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실적 속 재신임 분위기...다만 내부통제 변수
[녹색경제신문 = 나희재 기자] 국내 주요 증권사들이 3월 정기 주주총회 시즌을 맞아 경영진 인선 작업에 돌입했다. 올해 3월 임기가 만료되는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메리츠증권 등 대형 증권사 CEO(최고경영자)들의 경우, 이사회로부터 재신임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6일 녹색경제신문 취재에 따르면, 주요 증권사들이 정기 주총을 앞두고 CEO 인선 절차에 돌입한 가운데 금융권 인사의 대원칙인 ‘성과주의’를 고려할 때 변화보다는 안정을 택하며 현 경영진 연임에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다.
먼저 미래에셋증권은 오는 24일 정기주주총회를 개최한다. 주총 주요 안건에는 김미섭·허선호 대표이사 부회장과 전경남 사장의 연임안이 포함됐다. 미래에셋증권 임원후보추천위원회는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근거로 두 대표를 CEO 후보로 재추천했다. 이 외 전경남 사장도 재신임 됐다.
또한 미래에셋증권은 앞서 약 6354억원 규모의 주주환원 정책을 확정하며 현금배당과 주식배당을 병행해 배당 총액을 전년 대비 3배 이상 늘렸다. 이번 주총에서는 자사주 소각(1701억원)을 포함해 주주환원 성향을 40%대까지 끌어올리는 안건도 의결할 예정이다.
재신임에 따라 그룹의 중장기 전략도 연속성을 유지할 전망이다. 미래에셋그룹은 전통자산과 디지털자산을 결합하는 ‘미래에셋 3.0’ 전략을 제시하며 글로벌 디지털 월렛 구축 등 웹3.0 기반 사업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의 경우 김성환 사장 역시 연임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 김 사장은 취임 이후 ‘아시아 No.1 금융투자회사’를 비전으로 내세우며 공격적인 영업 전략을 펼쳐왔다.
실제로 한국투자증권은 2025년 연결 기준 당기순이익 2조원을 돌파하며 업계 순이익 1위 자리를 공고히 했다. 브로커리지 수익 증가와 함께 전통적 강점인 IB(기업금융)와 자산운용 부문이 고르게 성장하며 수익 포트폴리오가 한층 안정됐다는 평가다.
특히 김 사장이 공을 들여온 글로벌 사업 부문에서도 점차 성과가 가시화되고 있다. 여기에 지난해 말 획득한 ‘국내 1호 IMA(종합투자계좌) 사업자’ 지위 역시 자본 확충에 힘을 보탰다. 최근 1~3호 상품을 모집한 결과 누적 모집액은 2조937억원에 달한다. 이를 기반으로 글로벌 IB 수준의 운용 역량을 강화하겠다는 전략이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김 사장이 보여준 실적만 놓고 보면 연임에 이견이 없을 것”이라면서도 “2기 체제에서는 외형 성장보다 리스크 관리 고도화와 내부통제 시스템 정착이 핵심 과제가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메리츠증권의 장원재 대표 역시 연임 가능성이 거론된다. 장 대표는 취임 이후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에 편중됐던 수익 구조를 트레이딩과 리테일 중심으로 다변화하는 데 주력했다.
그 결과 메리츠증권은 브로커리지 점유율을 끌어올렸고, 디지털 전환을 통해 젊은 투자자 유입에도 일정 부분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는 장 대표가 강조해 온 ‘스마트 리스크 관리’와 ‘수익원 다각화’ 전략이 시장에서 일정 부분 성과를 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다만 경쟁사 대비 초대형 IB로서의 위상은 여전히 과제로 남아 있다. 자기자본 규모는 확대됐지만 발행어음 인가 등 신사업 진출이 늦어지면서 경쟁사와의 격차가 벌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과거 공격적인 영업 과정에서 불거진 불완전판매 논란을 완전히 털어내고 강화된 내부통제 기준을 충족하는 것도 향후 과제로 꼽힌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이번 3월 주총 시즌은 역대급 실적을 낸 CEO들에 대한 재신임 성격이 강하다”며 “다만 CEO의 내부통제 책임을 강하게 묻고 있는 만큼, 이사회가 리스크 관리 역량을 얼마나 엄격하게 검증하느냐가 최종 관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나희재 기자 financial@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