은 어떤 방식을 택하더라도 회장 권한 축소 등 제도적 견제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농협개혁위원회는 오는 24일 열리는 제5차 회의에서 개혁 과제를 최종 정리하고 단계별 실행 로드맵을 마련할 계획이다.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은 “국민과 농업인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 점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조직 운영 전반을 원점에서 재검토해 혁신하고 뼈를 깎는 쇄신으로 신뢰를 회복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와도 소통해 농협의 새로운 발전 방향을 정립하고 농업인을 위한 농협으로 거듭나겠다”고 강조했다.
박금재 기자 financial@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