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신사·케이뱅크 등 ‘조 단위’ IPO 대기
다만 중복상장 논란, 최대 변수로 부상
[녹색경제신문 = 나희재 기자] 코스피가 사상 처음으로 5000선을 돌파하며 국내 증시의 새로운 이정표를 세운 가운데, 기업공개(IPO) 시장에도 온기가 확산될 지 이목이 쏠린다.
26일 녹색경제신문 취재에 따르면, 지난해 대어급 IPO가 단 4곳에 그치며 시장의 갈증이 컸던 것과 달리 올해는 ‘조 단위’ 몸값을 내건 대어급 기업들이 잇따라 상장 채비에 나서고 있다. 업계에서는 풍부해진 시장 유동성과 정책 지원에 대한 기대감이 맞물리며 IPO 시장에 본격적인 훈풍이 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현재 시장에서는 예상 기업가치 1조원 이상의 예비 상장사로 무신사, 케이뱅크, 구다이글로벌, 업스테이지, HD현대로보틱스, 빗썸, CK올리브영 등이 거론되고 있다.
가장 먼저 시장의 문을 두드릴 주자는 국내 첫 인터넷전문은행인 케이뱅크다. 케이뱅크는 최근 한국거래소의 상장 예비심사를 통과하며 사실상 상장 절차의 9부 능선을 넘긴 상태다. 이번 도전은 세 번째로, 지난 2022년과 지난해 9월 증시 침체를 이유로 상장을 철회한 바 있다.
시장에서는 케이뱅크의 흥행 여부가 올해 IPO 시장 전반의 향방을 가를 ‘가늠자’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케이뱅크가 성공적으로 안착할 경우, 뒤이어 대기 중인 대형 기업들의 상장 추진에도 탄력이 붙을 가능성이 크다.
패션 유니콘 기업 무신사와 화장품 브랜드 기업 구다이글로벌, 로봇 산업 핵심 기업인 HD현대로보틱스 역시 연내 상장을 목표로 주관사단과 막바지 조율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다이글로벌은 최근 주관사 숏리스트를 선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기업이 예정대로 상장을 마칠 경우, 올해 전체 공모금액 규모는 지난해를 크게 웃돌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공모 금액은 최근 5개년간 의 평균 수치에는 크게 못 미치지만, 전년 수준을 넘어 설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IPO 대어 급인 케이뱅크가 심사 승인을 기다리고 있는 가운 데, 다양한 기업이 향후 상장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 LG 씨엔에스, 대한보증보험 등이 IPO에 성공함으로써 올해 시장 상황에 따라서 추가적으로 IPO를 추진할 가능성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지난해 상장 추진을 철회한 롯데글로벌로비스, 디엔솔루션즈 등도 단기간에 추진을 어려워도 향후 일정도 눈여겨 볼만한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코스피 5000 시대가 만들어낸 풍부한 유동성이 결국 IPO 시장으로 유입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다만 과거처럼 ‘상장만 하면 대박’이라는 공식은 이미 깨졌다는 지적이다. 옥석 가리기가 한층 심화된 만큼, 탄탄한 실적과 합리적인 공모가 산정이 흥행의 핵심 변수로 꼽힌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케이뱅크를 필두로 조 단위 기업들이 공모가 산정에서 시장 친화적인 태도를 보인다면, 코스피 활황과 맞물려 역대급 IPO 장이 설 가능성도 충분하다"고 말했다.
이어 "무신사나 구다이글로벌처럼 개인 투자자 관심이 높은 B2C 기업들의 등판 시점이 시장 분위기 반전의 트리거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최근 이재명 대통령이 '중복상장'을 두고 코리아디스카운트의 원인이라고 지목하면서 이에 대한 경계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이 대통령은 지난 22일 더불어민주당 코스피 5000 특별위원회 의원들과의 오찬 자리에서 LS를 지목하며 “아직도 이런 사례가 있다”고 언급하는 등 중복상장 문제를 공개적으로 지적했다.
이 같은 문제 제기 이후 LS그룹의 에식스솔루션즈는 이날 상장 신청을 철회했다. LS는 지난해 11월 한국거래소에 에식스솔루션즈의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해 심의를 받아왔으나, 자진 철회를 결정했다.
나희재 기자 financial@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