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팀, 상장 첫날 따따블...급등 뒤 급락, 투자 위험 고조
카나프테라퓨틱스 증거금 9조5000억원 몰려...아이엠바이오로직스·한패스 등 줄청약 대기
[녹색경제신문 = 나희재 기자] 국내 증시가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 여파로 패닉셀에 빠진 가운데, 기업공개(IPO) 시장이 막대한 자금을 빨아들이는 ‘블랙홀’로 떠올랐다. 다만 업계에선 펀더멘털 검증 없는 ‘묻지마 투기’가 결국 시장에 부메랑이 될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10일 녹색경제신문 취재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이 중동 지역 긴장 고조와 거시경제 불안으로 급등락을 반복하는 가운데 단기 차익을 노린 대기자금이 IPO 시장으로 몰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기업의 중장기 성장성이나 밸류에이션보다 상장 당일 수급에 베팅하는 이른바 ‘치고 빠지기’ 투자 성향도 확산되고 있어 투자자들의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문제는 이러한 과열이 상장 직후 급락으로 이어지며 유통시장까지 교란하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상장한 에스팀과 액스비스는 증시 급락 속에서도 상장 첫날 공모가 대비 400% 상승하는 ‘따따블’을 기록하며 시장의 이목을 끌었다.
그러나 상승세는 오래가지 않았다. 에스팀은 고점 형성 직후 익일 주가가 -25%까지 급락했다. 전날 상장한 액스비스 또한 '따따블'을 기록했으나, 오늘 주가가 16.09% 빠지면서 급락했다. 고평가 논란 속에 뒤늦게 추격 매수에 나선 투자자들만 손실을 떠안는 구조가 재확인됐다는 지적이다.
이 같은 경계감 속에서도 공모주 투기 수요는 좀처럼 꺾이지 않는 분위기다. 이달 16일 코스닥 상장을 앞둔 카나프테라퓨틱스는 일반 청약에서 약 9조5000억원의 증거금을 끌어모으며 흥행을 이어갔다. 시장 불안이 커질수록 ‘상장 첫날은 오른다’는 기대 심리가 더 강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카나프테라퓨틱스에 이어 이달 중순 이후 공모 일정도 잇따라 예정돼 있다. 11~12일에는 아이엠바이오로직스, 16~17일에는 한패스와 메쥬, 18~19일에는 코스모로보틱스, 19~20일에는 라센스메디컬, 23~24일에는 인베테라 등이 공모 청약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들 역시 조 단위 청약 자금 유입이 예상되지만 일부 기업의 경우 피어그룹 대비 기업가치가 과도하게 부풀려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현재 IPO 시장 과열을 경계해야 할 시점이라고 입을 모은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사이드카가 빈발하는 패닉 장세 속에서 공모주에 수조 원이 몰리는 현상은 건강한 투자라기보다 변동성을 노린 투기에 가깝다”며 “상장 직후 오버행 물량을 소화하지 못해 주가가 급락하는 사례가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결국 3월 IPO 슈퍼위크의 성패는 청약 경쟁률이나 증거금 규모가 아니라 상장 이후 주가 방어력과 실적 펀더멘털에 달려 있다는 평가다. 단기 자금 쏠림을 넘어 기업의 본질 가치와 유통 물량 구조를 면밀히 따지는 냉정한 ‘옥석 가리기’가 필요한 시점이라는 지적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상장 이후 주가 급락과 오버행(잠재 매도 물량) 리스크가 고스란히 유통시장 투자자들에게 전가되는 구조”라며 “투자자들도 단순한 청약 경쟁률이나 상장 첫날 수급에만 의존하기보다 기업의 펀더멘털과 유통 물량 구조를 면밀히 따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나희재 기자 financial@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