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경제신문 = 임채영 기자] 서울시가 마포구 상암동에 추진 중인 신규 광역자원회수시설(소각장) 건립 계획이 법원에서 다시 한번 제동이 걸렸다. 주민 참여를 배제한 채 밀어붙인 행정에 대해 사법부가 연이어 위법성을 인정한 것으로, 향후 서울시 폐기물 정책 전반에 대한 책임론이 불거질 전망이다.
서울고등법원은 최근 마포구 주민들이 서울시를 상대로 낸 "입지결정고시 취소 소송" 항소심에서 1심에 이어 다시 주민들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입지 선정 과정에서 적법한 절차와 주민 동의가 부족했다는 점을 명확히 하며 행정의 절차적 정당성 훼손을 판결의 근거로 삼았다.
◇ 정의당 장혜영 "서울시, 정책 실패 감추려 무책임한 상고 고집"
이번 판결을 두고 지역 정치권과 시민사회는 서울시의 전향적인 태도 변화를 촉구하고 있다. 마포구 소각장 반대 운동을 주도해온 장혜영 전 의원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1심과 2심 법원 모두 일관된 법리로 주민들의 손을 들어줬음에도 서울시가 상고를 검토하는 것은 주민들을 괴롭히는 잘못된 정치 행위"라고 비판했다.
장 전 의원은 특히 이번 사태의 본질이 서울시의 행정 방치에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2021년 이미 수도권 직매립 금지가 결정됐음에도 서울시는 자원 순환을 늘리거나 쓰레기 발생량을 줄이는 구조적 대책 마련에 손을 놓고 있었다"며 "2년 동안 대책 없이 있다가 2023년에서야 야당 지역구인 마포에 시설을 떠넘기듯 결정한 졸속 행정"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마포구는 2005년부터 이미 대규모 소각장을 운영해오고 있어, 동일 지역에 추가 시설을 짓는 것에 대해 여야를 막론한 지역 정치권의 반대가 극심한 상태다. 국민의힘 소속인 박강수 마포구청장 역시 오세훈 서울시장과 각을 세우며 백지화를 요구해온 바 있다.
◇ 천왕동 수소발전소도 "판박이 행정"… "지방선거서 정책 심판해야"
서울시의 일방통행식 기피 시설 건립 문제는 마포에 그치지 않는다. 구로구 천왕동에 추진 중인 수소연료전지발전소 역시 주민 무시 행정의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천왕동 주민들은 서울시가 총 발전용량을 인위적으로 나눠 허가를 받는 이른바 "쪼개기" 수법으로 환경영향평가 등 규제를 피해 가려 한다고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형식적인 설명회 한 차례로 주민 동의를 갈음하려는 태도가 마포 소각장 사태와 판박이라는 비판이다.
장 전 의원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수도권 직매립 금지 이후의 쓰레기 정책이 어떻게 변화해야 하는지에 대한 발전적인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며 "서울시장 후보들이 이 문제에 대해 어떤 대안을 가지고 있는지 독자들이 주목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서울시는 이번 항소심 판결에 불복해 대법원 상고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사법부가 두 차례나 절차적 하자를 인정한 상황에서 상고를 강행할 경우, 행정력 낭비와 지역 갈등 조장에 대한 정치적 부담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임채영 기자 lycaon@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