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發 메모리 폭등…신차 가격 인상·SDV 전환 ‘빨간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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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發 메모리 폭등…신차 가격 인상·SDV 전환 ‘빨간불’
  • 이현성 기자
  • 승인 2026.02.23 2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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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리 가격 급등에 車업계 긴장
자율주행 경쟁 판도까지 흔들 수 있어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 사진=AI생성

[녹색경제신문 = 이현성 기자] 인공지능(AI) 열풍이 반도체 시장의 지형을 바꾸면서 그 여파가 자동차 산업으로 번지고 있다. 치솟은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신차 가격에 반영될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메모리 수급에 차질을 겪을 경우 자율주행 기술 경쟁에서 뒤처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AI 데이터 센터 구축에 필수적인 D램과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면서 메모리 반도체 가격 상승이 이어지고 있다. 대신증권은 23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2026년 D램과 낸드(NAND) 플래시의 평균판매단가가 전년대비 각각 154%, 89% 상승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메모리 반도체 가격 상승은 완성차 업체의 원가 구조를 직접적으로 압박한다. 차량 1대에 수십개 씩 탑재되는 전자제어장치(ECU)가 상당수의 D램과 낸드 플래시를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포드 최고재무책임자(CFO) 셰리 하우스는 최근 뉴욕에서 열린 자동차 반도체 컨퍼런스에서 “현재 메모리 반도체 공급망에 문제가 있진 않지만, 내부적으로 비용 상승 압박을 향후 사업 계획에 반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신차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있다.

문제는 오늘날 자동차의 메모리 소비량이 빠르게 늘고 있다는 점이다. 마이크론 테크놀로지에 따르면 현재 약 90GB 수준에 그치는 차량 1대당 평균 메모리 탑재량은 올해 말까지 278GB 안팎으로 불어날 전망이다. 

고해상도 카메라를 활용하는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ADAS), 대형 인포테인먼트 디스플레이, 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OTA) 기능 등이 중·고급 차량에 빠르게 보편화된 결과다. 보다 많은 메모리 반도체를 필요로 하는 고사양 모델일수록 가격 인상폭이 커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주요 메모리 업체들이 수익성 높은 HBM에 생산 역량을 집중하는 과정에서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도 찾아올 전망이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OMDIA)에 따르면 2026년 D램 수요는 20%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공급 확대는 20%에 채 미치지 못할 거라고 내다봤다. 

일부 완성차 업체에선 공급 부족을 우려한 메모리 선매수, ‘패닉 바잉’ 움직임도 감지된다. AI 서버 업체들이 반도체 제조사와 대규모 장기 구매 계약을 선점하는 구조에서, 발주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은 자동차 업계는 공급 우선순위에서 뒤로 밀릴 수밖에 없다는 현실적 우려 때문이다.

D램 공급이 상대적으로 원활한 중국 업체로 눈을 돌리더라도 곧장 메모리 공급 문제를 해소할 수 있는 건 아니다. 중국산 반도체를 당장 투입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까닭이다. 차량용 반도체는 안전상의 이유로 신뢰성 검증 기간이 일반 반도체보다 길기 때문에 매모리 공급에 공백이 생길 수밖에 없을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지난 2020년대 초 ‘반도체 대란’으로 벌어진 생산 차질 문제가 또 다시 불거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당시 완성차 업체는 범용 마이크로컨트롤러(MCU) 수급 문제로 몸살을 앓은 바 있다. 인기 모델은 차량 출고까지 1년 6개월이 걸리기도 했다.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로 전환을 늦출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자율주행 기술 구현을 위해선 SDV 전환이 필수적”이라며 “메모리 수급에 차질이 생긴다면, 자율주행 기술 경쟁에서 뒤처질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이어 “최근 벌어지고 있는 메모리 대란은 제조 단가 상승, 출고 대기 기간 장기화, SDV 전환 제동 등 ‘삼중고’를 불러올 수 있다는 점에서 지난 2020년대 초 대란보다 파장이 더 클 것으로 보인다”며 “AI 시대의 반도체 경쟁이 서버를 넘어 도로 위 자동차까지 흔들고 있는 만큼, 완성차 업계의 공급망 전략과 기술 내재화 역량이 향후 시장 판도를 가를 핵심 변수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현성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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