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썸, ‘1위 마케팅’ 왜 못 버리나…공정위 ‘유동성 1위’ 표현 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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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썸, ‘1위 마케팅’ 왜 못 버리나…공정위 ‘유동성 1위’ 표현 조사
  • 박금재 기자
  • 승인 2026.02.06 17: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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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동성 1위’ 조사에 광고 전반까지 확전 가능성
선두 사업자와 격차 줄이기 위한 마케팅 전략
1위를 앞세운 빗썸의 메인 페이지.

[녹색경제신문 = 박금재 기자]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이 ‘1위 마케팅’을 둘러싼 논란의 중심에 다시 섰다. 최근 공정거래위원회가 빗썸의 ‘유동성 1위’라는 표현을 문제 삼아 사실관계 확인에 나선 가운데, 빗썸이 다른 광고에서도 ‘브랜드 평가 1위’, ‘가입자 수 1위’, ‘앱 다운로드 1위’ 등의 표현을 이어가고 있어 규제 리스크가 확대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6일 업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최근 빗썸이 사용한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유동성 1위’라는 홍보 문구가 소비자에게 오인 가능성을 주는지 여부를 중심으로 조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핵심 쟁점은 해당 표현이 전체 시장을 포괄하는 절대적 순위로 인식될 소지가 있는지, 아니면 특정 지표와 조사 범위에 한정된 상대적 평가인지 여부다.

이 같은 조사 국면에서 빗썸은 ‘당신의 안전한 금융 파트너, 빗썸’이라는 문구와 함께 금색 트로피 형태의 ‘1’ 조형물을 전면에 배치한 광고를 이어가고 있다. 해당 광고에는 브랜드 평가, 가입자 수, 앱 다운로드 부문에서 ‘1위’라는 표현이 복수로 등장한다. 화면 하단에는 출처와 조사 기준이 표기돼 있지만, 소비자가 이를 즉각적으로 인식하기에는 충분하지 않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시장에서는 공정위 조사가 ‘유동성 1위’ 표현에서 출발했지만, 판단 과정에서 빗썸의 다른 ‘1위’ 광고 전반으로 검토 범위가 넓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보고 있다. 표시·광고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은 개별 문구뿐 아니라, 광고 전반이 소비자에게 주는 인상과 오인 가능성을 종합적으로 판단 대상으로 삼기 때문이다.

공정위가 문제 삼을 수 있는 쟁점으로는 △유동성 산정 기준과 비교 대상의 명확성 △‘1위’라는 시각적 요소가 절대적 우위를 강조하고 있는지 여부 △‘안전한 금융 파트너’라는 표현이 가상자산 거래소의 실제 서비스 성격을 넘어 신뢰를 과도하게 유도하는지 여부 등이 거론된다. 하단 출처 표기만으로 소비자 오인을 해소했다고 볼 수 있는지도 판단의 핵심이 될 전망이다.

그럼에도 빗썸이 ‘1위’ 표현을 쉽게 내려놓지 못하는 데에는 시장 구조적 요인이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내 가상자산 시장은 소수 대형 거래소 중심으로 재편된 상태이며, 선두 사업자와의 격차를 줄이기 위해서는 ‘규모’와 ‘신뢰’ 이미지를 단기간에 각인시키는 상징적 언어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1위’는 소비자의 선택 비용을 가장 직관적으로 낮추는 표현으로 평가된다.

시장 침체 국면도 영향을 미쳤다. 거래대금이 줄어든 상황에서 거래소 간 경쟁은 거래량 확대보다 신규 고객 유입과 기존 고객 유지에 더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이 과정에서 ‘가장 많이 선택받았다’는 메시지는 여전히 유효한 마케팅 수단으로 작동한다. 빗썸 입장에서는 해당 표현을 내려놓을 경우 브랜드 존재감이 약화될 수 있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는 해석이다.

다만 규제 환경은 과거와 달라졌다.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 체계가 강화되면서 거래소는 단순 플랫폼이 아닌 금융 서비스 제공자에 가까운 기준으로 평가받고 있다. 공정위 역시 플랫폼·금융·디지털 서비스 전반에서 우월성 강조 표현에 대한 판단 기준을 정교화하는 흐름이다. 이런 환경에서는 ‘1위’라는 표현이 이전보다 훨씬 큰 법적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해외 사례도 시사점을 던진다. 미국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 코인베이스는 상장 이후 광고 표현의 적정성과 사업 구조에 대한 공시를 둘러싸고 규제 당국의 지속적인 검증을 받아왔다. 가상자산 거래소가 플랫폼이자 금융 서비스로 동시에 인식되는 환경에서는 마케팅 메시지 역시 규제 판단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 사례로 거론된다.

업계에서는 ‘1위’ 마케팅이 단기적으로는 효과적이지만, 동시에 규제 리스크를 키울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반대로 이를 전면적으로 내려놓을 경우 브랜드 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점에서, 빗썸의 선택 폭이 넓지 않다는 평가도 제기된다.

일각에서는 빗썸이 ‘1위’라는 표현 자체를 포기하기보다는, 유동성·가입자 수·다운로드 등 각 지표의 조사 범위와 기준을 보다 전면에 드러내는 방식으로 광고 전략을 조정할 가능성도 거론한다. 이는 마케팅 효과를 일정 부분 유지하면서도 공정위 판단 리스크를 낮추기 위한 현실적인 절충안으로 꼽힌다.

업계 관계자는 “공정위가 ‘유동성 1위’ 표현을 문제 삼은 만큼, 다른 ‘1위’ 광고 역시 동일한 기준에서 검토될 수 있다”며 “가상자산 거래소의 마케팅은 이제 표현 하나하나가 규제 리스크로 연결되는 국면에 들어섰다”고 말했다.

결국 빗썸의 ‘1위 마케팅’은 단순한 광고 전략을 넘어, 가상자산 시장의 경쟁 구조와 규제 환경 변화를 동시에 드러내는 사례로 평가된다. ‘유동성 1위’ 조사가 어떤 결론으로 이어질지에 따라, 빗썸의 광고 전략 전반도 중대한 변곡점을 맞을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빗썸 관계자는 "빗썸의 ‘1위’ 마케팅은 'DAXA 가상자산사업자의 광고·홍보 행위 모범규준' 제4조(광고의 공정성) 및 제5조(의무표시사항)를 준수해, 객관적인 통계와 산출 기준, 출처에 근거해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박금재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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