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투자증권, 순이익 2조 시대 열었지만...해외법인 기여도는 '주춤'
상태바
한국투자증권, 순이익 2조 시대 열었지만...해외법인 기여도는 '주춤'
  • 나희재 기자
  • 승인 2026.02.24 15:2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영업이익 2조 시대...사상 최대 실적
다만 전체 순이익 중 해외법인 비중 하락세
경쟁사와 격차↑...아시아 골드만삭스' 비전 무색
한국투자증권.

[녹색경제신문 = 나희재 기자] 한국투자증권이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연결 기준 당기순이익 2조원을 돌파하며 국내 증권업계의 새 이정표를 세웠다. 그러나 전체 순이익에서 해외법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4%대에 그쳐, ‘글로벌 IB(투자은행)’를 표방해온 회사의 비전과는 괴리가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경쟁사인 미래에셋증권이 해외에서만 5000억원에 육박하는 세전이익을 거두며 글로벌 영토를 빠르게 확장하는 사이, 한국투자증권의 해외 사업은 제자리걸음을 면치 못하며 양사 간 격차가 ‘초격차’ 수준으로 벌어지고 있다는 평가다.

22일 녹색경제신문 취재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의 2025년 연결 기준 당기순이익은 2조135억원으로, 전년(1조1189억원) 대비 79.9% 급증했다. 국내 증권사 가운데 연간 순이익 2조원을 넘어선 것은 한국투자증권이 처음이다.

다만 전체 실적과 달리 해외법인의 성적표는 초라하다. 지난해 한국투자증권의 주요 해외법인(미국 IB·홍콩·베트남·기타) 합산 순이익은 약 897억원에 그쳤다. 이는 전체 연결 순이익의 약 4.4%에 불과한 수준이다. 2024년 해외법인 합산 순이익(777억원) 대비 소폭 증가했지만, 전체 이익 규모가 급증한 점을 고려하면 기여도는 오히려 후퇴했다는 평가다.

한국투자증권의 해외법인 이익 기여도는 최근 3년간 뚜렷한 하락세를 보인다. 2023년 해외법인(미국 IB·홍콩·베트남·기타) 합산 순이익은 699억원으로, 연결 기준 순이익(7081억원)의 약 9.9%를 차지했다. 2024년에는 해외법인 순이익이 777억원으로 늘었지만 연결 순이익이 1조459억원으로 증가하면서 기여도는 7.4%로 낮아졌다. 2025년에도 해외법인 순이익은 897억원까지 확대됐으나, 연결 순이익이 2조원을 넘어선 영향으로 기여도는 4%대에 그치며 해외 부문의 상대적 위상은 오히려 축소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올해의 경우, 아시아 금융 허브인 홍콩법인의 부진이 뼈아프다. 홍콩법인의 2025년 순이익은 104억원으로 전년(156억원) 대비 33.4% 급감했다. 중국 경기 둔화와 글로벌 IB들의 아시아 본부 축소 흐름 속에서 한국투자증권 역시 고전을 면치 못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 IB 법인은 2025년 268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전년(169억원) 대비 58.4% 성장했지만, 절대적인 이익 규모는 아직 제한적이다. 특히 4분기 순이익은 49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62% 감소하며 변동성이 드러났다.

베트남법인은 2025년 순이익 317억원을 기록해 전년(241억원) 대비 31.2% 성장했다. 4분기에만 109억원의 순이익을 거두며 분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하는 등 해외 사업의 버팀목 역할을 했다. 

문제는 경쟁사와의 격차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해 해외법인에서만 세전이익 4981억원을 거두며 전년 대비 200% 이상 성장했다. 전체 세전이익 가운데 약 24%를 해외에서 벌어들인 셈이다.

해외법인 이익 기여도가 4%대에 머무르고 있는 한국투자증권과는 뚜렷한 대조를 이룬다. 미래에셋증권은 해외법인 실적뿐 아니라 스페이스X 등 글로벌 혁신 기업에 대한 과감한 PI(자기자본투자), 인도·미국 등 글로벌 거점 다각화를 통해 수익 구조를 고도화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업계에서는 한국투자증권이 진정한 ‘아시아의 골드만삭스’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해외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전면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한국투자증권이 베트남 등 동남아 시장에서의 성공 경험에 안주할 것이 아니라, 선진국 시장에서의 딜 소싱 능력과 글로벌 우량 자산을 발굴하는 PI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나희재 기자  financial@greened.kr

▶ 기사제보 : pol@greened.kr(기사화될 경우 소정의 원고료를 드립니다)
▶ 녹색경제신문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