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리타스협회 및 정치권, 강제 탈시설은 생명권 위협… 24시간 공공 요양 체계 필수
용산구 한부모시설 비위 등 제2의 색동원 사태 지속… 시의회, 원칙 따른 엄정 대응 주문
[녹색경제신문 = 임채영 기자] 인천 강화군 중증장애인 거주시설 색동원에서 발생한 원장 성폭력 사태를 계기로 장애인 거주시설 존폐와 자립 지원을 둘러싼 사회적 갈등이 전면전으로 치닫고 있다. 장애인 관련 단체들은 참사의 근본 원인이 폐쇄적인 시설 구조에 있다며 완전한 자립 지원을 촉구하는 반면, 종교계와 일부 정치권은 무연고 최중증 장애인의 생존권 보호를 위해 시설의 전문화가 필수적이라며 팽팽히 맞서고 있다.
◇ 장애계 "10년 넘게 반복된 참사… 시설 뺑뺑이 멈추고 자립 지원해야"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와 색동원 성폭력사건 공동대책위원회는 24일 연이어 기자회견과 결의대회를 열고, 시설 중심의 정책을 폐기하고 장애인권리보장법 및 장애인탈시설지원법을 즉각 제정할 것을 촉구했다.
이들은 김민석 국무총리를 향해 색동원 피해 장애인 33명을 다른 시설로 보내는 전원 조치를 당장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공대위에 따르면 색동원 거주 장애인의 78%는 이미 2017년 인권침해로 폐쇄된 다른 시설에서 넘어온 피해자들이다. 이들은 기존에 시행 중인 장애인 자립지원 시범사업을 가동해 피해자들이 지역사회로 돌아올 수 있도록 주거와 인력, 의료 지원 예산을 편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장에서 피해자들을 직접 보호하고 있는 <장애와 인권 발바닥 행동> 단체 소속 미소 활동가는 본지와의 취재에서 "10년 이상 반복된 참사에도 시설 내 구조적 문제는 전혀 개선되지 않고 있다"며 "문재인 정부부터 윤석열 정부에 이르기까지 제도를 고치겠다는 약속만 반복될 뿐 현실은 그대로"라고 지적했다.
또한 단체는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간사인 김미애 국민의힘 의원이 피해자 보호와 진상 규명 대신 시설협회 측의 입장을 대변하는 토론회를 개최했다며 강하게 규탄했다.
◇ 종교계 및 정치권 "강제 퇴소는 생명권 위협… 공공 요양 시스템 필요"
반면, 같은 날 국회에서는 강제적인 자립 지원 정책이 오히려 중증 장애인을 사지로 내몰고 있다는 반론이 제기됐다. 한국카리타스협회와 김미애 의원 등이 공동 주최한 토론회에서는 탈시설 정책의 전면적인 재검토가 논의됐다.
이병훈 한국카리타스협회 정책위원은 발제를 통해 24시간 의료적 모니터링이 필수적인 최중증 발달장애인에게 본인 의사 확인 절차 없이 자립이 강행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야간 돌봄 공백과 의료 전문성 결여로 인해 장애인 사망 사고가 발생하고 있으며, 돌봄 부담이 온전히 가족에게 전가되어 동반 자살이 급증하고 있다는 것이다.
토론 참석자들은 맹목적인 시설 폐쇄 대신 24시간 전문 의료 및 간호가 결합된 요양 시스템을 법적으로 보장하는 장애인 요양법 제정과, 시설 운영 주체를 공공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 서울에서도 터진 비위… 끊이지 않는 수용시설 범죄
양측의 이념적 대립이 길어지는 가운데, 폐쇄적 수용시설 내부의 범죄는 끊이지 않고 발생하고 있다.
신동원 서울시의원은 25일 임시회 본회의를 통해 용산구의 한 한부모가족복지시설에서 시설장이 입소자를 강제추행하고 법인 자금을 유용한 중대 비위가 발생했다고 폭로했다. 신 의원에 따르면, 해당 시설은 공익제보자를 부당 해고하고 행정청의 시설 폐쇄 조치에 반발해 서울시에 행정심판을 청구한 상태다.
신 의원은 인천 색동원 사건을 직접 언급하며 "단 한 번의 위반이라도 시설을 폐쇄하도록 엄격히 규정된 법과 원칙에 따라 엄중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서울시에 촉구했다.
정부가 근본적인 대책 마련에 난항을 겪고 부처 간 책임 떠넘기기가 이어지면서, 참혹한 범죄에 노출된 시설 거주자들의 안전은 여전히 사각지대에 방치되어 있다.
임채영 기자 pol@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