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충족 수요 높은 고형암 환자 차별화된 이중 ADC 잠재력 입증
[녹색경제신문 = 민보영 기자] 지난달 에이비엘바이오가 신청한 'ABL206(NEOK001)'의 미국 임상 1상 임상시험계획서(IND)가 지난 16일(현지시간)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았다. 이번 임상 시험부터 자회사 '네옥바이오(NEOK Bio)'가 본격 전담해 올 상반기 내 임상을 개시할 예정이다. 임상 1상은 단독 요법으로 계획돼 있지만, 향후 병용 요법으로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
19일 에이비엘바이오에 따르면 ABL206은 'ROR1', 'B7-H3' 두 가지 항원을 표적으로 하는 이중 항체·약물접합체(ADC)다. 암세포에 더 정확하게 결합하고 세포 내로 빠르게 침투하도록 설계된 '퍼스트 인 클래스(First-in-Class)' 후보물질이다. 이중항체 기술력에 '토포이소머레이스-1 억제제(Topoisomerase-1 inhibitor)'를 결합했다.
토포이소머레이스-1 억제제는 암세포의 DNA 복제 과정을 방해해 세포 사멸을 유도하는 화학 항암제다. 항체가 결합한 암세포 내에서 방출된 독성 약물이 주변 암세포로 확산돼, 직접 항체가 붙지 않은 암세포까지 사멸시킬 수 있다. 에이비엘바이오가 추진하는 차세대 ADC 파이프라인 중 최초로 임상 단계에 진입한 핵심 자산으로, 기존의 단일항체 ADC보다 독성은 낮추고 효능은 높여 치료 가능 범위가 넓어졌다.
ADC는 면역회피에 관여하는 종양 표적 ROR1·B7-H3을 동시에 겨냥하면서, 세포 사멸과 항원 노출을 통해 종양 미세환경 내 면역반응을 유도·강화할 수 있어 기전 차원에서 보완 가능성이 있다. ADC가 암세포를 죽여 항원을 노출시키고 면역세포를 깨우면, 이 과정에서 발생한 면역 자극 신호가 억제제 효과를 강화하는 구조다. 이 때 독성 기전, 용량 제한 독성 프로파일 등 안전성을 평가해야 하기 때문에 단독 요법으로 시작하게 된다.
다만 에이비엘바이오 측은 "임상 1상을 통해 용량 제한 독성 등을 확인하고 적정 용량을 찾게 되면 향후 병용 요법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병용 요법이 적응증을 대폭 확대해 약물 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는 만큼, 향후 해외 대형 제약사와 병용 임상 파트너십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에이비엘바이오 미국 자회사 네옥바이오는 ABL206뿐만 아니라 또 다른 이중항체 ADC 후보물질인 'ABL209(NEOK002)'의 글로벌 개발·상업화 권리도 보유하고 있다. 'EGFR'과 'MUC1'을 표적으로 하는 ABL209는 폐암·췌장암·식도암, 대장암 등 적응증이 넓은 것이 특징이다. 올 상반기 두 후보물질에 대한 임상 1상을 개시할 계획이며, 내년 초 임상 데이터를 공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미국 자회사 네옥바이오 '독립 엔진' 본격 가동...에이비엘바이오, 글로벌 진출 가속화
네옥바이오가 미국 임상 1상을 전담하게 된 배경에는 네옥바이오를 통해 글로벌 진출에 속도를 내면서 리스크는 줄이고 수익성은 극대화하고자 하는 에이비엘바이오의 계산이 담겨 있다.
네옥바이오는 에이비엘바이오가 지난해 11월 42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 파이프라인 현물 출자 단행으로 지분 95%를 확보하며 설립한 미국 법인 자회사다. 대규모 비용이 필요한 글로벌 ADC 임상을 자회사에 전담해 리스크는 줄이고 성과는 공유하겠다는 복안이다. 에이비엘바이오 측은 "향후 펀딩도 네옥바이오에서 진행할 예정이며, 기업공개 역시 네옥바이오 자체 경영 전략에 따라 추진된다"고 설명했다.
이번 IND 승인에 따라 에이비엘바이오가 지닌 파이프라인은 이중항체 플랫폼 '그랩바디(Grabody)' 등 총 9개가 됐다. 이들 파이프라인의 임상 프로젝트는 한국, 미국, 중국, 호주 등에서 진행되고 있다.
임상 1상이 완료된 'ABL301(SAR446159)'의 후속 임상은 사노피에서 진행하게 되며, 'ABL001(tovecimig)'은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패스트트랙(Fast Track) 지정을 받았다. 이에 따라 심사 기간뿐만 아니라 개발 단계부터 FDA와 긴밀하게 소통할 수 있고, 준비가 끝난 데이터부터 미리 FDA에 제출해 심사받을 수 있게 됐다.
노바브릿지(NovaBridge)와 공동 개발 중인 'ABL111(givastomig)'은 니볼루맙(nivolumab), 화학치료제 삼중 병용요법에 대한 고무적인 임상 1b상 중간 데이터를 발표했다. 올 하반기 글로벌 학회를 통해 추가 데이터를 발표할 예정이다. 이 밖에도 서로 다른 두 종류의 약물을 붙이는 '듀얼 페이로드(Dual payload) ADC' 등 다양한 비임상 파이프라인을 연구·개발 중이다.
이상훈 에이비엘바이오 대표는 "첫 번째 이중 ADC 후보물질인 ABL206이 임상 1상에 진입하며 차세대 ADC 개발 여정의 첫발을 내디뎠는데, 네옥바이오와 힘을 모아 연구개발에 집중한 결과 문제 없이 IND 승인을 받을 수 있게 돼 매우 기쁘다"며 "앞으로도 연구개발에 박차를 가해 ABL206에 이은 차세대 ADC 후보물질을 선보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마얀크 간디(Mayank Gandhi) 네옥바이오 대표는 “이번 IND가 적절한 시기에 제출돼 승인받게 된 배경은 네옥바이오가 임상 단계 바이오 기업으로 도약하는 데 있어 중요한 이정표이자, 에이비엘바이오와의 긴밀한 협력을 보여주는 결과"라며 "우리는 체계적이고 엄격한 임상 개발 프로그램을 추진하게 돼 매우 기대하고 있으며, 높은 미충족 수요가 존재하는 고형암 환자들을 위해 이 새로운 이중항체 ADC의 차별화된 잠재력을 입증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민보영 기자 real@greened.kr

